학술회의의 전면적인 변화
자율개체와 다개체 시스템 국제학회(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utonomous Agents and Multi-Agent Systems, 이하 AAMAS)의 총회장을 맡고있는 센트럴 플로리아 대학(the 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컴퓨터공학부 부교수인 수탄카 박사(Gita Sukthankar, Ph,D.)는 2020년 5월 9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제19회 국제회의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상황은 계획과 다르게 흘러갔다. 당초 계획을 전면 수정해 저자 등록비는 반으로 감면하고 참가비는 무료로 전환하였으며, 전체행사를 가상 경험 형식으로 완전히 바꾸었다.
AAMAS는 컴퓨터공학의 하위 분야에 속하며 인공지능에서 기계 학습, 게임이론 등의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학술회의다. 이 연례 회의는 학계와 연구자에게 특별한 중요성을 지니며, 매년 여름 수백 명에서 1,000명에 이르는 참석자들이 전 세계에서 최근 연구를 공유하고 발전 동향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기 위해 모이고 있다.
올해 초, AAMAS를 준비하던 박사의 팀은 과학 분야의 컨퍼런스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사 플랫폼인 언더라인(Underline)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언더라인 온라인 플랫폼(underline.io)에서 발표를 중계하는 온디맨드 서비스를 만을 제공하는 것이었으나, 학술회의가 전면 가상으로 변경되면서 언더라인이 보다 깊이 관여하게 되었다. 수탄카 박사는 과학 분야에서는 다수의 컨퍼런스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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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분이 변화되었나
이번 연례회의는 5월 9일부터 13일까지의 모든 일정을 오클랜드가 아닌 온라인에서 운영하였다. 언더라인 플랫폼에서는 논문 저자들의 사전 녹음 프레젠테이션, 영국 기반의 AI 기업이자 연구소인 딥마인드(DeepMind)의 발표, 세계 여러 대학 대표들의 라이브 키노트 등 총 478개에 달하는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언더라인의 수석 부사장 다렐 군터(Darrell Gunter)는 AAMAS와 같은 과학 학술회의의 진행에 필요한 세세한 부분까지 힘을 쏟고 있다고 말한다. 언더라인 팀은 프레젠테이션과 다른 콘텐츠를 녹음하고 저장하는 것 이외에도 가상공간에서 연설자와 사회자의 준비 작업, 기관의 수익 창출 방법과 같은 배후 작업을 담당한다.
언더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면 주최자는 가상공간을 후원이나 광고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 무역전시회적인 활동을 필요로 하는 과학분야의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참가업체와 가상의 공간에서 일대일로 만날 수 있다. 신체적 접촉이 있는 악수만 할 수 없을 뿐이다.
또한 언더라인의 저장소는 본질적으로 유료화할 수 있는 콘텐츠 저장 장치이기 때문에, 주최 측이 원한다면 콘텐츠를 이용해 계속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번 온라인 행사 진행을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사이트를 얻었을 뿐 아니라 참석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 오클랜드에서 예정되어 있던 오프라인 행사는 40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첫 날 온라인 접속자는 1,300명에 이르렀다. 총 참석자는 3,726명으로 집계되었는데, 가상 행사에는 비자 제한으로 인한 참가 어려움이 없다는 점이 이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언더라인 플랫폼은 페이스북(Facebook), 구글 행아웃(Google Hangouts), 비메오(Vimeo) 같은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국가에 거주하는 참석자들도 접속할 수 있다.
가상행사에서의 네트워킹 방안; 아바타 도입, 주제별 공간 설정, 휴식시간 지정
이번 행사에서 주최 측이 해결해야 했던 문제들 중 하나는 참가자들을 위한 시간을 정하는 것이었다. 노스캐롤라이나, 뉴질랜드 등 세계 모든 지역에서 시청하는 참석자들과 영국이나 미국에서 생중계되는 대부분의 연설 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수탄카 박사는 몇몇 참석자들이 이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일부 발표자들은 연설을 진행하며 무시받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발표 중에 참석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네트워킹에 사용되었던 비디오 챗 툴인 온라인타운(Onlinetown)은 생각보다 참석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번 심시티와 같은(SimCity-like) 가상 환경은 참석자들이 아바타를 이용해 돌아다니며 다른 참석자들과 친목할 수 있게 해주는데, 아바타가 가까워지면 당사자들이 라이브로 대화할 수 있는 영상 채팅이 자동으로 열린다. 수탄카 박사 팀은 연구 주제 별로 가상공간을 마련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당혹감을 느낄 뿐이었다. 이들은 다음 행사에서는 참석자들의 교류를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휴식 시간을 지정할 계획이다.
한두명의 참가자는 다시는 온라인 컨퍼런스가 열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내비쳤지만, 전반적으로 참석자들은 이번 컨퍼런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AAMAS에서도 드러났듯이 가상행사가 풀어야 할 문제는 가상공간에서의 네트워킹이다. 앞으로 가상행사 진행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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