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 Insight, Vol. 58, 뉴스

개최 전략과 운영 사례로 살펴보는 ‘기업행사’의 진화

개최 전략과 운영 사례로 살펴보는 ‘기업행사’의 진화

▲ Apple WWDC24 현장 (자료: Apple)

기업행사의 양상이 날로 다채로워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고 결속력을 강화하며, 외부적으로는 기업의 대외 이미지와 브랜딩을 강화하는 기업행사는 이제 비즈니스를 막 론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이벤트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애플(Apple)이 매년 6월경 개최하고 있는 ‘세계개발 자회의(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WWDC)’다. 해당 연례 회의는 업계 종사자들만 참여하는 딱딱한 기업행사가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도 현지 시각에 맞춰 생중계를 기다리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세계적인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귀추가 주목받는 스타트업은 물론 창업 초기의 중소기업에서도 다양한 기업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이제 단순한 규모로 기업행사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접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본 고에서는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는 기업행사의 개최 전략과 운영 사례,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대표 행사를 분석해 봄으로써 기업행사가 어떻게 단순한 내부 이벤트를 넘어서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그 진화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례① 전략적 마케팅 목표를 위한 행사 개최 … 캔바 크리에이트(Canva Create)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템플릿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마케팅 창작물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캔바(Canva)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디자인 툴이다. 호주에 본사를 둔 캔바는 그동안 사내 직원을 위한 기업행사 ‘캔바 크리에이트(Canva Create)’를 진행해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행사를 해외로 옮기고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하였다. 2024년 5월 개최된 캔바 크리에이트 2024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신기능 업데이트와 제품 데모, 리더십 연설, 워크숍,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날 50명의 연사와 30개의 다양한 세션이 진행되었으며, 총 3,300명 이상의 참가자가 모였다.

▲ 2024 캔바 크리에이티브 현장 (자료: Canva)

이러한 행사 확장 배경에는 캔바를 리포지셔닝 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 캔바는 지난 행사인 ‘캔바 크리에이트 2022’에서 기업 내 업무 협업을 위한 새로운 업무 툴‘비주얼 워크스위트(Visual Worksuite)’를 선보였다. 캔바는 비주얼 워크스위트의 주요 타깃을 B2B 고객으로 설정하였으며,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행사 장소를 호주에서 미국으로 변경하여 미국의 잠재 고객들에게 직접 캔바의 새로운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캔바의 글로벌 이벤트 책임자인 지미 노울스(Jimmy Knowles)는 이번 행사를 단순한 제품 소개가 아닌 전략적 마케팅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노울스는 “행사를 통해 캔바 사용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캔바를 업무 협업 툴로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가장 중요한 이슈인 AI 기술이 협업 과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기업 내부에서 쉽고 간편하게 협업을 이뤄낼 것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행사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사례② 브랜드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 과열…Top3 빅테크 기업행사

매년 5월, 6월은 전 세계 IT 개발자들이 주목하는 세 가지 행사, 구글 I/O,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애플 WWDC가 개최된다. 각 기업은 행사를 통해 자사의 혁신 기술을 소개하며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부대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세 행사 모두 CEO들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제시한다. 구글 I/O는 IT 업계의 선구적인 기술을 제시하며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AI와의 협업을 중점적으로 혁신적인 AI 기술을 소개한다. 애플 WWDC는 자사 제품의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앱 개발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한다. 기조연설 후에는 개발자들을 위한 워크숍과 네트워킹 세션을 제공하여 개발자들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현장 참가는 대부분 초대장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일반인들은 물론 관련 종사자들의 참가도 쉽지 않은 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들은 전 세계 개발자들을 위한 온라인 세션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개발자는 기조연설부터 프로그램별 워크숍, 제품 시연에 실시간 참여가 가능하다. 각 행사 플랫폼에 접속하면 프로그램 시청과 개발자를 위한 교육 자료 열람이 가능하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타 개발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최근 세 기업행사 모두 AI 기술과 관련한 기능 발표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구글은 구글 I/O를 통해 그동안 자사의 압도적인 기술을 자랑해왔지만 자체 AI 기술인 ‘제미나이’의 부진한 실적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애플 WWDC에서도 첫 AI를 탑재한 기능을 선보였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한때 앞서 두 행사보다 적은 관심을 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 빌드는 오픈 AI에 힘 입어 이번 기업행사의 우승자가 되었다. 또한 세 행사가 모두 비슷한 시기에 진행하고 있어 어떤 기업이 가장 주목할 만한 트렌드를 주제로 행사를 개최했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 Google I/O (자료: Apple)
▲ Microsoft Build (자료: 마이크로소프트)
▲ 애플 WWDC (자료: Apple)

이렇듯 테크 기업들의 기업 행사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뿐만 아니라 급속한 기술 변화에 대응하여 업계에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구축하여 개발자 및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행사를 통해 네트워킹 및 소통을 강화하고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기술 공유를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수렴하거나 업계 트렌드를 선도함으로써 해당 산업 분야의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자 한다.
국내에서도 테크기업 역시 이러한 동향에 따라 기업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네이버는 ‘데뷰(DEVIEW)’, 카카오는 ‘이프 카카오 (if kakao)’라는 개발자 컨퍼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LG전자, 삼성전자 등 여러 대기업에서 개발자를 위한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 보그 비즈니스 & 구글 서밋 (자료: V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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