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53, 전략, 트렌드

글로벌 컨벤션센터, 스타트업의 요람이 되다

스타트업의 시대가 도래했다. 비대면, 공유경제, 첨단기술에 대한 돌풍은 스타트업 성장에도 불을 지폈다. 덕분에 스타트업을 향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위기극복전략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목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굴지의 기업들은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CJ, 신세계 등도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사관학교 디캠프를 통해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스타트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MICE산업은 산업·경제의 관심과 자원의 흐름을 따른다. 정보교류라는 본질적 기능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산업경제 부문이 요구하는 새로운 소통방식과 생태계에 대한 이해는 MICE산업에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최근의 비즈니스 트렌드는 MICE산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특한 ‘스타트업 문화’를 반영한 창의적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요구되는가 하면, 이들과 손잡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선 MICE 업체들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혁의 흐름에 글로벌 컨벤션센터들도 합류하고 있다. 스타트업 성장을 촉진하는 지원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개편하는가 하면, 이들과의 협업을 통한 전에 없던 역량을 개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Contents

  1. 스타트업과 MICE산업
  2. 스타트업과 호흡하는 글로벌 컨벤션센터
  3. 글로벌 인터뷰: 몬트리올컨벤션센터

1. 스타트업과 MICE산업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에 스타트업 성장세 “껑충”
스타트업의 본격적 성장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 관찰되었다. 미국의 스타트업 정책자문회사 스타트업지놈(Startup Genome)이 내놓은 ‘2022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조사 보고서(Global Startup Ecosystem Report)’에 의하면 2021년은 스타트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해다. 2020년까지만해도 500여 개 수준에 그쳤던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1년만에 그 수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 활성 스타트업(Active startup)의 수는 무려 20만개 이상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투자 규모도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2021년 글로벌 벤처 펀딩액수는 6,430억 달러(860조 3,340억 원)을 기록했으며, 스타트업 상장이나 매각으로 실현된 이익도 지난해 7,740억 달러(1,035조 6,120억 원) 수준이었다. 이렇듯, 규모와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전체 유니콘 기업 중 21%는 핀테크 기업에, 18%는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기업, 11%는 이커머스 및 일반소비자 서비스, 7.8%는 인공지능 분야에 분포해있다. 즉, 절반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혁신산업 분야에 분포해 있는 것이다. 신기술 도입에 대한 시장의 갈증이 황금알을 낳아줄 스타트업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참고자료] 스타트업과 벤처, 그리고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사전적 정의는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을 의미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용어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창업 기업을 일컫는다. 사실상 벤처기업과도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중소기업이라는 큰 범주안에서 창업단계 및 업력을 기준으로 스타트업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 오늘날 스타트업은 기존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혁신주도
형 경제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스타트업 주도형 패러다임 전환이 MICE산업에 미치는 영향…참가자 경험과 수요의 변화
MICE산업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2018년 PCMA는 ‘스타트업과 비즈니스 이벤트의 상생관계(Better Together: Why Business Events Are Embracing Startups)’라는 기사를 내놓으며 스타트업 붐업 트렌드가 행사 현장을 바꾸어놓고 있는 양상을 언급했다. PCMA의 에디터 바바라 팔머(Babara Palmer)는 “매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되는 ‘웹서밋(Web Summit)1)’ 컨퍼런스의 현장 모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2018년 행사만해도 개최기간 내내 스타트업 창립자와 기업인들이 사업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의 우수성을 뽐내면서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매순간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한, 가장 인기 있었던 공간과 프로그램도 투자자와의 미팅에 관한 것이었다. 게다가, 과거 컨퍼런스 참가자들의 활동이 연사가 전달하는 정보를 필요에 맞게 선택적으로 수집하거나, 자사의 기술 또는 연구성과를 알리는 평면적 커뮤니케이션이 주를 이루었다면, 스타트업 붐 이후에는 기업 성장에 필요한 종합적 자원(사업 아이템, 아이디어, 재원 등),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각종 협업 기회 등에 대한 수요를 피력하기시작했다. 이를 통해 팔머 에디터는 “웹서밋 참가자 경험이 스타트업 관련 비즈니스 교류에 특화된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섬세한 교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절실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타트업이 주목하는 MICE 행사의 가치
웹서밋의 현장 모습이 변모하는 까닭은 스타트업이 주목하는 MICE 행사의 가치와 맞물린다. 글로벌 벤처캐피털 패스터캐피털(Fater Capital)은 지난 4월 ‘스타트업에게 비즈니스 이벤트가 중요한 이유(Why Industry Events are Important for Startup)’라는 보고서를 통해 MICE 행사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들이 주목한 MICE산업의 가치는 배움과 교류의 기회다. 두 속성은 전통적으로 MICE 행사가 고수해온 기능이기는 하나, 스타트업이라는 생태계와 만나면서 그 범위와 수준이 달라지고 있다. 시장 트렌드 및 기술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는 활동도 일회성 정보교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인사이트(Insight)나 실제성과 창출로 연결될 수 있는 아이디어 발굴까지가 ‘정보교류’의 영역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패스터캐피털은 “스타트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간접경험을 통한 시뮬레이션”이라며 “비즈니스 상의 애로사항과 성공전략과 다양한 접근법 등을 서로 공유하면서 비즈니스 관련 의사결정요인을 최대한 많이 수집하는 것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MICE 행사를 찾는 스타트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타트업에게 MICE 행사는 그야말로 기회의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미래와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과 기회를 약속하는 MICE 행사의 만남은 서로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참고자료] MICE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할 수밖에 없는 이유…“독특한 성장 생태계 때문”

스타트업의 고유한 성장 생태계는 MICE산업과의 연결고리를 더욱 견고하게 한다. 2021년 스위스콘텍트(Swisscontact)가 제시한 ‘스타트업 성장과 생태계의 상호작용’ 개념도에 의하면, 스타트업을 키우는 주요 3요인은 기업가 지원 네트워크(Enterpreneurship Support Network)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정부지원(Governance) 등이다. 이 중 기업가 활동을 지원하는 네트워킹 체계와 사회적 자본은 MICE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외부 멘토와의 관계 형성, 성공기업의 타 스타트업 투자 등 초기성장 단계에서 보여지는 ‘밀고 이끄는 문화’는 좋은 파트너를 찾는 교류 활동(예: MICE 행사)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개별 교류기회들이 정형화되고 전문성을 갖추게 되면서 스타트업 문화가 비즈니스 규범으로 이어지고, 신뢰, 공동체 정신, 지식 등 사회적 자본으로 확장된다.
그만큼 교류기회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분야임이 거듭 강조된다. 일명 복잡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 형태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협업과 경쟁 사이의 복잡성과 균형을 유지하면서 성장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를 두고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스타트업은 열대우림과 같이 한 요소의 존재가 다른 요소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형태로 성장한다”면서 기업 또는 기술 간의 보완성이 무엇보다도 강조되는 분야임을 시사했다.

 

2. 스타트업과 호흡하는 글로벌 컨벤션센터

스타트업을 키우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역할 확대하는 글로벌 컨벤션센터
무역증대와 중소기업 육성의 기능은 컨벤션센터의 정체성을 이룬다. 오늘날 스타트업이 MICE 행사의 형태와 역할의 수준을 바꾸어놓은 것처럼, 컨벤션센터도 막강한 역량력을 가진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MICE 행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기업의 성장을 바라보던 컨벤션센터들이 직접 스타트업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비즈니스 경험과 문화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고민 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례 ①] 스타트업과 방문객 경험 디자인을 연구하는 몬트리올컨벤션센터

캐나다 몬트리올컨벤션센터는 혁신적 센터 운영 전략으로 일찌감치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이들은 MT랩이라는 북미지역의 문화, 관광, 엔터테인먼트 분야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기관과 손을 잡고 센터 내 이벤트랩(Event Lab)이라는 TF를 구축했다.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성과물을 실제 센터 운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단순히 행사를 개최하는 시설이 아닌 행동연구 실험실로서 기능을 확장한 것이다. 이들의 관계는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실증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안정적 연구기반이 필요한 스타트업에게는 몬트리올컨벤션센터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반가운 기회이며, 시설운영의 혁신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몬트리올컨벤션센터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으로 대책 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개 우수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이들의 프로젝트는 몬트리올컨벤션센터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흔히 전시장에서의 잊지 못할 경험은 독특한 행사 프로그램에서 비롯되어 왔으나, 몬트리올 이벤트랩이 정의하는 ‘잊지 못할 경험’은 보다 행동학적 측면으로 접근된다. 주최자에게 가상행사 경험을 제공함에 있어서도 단순히 설비와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 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스타트업을 통한 R&D를 추진하며 진정 몰입감 있는 가상행사 경험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한다. 게다가 행사 기획의 영역으로 치부했던 참가자 네트워킹에 관한 부분도 정보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역학 등을 바탕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을 전문 스타트업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게다가 AI 기술 기반 참가자 행동 분석 체계(전시장에서의 감정, 인지, 행동패턴 등을 분석)를 개발하여 MICE 행사에 대한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을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성장기반도 연구하고 있다. 이처럼 몬트리올컨벤션센터는 미래지향적 컨벤션센터를 만들어가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연구주제 또한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가며 글로벌 주최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례 ②] 스타트업 육성 기관과 파트너십 체결한 멜버른컨벤션센터

호주의 컨벤션 시설들도 방문객 경험 정비에 나섰다. 최근 멜버른컨벤션센터(Melbourne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 이하 MCEC)는 기업지원 기관인 스타트업빅토리아(Startup Victoria)와 협업하여 지역 내 MICE 업계와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서로 교류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즉, 멜버른컨벤션센터가 마중물이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 협업체의 운영 목적은 산업 간 관계를 견고히 하면서 멜버른에서 개최되는 행사의 참가자 경험 증대를 위하여 전방위적 역량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협업 활동도 캐나다 몬트리올컨벤션센터의 방식과 닮아 있다. 이들은 표면적 협업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생태계자체를 MICE 분야에 융합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멜버른컨벤션센터의 나탈리 오브라이언(Natalie O’Brien) 대표이사는 “스타트업과의 소통을 계기로 우리 센터는 혁신의 여정(Innovation journey)에 오르게 되었다”면서 “활발한 협업을 통하여 무궁무진한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 방안을 창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MICE 업계에도 기업가 정신이 자리잡게 되는 초석을 마련한 셈”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빅토리아의 디키 커러(Dickie Currer) 파트너십팀장도 “혁신이라는 목표로 가는 길에 든든한 지원자를 만나게 되었다”면서 “빅토리아 지역 비즈니스를 상징하는 컨벤션센터가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준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협업을 기념하며 두 기관은 ‘제1회 건강&웰빙 분야 피칭의 밤’ 행사를 공동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앞으로 매년 멜버른컨벤션센터에서 정규 행사로서 개최될 예정이다. 더불어, 멜버른컨벤션센터측은 오는 11월에 ‘글로벌 기업가 콩그레스(Global Entrepreneurs Congress)’를 기획하여 스타트업을 비롯한 기업인들이 한 곳에 모이는 자리를 마련할 방침이다.

[사례 ③] 전시장의 친환경 역량 강화를 위해 스타트업과 협업한 도이치매쎄

독일의 전시장 운영사이자 전시주최사인 도이치메쎄는 하노버메쎄(Hannover Messe)를 개최하면서 전시장의 디지털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전시장 운영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고민이 깊어짐에 따라 기존의 인터넷 시스템을 보조하기 위하여 LoRaWAN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 저전력 장거리 무선망으로 일컬어지는 LoRaWAN 시스템은 함부르크의 스마트시티를 이루는 구현기술 중 하나다. 이 기술은 전력 원격검침, 가로등 제어, 감시카메라 모니터링, 스마트주차관리, 폐기물 관리, 대기품질 제어 등 적용되고 있다.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독일의 전력회사 E.ON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화하여 설립된 자회사 디지몬도(Digimondo)다.
지난 3월 도이치메쎄는 디지몬도와 상호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하노버전시장의 에너지 소비와 친환경 운영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전시장 곳곳에 센서를 설치하여 하노버전시장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의 IoT 기반(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 기기 사용 시) 행동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협업을 기념하며 지난 하노버메쎄 2023에서는 디지몬도의 시스템이 전시장 실시간 데이터를 어떻게 구현해냈는지를 시연할 수 있도록 전시장 한쪽(홀 14/H16)에 현황판을 설치하고 전시장의 이산화탄소 현황과 습도 현황, 주차장 운영 현황, 입장객 집계현황 등을 공개했다.
도이치메쎄 관계자는 “디지몬도와의 협업은 전시장의 스마트화를 앞당긴 성과”라며 “하노버전시장은 이와 같은 행보를 이어가며 무선인터넷 산업의 아레나이자, 5G 네트워크와 어플리케이션 기술이첫 선을 보일 수 있는 쇼케이스의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례 ④] 스타트업을 위한 하드웨어와 콘텐츠 모두 갖춘 코엑스

국내 전시장도 스타트업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최근 코엑스는 공간이라는 하드웨어적 인프라는 물론, 관련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전시장으로의 스타트업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2019년 한국무역협회는 코엑스 전시장 2층에 ‘스타트업 브랜치(Startuo Branch)’라는 오픈이노베이션 공간을 마련하고 국내 우수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에 나섰다. 해당 공간은 법인 설립 후 5년 이내, 직원 수 2인 이상 8인 이하인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된다. 개소 후 4년간, 약 1,000여 건의 기업설명회 및 세미나와 800여 건의 소규모 교류 행사가 개최된 바 있다. 스타트업 브랜치에서는 국내외 대기업과 진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아마존, BMW, 샤넬 등과 같은 외국계 기업과 LG전자, LS일렉트로닉 등이 참여하여 국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추진해왔다. 아울러, 창업진흥원,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협단체들도 스타트업 브랜치로 모이면서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플랫폼을 완성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전시회인 ‘넥스트라이즈(다음 Rise)’도 눈여겨볼만하다. 지난 6월 1~2일 개최된 해당 전시회는 5회째를 맞이하며 200개 기업이 참가, 역대 최대규모로 개최됐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인텔(Intel)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외 대기업 및 혁신기업 등이 다수 참가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간과 더불어 전시회도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밋업(meet-up)을 도모하고 기업 간의 협력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3. 글로벌 인터뷰 : 몬트리올컨벤션센터

몬트리올컨벤션센터는 혁신 인큐베이터를 표방하고 있다. 창의적 비즈니스 행사로 손꼽히는 C2몬트리올 행사의 개최지라는 점도 혁신 브랜딩 강화에 한몫하고 있으나, 몬트리올컨벤션센터만의 독특한 혁신 전략은 그야말로 선진적이다. 새로운 방문객 경험을 설계하고자 몬트리올컨벤션센터는 지역의 혁신 스타트업과 손잡고 이벤트랩(Event Lab)이라는 MICE 특화 R&D 협의체를 구축했다. 센터 내에서 개최되는 행사를 매개로 지역 스타트업의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쳤던 프로그램은 올해 기업 참여의 규모와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컨벤션센터 운영사업의 틀까지 바꿔
놓기 시작했다.
이들의 운영 전략에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몬트리올컨벤션센터 혁신이벤트전환팀(Innovation and Event transformation)의 주느비에브 르클레르(Geneviève Leclerc) 매니저와 RE-AK테크놀로지사(센터와 협업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프레데릭 시마르(Frédéric Simard) 대표는 본 고와의 인터뷰에 참여하여 도전적 행보에 관한 실무적 이야기를 공개했다.

Q1. 최근 혁신 기술 도입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시그널(Bio signal) 기술을 시설 운영에 접목한 몬트리올컨벤션센터의 사례를 소개해달라.
바이오시그널 기술의 근간은 심리학이다. 센터 방문객 또는 행사 참가자들의 정신적 활동(감정, 의사결정 등)과 상태를 추전하기 위하여 다양한 생태신호를 감지하고 측정한다. 현재 이 기술은 비디오 게임에서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경마케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컨벤션과 이벤트 차원의 체험적 역학은 아직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몬트리올컨벤션센터와 RE-AK테크놀로지사는 이러한 맹점에 착안했다.
센터에서 활용되고 있는 바이오시그널 기술은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인 RE-AK테크놀로지가 개발한 고유기술이다. 몬트리올컨벤션센터가 운영하는 이벤트랩 협의체에 합류하면서 국제 이벤트를 개최하는 주최자들의 수요와 필요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MICE 특화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두 조직은 2020년 ‘코퍼레이톤(Cooperathon)’에서 개최된 혁신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당시 RE-AK는 참가자들의 감정적 및 인지적 경험을 측정하는 아이디어로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으며, 피칭 후 1년 뒤 해당 아이디어를 기술화하여 2021년 11월 몬트리올컨벤션센터와 실질적 협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Q2. 해당 기술은 센터 내에서 어떻게 운영·관리 되고 있는지?
RE-AK테크놀로지의 기술을 활용한 센터 방문객 행동데이터 수집은 매우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 행동 데이터 수집에는 자원봉사자 모집이 선행된다. 각 행사별로 참가자 경험 데이터를 제공할 표본집단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MVP유닛 헤드셋을 착용하고 현장을 누비며 행사 참가 경험에 관한 데이터를 자동적으로 생산하게 된다. 물론, 아직 이 기술은 널리 상용화되거나 확장 가능한 상황이 아니긴 하나, 여러 시도와 테스트를 진행하며 수시로 기술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향후 2~3년 안에는 시스템이 충분히 고도화되어 대규모 데이터를 쉽게 수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비용도 더 저렴해질 것이다.
수집된 데이터를 해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단계는 여전히 개발중이다. 단, 참가자들이 전시회에 참가함에 따라 인지적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떤 부스에서 가장 긍정적 감정반응을 일으키는지, 정서적 마찰점은 어디인지 등을 파악하는데는 성공했다. 현재 연구중인 부분은 이러한 인지적 행동의 지표화다. 다양한 이벤트와 상황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지표들이 참가자의 만족도와 향후 의사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즉, 참가자들의 반응을 보고 주최자들이 어떤 조지를 취하면 되는지 전략과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데 기초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참가자 경험의 완성된 모델을 설계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기술의 접근방식은 주최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수집된 결과물은 전시회 관련 산업 전반, 스폰서는 물론 전시회의 경험적 품질에 관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되어 업무의 효율성은 물론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기술은 활용한 행사는 2021년 개최된 그랑 살롱 드 롬므(Grand Salon de l’Homme), 캠퍼스 파티(Campus Party)가 있으며 올해는 몬트리올국제모터쇼(Montreal International Auto Show) 등이 있다.

Q3. MICE 행사에 특화된 바이오시그널 기술 개발 계기를 소개해달라.
당초 RE-AK테크놀로지는 데이터 분석과 해석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이벤트 참가자에 관한 행동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비즈니스에 뛰어든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 프로젝트는 퀘벡주의 경제혁신부(Ministry of Economy and Innovation)에서 추진하는 MT Lab 지원사업이 아니었다면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 것이다. MT Lab 사업은 몬트리올의 엔터테인먼트, 문화, 관광 분야에 특화된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RE=AK테크놀로지로 하여금 이벤트 산업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한 계기가 되었다.

Q4. RE-AK테크놀로지 이외로 몬트리올컨벤션센터에서 협업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현황은?
몬트리올컨벤션센터에서 운영하고 이는 이벤트랩은 지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과 이벤트 및 경험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은 일종의 MICE 솔루션 플랫폼이다. 현재 RE-AK를 비롯한 14개의 몬트리올 기업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다차원적인 행사 경험을 설계하고, 몬트리올컨벤션센터를 방문한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식물 기반의 루미네센스(luminescence)는 물론, 디자인 영역을 결합하여 방문객의 자기표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등 몬트리을에서 접할 수 있는 행사 경험과 이벤트 산업 자체를 바꾸어놓고 있다. 2019년 첫 발을 뗀 이벤트랩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며, 행사 주최자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Q5. 참가자 경험 측정 기술의 전망과 발전 계획은?
참가자 경험을 측정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해당 기술에 엄청난 잠재력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나, 개발하기 까다롭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향후 기술개발 차원에서 다양한 도전과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그 중에서도 몬트리올컨벤션센터와 RE-AK는 다음 세 가지 측면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

① 지식 기반 확대 : 이벤트 산업뿐만 아니라 공공,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분야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에는 박물관 체험과 코미디 클럽, 도시 탐험 등 다양한 레저 활동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여러 분야의 정보를 결합함으로써 이벤트 산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경험에 관한 지식 기반을 구축할 계획하여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방침이다.

② 실질적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현실성 있는 피드백 제공 : 모든 사람들이 감정과 인지적 분에 전문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데이터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비전문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누구나 그 결과에 따라 행동하고 전략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것도 상당한 도전이 요구되는 과제다. 데이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정보를 요약하고 단순화하는 작업을 위하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것이다.

③ 데이터 수집 및 분석과정 개선 : 더 많은 참가자의 경험을 수집하고 분석하려면 시스템의 체계화는 필수적이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일부 과업이 수작업을 요하는 면이 있으나, 이러한 비효율적 과정을 자동화하여 기술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술 구현을 단순화 하고 분석을 자동화하는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과업 수행에 5개월이 걸리던 과정을 최근 연구를 통해 1개월 미만으로 단축시키는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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