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은 수 세기에 걸쳐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MICE 시장 규모는 약 1조 5,620억 달러(약 2천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엔데믹 시대로 돌입한 현재, MICE산업의 패러다임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10년은 지난 세월을 전부 합친 것보다도 더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견되는 중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행사 기획자들은 끊임없이 변모하는 환경과 마케팅 방법론에 발맞추기 위해 더욱 능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야만 한다. 여전히 유효한 원칙 중 하나는 행사를 통해 참가자들이 잊지 못할 만한 특별한 순간을 제공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개최지(Destination)’가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요건이자 빠질 수 없는 파트너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산업을 막론하고 디지털화 및 개인화가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독특하고 새로운 참가자 경험 가치를 창출하는 데스티네이션 마케팅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본 고에서는 최신 해외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글로벌 데스티네이션 마케팅의 현황과 전망, 메가트렌드에 대해 살펴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근 업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변화를 성문화하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향후 데스티네이션 마케팅의 진화 과정을 검증해 보고자 한다.
경험 가치 중심의 ‘데스티네이션 마케팅’ 트렌드
MICE 산업은 기존의 관념을 뒤집는 혁신을 겪는 동시에 끊임없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최근 국제 관광은 완전한 회복에 이르렀다. 올해 1~7월 국제 관광객은 약 7억 명을 기록해 팬데믹 이전의 84% 수준까지 회복하였으며, 2023년 남은 기간 팬데믹 이전의 80~95% 수준까지 다시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글로벌 데스티네이션들은 전담 도시마케팅조직을 중심으로 활발한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비즈니스 여행·관광 수요에 기반하여, 방문객 경험에 초점을 맞춘 개최지 홍보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사례 ① | 데스티네이션 DC, 관광업 회복 속 새로운 광고 캠페인 공개
워싱턴 DC(Washinton D.C.)의 공식 도시마케팅조직(DMO)인 데스티네이션 DC(Destination DC, 이하 DDC)는 최근 새로운 광고 캠페인의 발표와 함께, 현재 방문객 수준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추세라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120만 명의 해외 방문객을 포함하여 2,19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으며, 이는 워싱턴 DC의 국내 방문객 수가 팬데믹 이전의 91%, 해외 방문객은 60%대로 회복되었음을 의미한다.
DDC 사장이자 CEO인 엘리엇 L. 퍼거슨(Elliott L. Ferguson III)은 미국 워싱턴 D.C.의 워너 극장(Warner Theatre)에서 열린 ‘연례 마케팅 전망 회의(Marketing Outlook Meeting)’에서 “지속적으로더욱 높은 소비 잠재력을 가진 여행객들을 집중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되었던 관광 시장의 회복을 도모할 것”이라 밝혔으며, 동시에 “이들은 지역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거주민들의 삶의 질에 기여하는 중요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데스티네이션 DC는 지난 9월 ‘유일무이한 워싱턴 D.C(There Is Only One DC)’라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발표했다. 1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인 이번 캠페인은 현재 운영 중인 커넥티드(Connected) 플랫폼 아래, 도시를 국제회의 및 컨벤션 개최지로 마케팅하려는 DDC의 노력과 결을 함께하고 있다. 또한, 현재 커넥티드 플랫폼은 기획자들에게 워싱턴 D.C. 지역만이 제공할 수 있는 자산인 산업 전문가, 정책 입안자 등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함으로써 더욱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례② | 마이애미, 도시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개최지 브랜드’를 제고하다
지난 8월, 그레이터 마이애미 컨벤션 및 방문객 뷰로(Greater Miami Convention & Visitor Bureau, 이하 GMCVB)는 “당신의 마이애미를 발견하세요(Find Your Miami)”와 “마이애미 해변, 당신의 파도를 찾아보세요(Miami Beach, Find Your Wave)”라는 두 가지 마케팅 캠페인을 공개했다. 특히 후자의 경우, 글로벌 MICE 개최지로서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센터(Miami Beach Convention Center)가 보유한 여가적 측면을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나타났다.
GMCVB 사장 및 CEO인 데이비드 휘터커(David Whitaker)는 “팬데믹 동안 방문객들에게 강조되었던 안전성에 대한 피로감을 해소하고, 글로벌 개최지로서 마이애미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자 이러한1), ‘문화 수도(cultural capital)’, ‘풍부한 유산(rich heritage)’, ‘건강·웰니스(health & wellness)’, 그리고 ‘회의·컨벤션(meetings & conventions)’으로 구성된 5대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참가자 경험 중심의 마케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마이애미 지역의 브랜드 파워와 MICE 개최지로서 성장 모멘텀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글로벌 데스티네이션의 ‘패러다임 변화’를 살피다 세계 각지의 데스티네이션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뜻밖의 시련을 겪었고, 불가피하게 다가올 변화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담당자들은 일시적 변화와 중장기적 변화를 분별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고, 그 결과 현재 전 세계 도시마케팅조직의 패러다임은 극적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데스티네이션 인터내셔널(Destinations International, 이하 DI)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2년마다 ‘데스티네이션넥스트 2023 미래 연구(DestinationNEXT 2023 Futures Study)’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글로벌 설문조사를 통해 오늘날 매우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방문객 경제를 분석하고, 조직의 적합성과 가치 극대화에 필요한 전략적 로드맵을 제공한다.
2023년은 ‘데스티네이션 넥스트’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0주년을 맞는 해로, 올해 설문조사에는 총 62개국에서 모인 837명의 데스티네이션 리더가 참여하였다. 아울러, 산업의 미래를 더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도시마케팅조직을 대변하는 총 4개 그룹(Disrupters, Industry, Community, Customers)의 글로벌 자문 패널이 구성되었다.
팬데믹 이후의 메가트렌드… 확대되는 ‘지역사회와 데스티네이션 개발’의 중요성
올해는 지난번 설문조사와 마찬가지로, 향후 업계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트렌드 50개와 도시마케팅조직의 주요 전략 50가지를 분석하였다. 그중 두 부문의 상위 5개 항목을 살펴본 결과, 모두 도시마케팅조직의 운영 방식과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중에서도 일부 동향은 2021년도 대비 더욱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일례로 “지역사회가 지역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관광지, 상품 및 경험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트렌드는 올해 27단계를 급상승하여 3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개최지가 경제·사회·환경적 영향 등 지속가능성 및 재생 가능성을 더욱 광범위하게 포괄할 것”이라는 트렌드 역시 2021년도에는 31위에 머물렀으나 올해 4위로 급상승한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업계 메가트렌드에서 지역사회와 개최지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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