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 명명권 비즈니스 현황 분석
스포츠 분야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명명권(命名權, 또는 명칭 사용권) 비즈니스가 MICE 분야에도 도입되고 있다. 해외 일부 전시컨벤션센터들이 시설운영의 자립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센터 명칭 사용권을 민간에 풀기 시작했다. 전시컨벤션센터가 랜드마크로서의 입지를 갖추고 있으므로 구매를 희망하는 기업으로서는 놓쳐서는 안 될 기회일 테지만 전시컨벤션센터 측면에서는 쉽게 내놓기 어려운 권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 운영 부문에 명명권 사업 열풍이 부는 까닭은 무엇일까. 명명권 비즈니스의 효과와 각 이해관계자의 혜택을 살펴보고, 이러한 비즈니스 구조가 전시컨벤션센터 운영에는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사례로서 조망하고자 한다.
1. 명명권이란?
새로운 재원확보 수단으로 떠오르는 명명권 사업
명명권 비즈니스란 스포츠 또는 문화시설의 명칭에 스폰서 기업이나 회사명, 상품 브랜드명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설 명칭 사용권을 둘러싼 거래를 의미한다. 해외에서는 공공시설의 유지관리를 위한 새로운 재원확보 수단으로서 각광 받고 있다. 가까운 일례로 일본에서는 명명권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거나 시행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2009년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는 구립 공중화장실에 명명권 제도를 도입하여 계약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화장실 유지 비용에 충당하였다. 또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구 도쿄 스타디움)’, 2002년 월드컵 경기가 진행되었던 ‘닛산 스타디움(구 요코하마국제종합경기장)’은 지자체 주도 명명권 거래에 불을 지폈다. 지자체 측면에서는 시설운영에 관한 재정적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기업은 광고 및 브랜딩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그러나, 세금으로 지어진 공공시설물인 만큼 특정 기업의 이름이 붙여지는 것에 지역민의 저항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명권 거래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명권 제도를 둘러싼 장단점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명명권 제도의 명과 암…“공감대 형성에 충분한 노력이 필요하다”
명명권 사업의 가장 큰 이점은 시설운영을 보조할 수 있는 막대한 수익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축구 강국 바르셀로나는 국영 경기장인 ‘캄 노우(Camp Nou)’ 홈구장의 명명권을 3억 유로(한화 약 4,000억 원, 20~25년 계약)에 내놓았다. 이처럼 막대한 자본이 오가는 만큼 시설 건설비용 또는 중장기적 운영경비를 확보할 수 있어, 납세자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동시에 후원 기업의 브랜드에 힘입어 시설 홍보 효과까지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설 건립에 적지 않은 사업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공공성을 앞세워 건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내 수익성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지자체 입장에서는 명명권 제도와 같은 민간 자본 유입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명명권 계약을 통한 부가적 홍보 효과도 노릴 수 있으며, 랜드마크 명칭의 변화로 지역 전체의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후원기업이 해당 지역에 소재할 경우 특화산업 관련 도시 브랜딩을 강화하는데 상당한 이점을 발휘할 수 있다. 후원기업 차원에서는 명명권 계약을 통해 새로운 마케팅 채널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권리금 지불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이미지 구축에도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명명권 제도도 상호 간 계약에 따라 유지되므로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또 다른 명칭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추후 시설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미지 혼란으로 인하여 오히려 지역의 브랜딩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후원기업의 경영 불상사 관련 영향이 시설에도 미칠 수 있다는 단점도 있고, 기업 및 시설이용자의 반발도 살 수 있다. 공공시설인 만큼 시설의 특수성으로 인한 마찰도 예상된다. 이에, 경영 부문 전문가들은 “지자체 공공시설의 명명권 거래는 결과적으로 지역민 후생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 또한 지역민이 바라는 형태와 조건을 이해하고 명명권 제도에 관한 공감대 형성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공시설 명명권 거래 관련 국내 사례…“강남역 유상 병기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 50여 곳의 신규 유상 병기 사업(명명권 거래의 일종)을 내걸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중 이용객이 많기로 유명한 강남역은 무려 8억 7,598만 원 상당의 감정평가액을 올렸다. 역대 가장 비싼 낙찰가로 정평이 나 있는 서울 2호선 을지로3가역의 신한은행(낙찰가 8억 7,400만 원) 사례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남역 유상 병기 최종 낙찰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역명 병기 신청 조건은 대상 역에서 1km 이내(시내 기준) 기업 및 기관이다. 낙찰 시 향후 3년간 원하는 이름을 대상 역의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다. 최종 낙찰까지 가는 과정도 제법 까다롭다. 공공성 훼손 방지를 위해서다. 유상 병기 심의위원회를 거친 후 총 3단계에 이르는 개찰 결과에 따라 최종 대상을 선정하게 된다. 서울교통공사측은 “재정난 극복을 위한 부대수입 차원에서 추진되었다”며 “적자보전이 주된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역 이외 지역별 스포츠 경기장 등도 명명권 거래가 추진된 바 있다. 국내 프로 스포츠 경기장 중 최초로 명명권 거래를 시도한 구장인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와 수원 KT 위즈 파크,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 인천 SSG 랜더스필드,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 창원 NC 파크 등이다. 그중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건립단계에서부터 명명권 계약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진 사례다. 광주광역시는 건설비용 900억 원 중 300억 원을 기아자동차에서 부담하는 조건으로 2039년까지 기아(KIA)가 들어간 명칭으로 불릴 수 있도록 했다.
2. 미국 전시컨벤션센터의 명명권 비즈니스 사례
물론, 스포츠 경기장과 컨벤션센터는 사업구조가 다르다. 사실상 프로 구단이 스포츠 경기장 운영의 핵심축을 맡기 때문에 경기장의 명명권 사업은 시설 명칭을 부여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반면 컨벤션센터는 다수의 주최자들이 개최하는 다양한 전시컨벤션 행사가 운영기반이 되므로 스포츠 경기장보다는 보다 공공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미에서는 컨벤션센터를 둘러싼 명명권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2011년 오타와컨벤션센터라는 명칭으로 개장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컨벤션센터는 2014년 자국의 미디어 기업인 쇼 커뮤니케이션(ShawCommunications)과 10년간의 명명권 계약을 채결했다. 이에, 쇼 센터(Shaw Center)라는 새로운 명칭을 얻게 되었다. 당시 쇼 커뮤니케이션은 “자사의 미디어 사업의 영역을 다각적으로 확장시키고,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오타와컨벤션센터의 명명권을 사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계약 규모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거래를 통해 오타와컨벤션센터는 쇼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을 기반한 무선 인터넷 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조건과 영역에서 민간기업과 컨벤션센터 간의 명명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해외 거래 사례와 계약조건을 살펴보며 지방 공공재의 명명권 제도 도입에 관한 시사점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사례① | 마이애미비치컨벤션센터(Miami Beach Convention Center)
올해 초, 마이애미비치컨벤션센터도 명명권 거래 공모를 알렸다. 1957년 개장한 마이애미비치컨벤션센터는 46,000㎡의 전시장과 5,500㎡ 규모의 그랜드볼룸을 보유한 컨벤션센터다. 최근 시설의 노후화 개선 및 행사 유치 역량 강화를 위하여 6억 2,000만 달러(한화 약 7,804억 원) 상당의 리모델링 및 확장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대규모 확장공사에 관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하여 마이애미 정부는 노르웨이전 크루즈(Norwegian Cruise)사와 앞으로 10년간의 명명권 거래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올해 하반기부터 마이애미비치컨벤션센터는 ‘노르웨이전 크루즈 라인 센터(Norwegian Cruise Line Center)’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불리게 된다. 거래 조건은 명명권 계약 기간인 10년 동안 총 1,100만 달러(한화 약 138억 5,230만 원)를 마이애미에 지급하는 것이다. 마이애미 정부측은 “이번 계약금은 센터 운영관리에 투입될 뿐만 아니라 지역의 공원, 여가 및 문화 프로그램 개발, 공중보건, 도시의 지속가능성 강화 사업에도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이애미비치컨벤션센터 명명권 거래에는 전문 협상가가 있었다. 팜비치카운티컨벤션센터(Palm Beach County Convention Center)의 운영 대행을 맡고 있는 스펙트라 파트너십(Spectra Partnership)이 두 조직 간의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한 것. 스펙트라 파트너십은 과거 10여 년간 40여 개 시설의 네이밍라이트 계약 관련 협상 사례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아오고 있다.
사례② | 그레이터콜럼버스컨벤션센터(Greater Columbus Convention Center)
그레이터콜럼버스컨벤션센터도 명명권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그레이터콜럼버스컨벤션센터는 콜럼버스 시티의 랜드마크로서 도시를 찾아올 잠재 방문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지역명을 포함한 명칭을 부여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로 인해 재정위기를 겪게 되자 센터 운영조직은 지방 정부와의 논의를 바탕으로 명명권 공모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거래 규모에 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으나, 그레이터콜럼버스컨벤션센터측은 “로스엔젤레스의 스테이플스센터(Staples Center, 현. 크립토닷컴 아레나)와 같은 스포츠 경기장과 컨벤션센터는 서로 성격이 다르다”며 “스포츠 아레나는 운동경기를 기반으로 TV 및 라디오 등 매체 노출효과가 상당한 반면, 컨벤션센터는 오프라인 방문객을 다수 유치한다는 점, 외래객 및 타 지역의 방문객 유입이 유사 시설에 비해 많다는 것이 특징이므로 이러한 차이를 반영한 계약조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이터콜롬버스컨벤션센터 운영의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프랭클린 카운티 관계자는 “컨벤션센터는 지역의 관문”이라며 “명명권 후원기업 선정 시, 오하이오주의 특징과 자원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기업 및 기관으로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례③ | 멤피스컨벤션센터(Memphis Convention Center)
멤피스컨벤션센터도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에 명명권을 내어주었다. 2019년 멤피스컨벤션센터는 지역 거점 은행인 르네산트 뱅크(Renasant Bank)에게 향후 10년 간 센터의 명칭을 결정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10년 동안 매년 60만 달러(한화 약 7억 5,390만 원)를 멤피스 시 정부에 지급하는 것이다. 이번 10년 계약이 만료되더라도 르네산트 뱅크가 원할 경우 2~5년 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계약 체결 이후 현재 멤피스컨벤션센터는 르네산트 컨벤션센터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멤피스컨벤션센터의 사례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센터 명칭에 관한 후원기업의 인식이다. 대체로 많은 후원기업들은 시설 명명권 획득을 계기로 자사 브랜드 마케팅 효과 극대화를 위한 노력에 집중하게 된다. 기업의 성장과 매출 증진을 목표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르네산트 뱅크는 명명권 거래를 통한 기업 홍보 효과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며 시설의 공공성까지 챙기겠다는 방침을 밝혀 지역민의 환영을 한몸에 받았다.
사례④ | 새크라멘토컨벤션센터(Sacramento Convention Center)
캘리포니아 주립 세이프신용조합(SAFE Credit Union)은 2019년 새크라멘토컨벤션센터의 명명권을 연간 230만 달러(한화 약 28억 원)를 지불한다는 조건(25년 계약)으로 구매한 바 있다. 현재 새크라멘토컨벤션센터는 ‘세이프크레딧유니온 컨벤션센터(SAFE Credit Union Convention Center)’로 불리고 있다. 세이프신용조합의 계약 범위에는 센터 인근 극장과 야외 행사장 등 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들 공간 역시 후원기관의 명칭을 따르게 되었다. 세이프신용조합 관계자는 “이번 명명권 사업은 3,400만 달러(한화 약 427억 원) 규모로 추진된 새크라멘토컨벤션센터 리모델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세이프신용조합의 명칭을 단 컨벤션&공연예술 지구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례⑤ | 로드아일랜드컨벤션센터(Rhode Island Convention Center)
미국의 가장 작은 주인 로드아일랜드주에서도 컨벤션센터 명명권 사업을 추진중이다. 프로비던스시는 세계적 기업 던킨도넛(Dunkin’ Dounut)과 체결한 시립 건축물인 프로비던스 아레나(Providence Arena)의 명명권 계약의 갱신 시점(2022년 6월)이 도래하게 되자, 신규 사업 공모를 알리며 컨벤션센터의 명명권까지 계약조건에 포함하기로 한 것이다. 프로비던스 아레나의 명명권 계약으로 던킨도넛은 2011년부터 연간 50만 달러(한화 약 6억 2,000만 원)을 프로비던스시에 지불해왔다.
프로비던스 아레나에 붙은 자사명을 지키기 위해 로드아일랜드컨벤션센터에 관한 조건이 포함된 이번 신규 입찰에도 던킨도넛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나, 프로비던스시측은 새로운 후원기관을 모집하고자 하는 의향을 내비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4. 종합 시사점
시사점① | 사회간접자본 운영에 관한 새로운 민관협력 모델 필요성 대두
전시컨벤션센터는 국가와 지역의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사회간접자본으로 분류된다. 분명 기획단계에서는 컨벤션센터가 창출하는 공유가치에 치중하였으나, 대체로 완공 후 3년 이내로 수익성에 관한 지적을 받게 된다. 상당 규모의 건립예산과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운영비용은 고스란히 정부 또는 지자체의 세금부담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간접자본은 투자 효과가 장기적이면서 지속적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공급 시 소요되는 투자 규모가 크며 시장기능에 의존하기 어려워 투자 회수 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많은 전시컨벤션센터들이 민자 유치라는 옵션을 취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외부유입 자본이 없으니 센터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자립성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시장기능에 의존하기 어렵다는 사회간접자본의 특성상 자체적 사업 다각화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신규 건립을 계획하고 있는 컨벤션센터들이 민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명명권 제도는 컨벤션센터의 새로운 자원 확보 수단이 될 수 있다. 해외 사례와 같이 민간 투자의 부담을 줄이면서 센터 운영의 공익성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민관협력 모델에 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사점② | 비즈니스 이벤트 개최지로서의 도시 이미지 강화
컨벤션센터의 명명권은 도시마케팅 측면에서도 유의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의 명명권을 계약하여 홈그라운드 브랜딩을 강화하고 프로 구단에 대한 연고지 팬덤을 형성하듯이 컨벤션센터와 관내 주요 기업의 명명권 계약은 주력 산업 관련 랜드마크를 확보하는 효과로도 이어져 도시마케팅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중소도시의 경우 후원기업의 이미지를 발판삼아 해외 시장에서의 마케팅 활동도 보다 수월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카어 슈타디온’이라는 명칭보다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가 더 직관적으로 와닿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사점③ | 랜드마크는 곧 지역의 얼굴…“공공성 지킬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명명권 제도에 관한 다채로운 이점이 예상되는 반면, 공공성 훼손에 관한 우려는 분명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정 기업의 명칭이 덧씌워짐에 따라 센터 운영의 본질이 왜곡될 수 있고, 사회간접자본인 컨벤션센터가 마치 후원기업의 민간 시설이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해는 지역의 반발로 이어지기 쉬우니 실행 이전에 명명권 제도 도입에 관한 지역민의 의견수렴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이 추구하는 명명권 사업의 명확한 개념 수립도 필요하겠다. 명명권 제도의 기본 틀은 계약기간 동안 기업(기관)이 시설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대신에 시설 소유기관(지자체)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 시설 유지관리에 충당하는 것이다. 그밖에 후원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는 부대권리 및 명명권에 취득에 요구되는 지역공헌 활동의 의무 등을 정교하게 설정하여 지역이 추구하는 가치 또는 조건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