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산업1)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하게 분석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MICE산업은 영국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간 규모와 범위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여 정확한 경제적 효과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MICE산업은 호텔, 교통수단 활용측면에서 레저관광산업 공급사슬(supply chain)의 일부가 공유된다는 이유로 종종 레저관광(leisure tourism)과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난 7월 발간된 “영국 MICE산업의 경제적 효과 연구(The Economic Impact Study of the UK Meeting & Event, 이하 UKEIS)”로 인해 이 같은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UKEIS는 지난 30년 간 MICE산업 교류의 중추역할을 해온 국제회의전문가협회(Meetings Professional International, MPI)가 운영하는 비영리연구기관이자 MICE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이벤트/관광/하스피탈리티 국제연구원(International Centre for Research in Events, Tourism and Hospitality, 이하 ICRETH)의 연구진이 수행하였다.
CRETH 이사인 재키 멀리건(Jackie Mulligan)이 “영국에서 이러한 수준의 MICE산업 정보가 취합된 것은 처음이며, 이는 전체적인 경제의 그림을 그리는 작업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하였던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2011년 130만 건 이상의 회의를 개최하여 1억1천6백만 명 이상의 참가자를 유치하였고, 이들의 소비 지출액은 약 400억 파운드(한화 68조 6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개최한 올림픽이 2005년부터 2017년까지 12년간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할 것이라고 추산(Oxford Economics에 의해 측정)되는 165억 파운드(한화 28조 757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이다.
1) 영국에서는 MICE라는 용어를 비즈니스이벤트(Business Event)로 명명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본 고에서는 국내 상황에 맞게 MICE라는 용어를 활용하였음.
이전의 연구들도 영국 MICE산업의 경제 활성화 효과를 어느 정도 입증해 왔다. 2012년 2월 옥스포드 이코믹스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전시회 참가업체를 통해 소비된 지출액은 총 110억 파운드(한화 18조 7,389억원)였고, 고용효과는 148,500개 로 이는 영국 전체 고용의 0.5%에 달하는 규모였다. ICRETH의 분석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컨퍼런스 참가자의 동반자(동료 및 배우자) 지출까지 포함하였는데, 분석결과 동반자 지출액이 전체 지출의 20%(77억 파운드, 한화 13조 1,172억원)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멀리건은, “MICE 행사 개최지는 이 같은 동반자 시장에 주목해야 하며, 동반자와 함께 방문할 계획이 있는 참가자 유치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 행사개최로 인한 이익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따라서 행사 개최시설(venue)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방문한다는 관점에서 전체 커뮤니티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적절한 행사장소를 선택하는 일은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17.4%)을 차지하는 만큼,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며, 이에 대한 수요는 점차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ICRETH 분석결과에 따르면, 현재 영국 내 10,127개의 회의시설 중에서 약 20%는 유니크베뉴로 구분되고 있다. 이에 대해 멀리건은, “10년 전만 해도 박물관과 같은 특별한 장소가 행사개최를 위해 활용되는 일은 드물었으나, 최근에는 차별화된 장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행사 개최지로써 영국의 강점 중 하나는 벨파스트호(HMS Belfast)에서부터 웨스트요크셔극장(West Yorkshire Playhouse)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독특한 행사장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이야기하였다. UKEIS 보고서는 장소에 따른 행사분류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일반적으로 부대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대형 유니크 베뉴는 대규모 회의 개최를 위해 활용하고, 소형 호텔들은 소규모 인센티브 행사 개최를 위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참가자 규모별 개최비중을 살펴보면, 100명 이하의 소규모 행사가 64%, 500명 이상이 6%로 소형회의 개최비중이 높았다. 시즌별로는 연중 3월과 4월의 개최비중이 20%로 가장 높았고, 12월 개최비중은 3%로 나타났다. 참가자 지출항목별 비중을 살펴보면 숙박이 20.6%로 가장 많은 지출을 하였고, 다음이 식음료(레스토랑, 카페, 바 등)로 9.5%의 지출비중을 차지하였다. 이 같은 데이터 기반의 정보는 주최자들이 예산계획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으며, 시즌별 수요분석 결과를 활용하면 참가자 유치를 증대시키고 개최시설과 협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