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코로나도 끝이 보이는 듯하다. 2022년 하반기부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동안 억눌렸던 대면 교류에 대한 욕구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미 유럽과 미국대륙은 마스크를 벗은 지 오래였기에 만남이 자연스러웠고, 아시아 국가들도 여러 입국제재와 실외 마스크를 해제하면서 대면 만남이 가능해졌다. 비록 공급망의 불안정성과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와 모든 것의 뉴노멀에 대한 저항이 있지만, 이 또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는다. 다만 시간이 해결해주는 동안 우리는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기다림의 시간 동안에도 변화와 혁신은 늘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 있었던 국내 변화를 몇 가지 정리해 보자면, 화려했던 메타버스 시장이 조용해졌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아직까지는 직접대면을 통한 교류와 소통을 더 선호하고 있다. 물론 이는 결국 비즈니스 이벤트인 컨벤션, 전시는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아직은 기술적 발달이 부족하지만 기술의 고도화가 이루어지면 메타버스의 세계가 다시 열릴 것이다. ESG의 실천은 메타버스보다 관심이 적었지만 뒷심이 강하다. 오히려 ESG는 온실가스 감소 등의 정책과 맞물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및 MZ세대의 관심을 얻어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중소기업, 스타트업조차 실시해야 하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에 인류가 평화롭게 지속생존하기 위해서는 ESG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한국관광공사의 빅데이터랩을 통해 다양한 정보가 공개됨에 따라 지역에서 이를 적용한 마케팅이 실시되고 있고, 이는 스마트관광으로 꽃피우고 있다. 이미 수원시의 스마트관광 사례를 한림 MICE Discovery에서 소개한 것처럼 개인화 마케팅으로 현실적용되는 빅데이터가 관광산업의 구조를 혁신할 것이 기대된다. 더군다나 코로나 기간 동안 지역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었고, 지역별로 차별화된 상품이 속속 출시되었다. 학계에서는 비즈니스 이벤트 레거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더 이상 MICE라는 합성어가 시장을 대표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ICCA를 비롯한 해외 전문기관에서는 이미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으로 용어를 정리하였고, 이제는 단순 방문객 경제가 아닌 실제 지역에 유산(legacy)을 남기는 산업으로 활용하고 성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지역 컨벤션뷰로들은 전열을 다듬어 새로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또 연말에는 새로운 소식이 있었다. 국제회의복합지구로 대전시와 경주시가 선정되어 이제 국제회의 복합지구는 고양, 광주, 대구, 부산, 인천과 함께 총 7개 지구가 선정되었고, 이는 내년에도 추가로 선정될 예정이다. 다만 국제회의복합지구가 좀더 차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제 지역에 국제회의를 통한 다양한 파급효과가 날 수 있게 지구선정과 계획수립이 정교해야 할 것이다. 국제회의 기준도 하향 조정되었다. 국제회의산업육성에관한법률이 제정된 이래로 처음 개편되었고, 코로나의 여파로 국제회의의 개최 형태도 하이브리드 등으로 변화하였고, 규모도 축소된 면이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많이 와야 좋은 행사이고, 외국인이 없으면 의미없는 행사라는 기준이 현실적으로 변경된 것이라 해석한다. 비즈니스 이벤트 레 거시 관점을 적용한다면 다만 10명이 모여서 행사를 하더라도 국내 글로벌 기업 임원 10명이 모였다면 한 중일 3개국 대학원생 500명이 모인 것과는 비교가 안될 것이다. 국제회의 개발에 대한 지원사업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회의 기획업체의 주관, 주최 역량 향상을 목적으로 있던 다양한 제도가 가시적이고 경쟁력 있는 행사 개발을 위한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가 결국 대한민국 MICE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제도 개선을 위해 고민하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한국MICE협회, 한국PCO협회 관계자분들게 감사드리고, 컨벤션뷰로, 컨벤션센터, 학회 및 업계 관계자분들 모두 코로나 시기에 수고하셨다는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