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 안나 고르카(Anna Górska) ICCA 이사


다행히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국제컨벤션협회(International Congress and Convention Association, 이하 ICCA)에서는 대면 행사 현황을 파악하고자 시장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아프리카협회임원단체(African Society of Association Executives, AfSAE), 아태협단체연합(APFAO)과 공동으로 시행하였고, 전 세계 국제행사 관련 담당자들로부터 총 171건의 응답을 수집할 수 있었다.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협회 회의 부문의 현재 회복 상태는 전반적으로 좋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회의뿐만 아니라 소규모 미팅도 비대면에서 대면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그러나 회의건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지속적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협단체 부문의 행사 관련 현황과 개최 계획에 관한 주요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인력 부족, 고유가, 인플레이션, 전쟁, 정치 등 사회경제 전반의 이슈가 협회 회의 부문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는 데 동의한다. 먼저, 팬데믹 기간 동안 발생한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은 지금까지도 치명적 영향을 낳고 있다. 행사 관련 고객 대응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었고, 덩달아 서비스 품질도 저하되었다. 어렵사리 추가 인력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담당자 부재 및 인수인계 미비로 신입사원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게다가 동유럽 국가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영향도 상당했다. 전쟁이 야기한 불확실성은 동유럽 내 회의 행사 개최 및 참가에 관한 불안감을 심었다. 폴란드와 같은 나라들은 유럽연합국가(EU)이자 나토(NATO) 회원국인데다가 이번 전쟁과는 연관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변국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이들 지역의 많은 협단체 회의가 취소되었다. 최근의 행사 취소 양상을 보면 불확실성과 안전에 대하여 협단체들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와 확실히 다르다. 개최지 선택속성에 있어서 안전성의 중요도가 상승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행사 개최비용 상승으로 인해 협단체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협회들은 참여 가치가 높은 회의에 우선순위를 두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회의 건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물론, 회의 개최 건수가 줄어든 데에는 인플레이션 이외로도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제약 부문 협단체의 경우, 전체 수입에서 행사를 통해 얻는 수입의 비중이 크지 않은 탓에 코로나19를 계기로 콘퍼런스 관련 예산이 대폭 줄인 바 있다.
이처럼 행사 개최를 어렵게 만드는 여러 가지 장애요인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단체에게 행사는 포기할 수 없는 수익원이자 소통 채널이다. ICCA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협회의 핵심 수익원으로 ‘회의/박람회/행사’를 꼽고 있다. 그렇기에 오늘날 협단체들은 각종 외부환경으로 인한 위기와 불확실성에 집중하기보다는 행사 참가자와 연사의 참여도(engagement)를 증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벤트 전문가의 85%는 참가자의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행사 성공 여부에 중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아 답하고 있다. 즉, 협회는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참가자들의 요구사항에만 단편적으로 집중하기보다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참가자들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활동에 열을 올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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