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9, 리서치, 아메리카, 트렌드, 행사

정부 정책의 실현을 촉구하는 공동 선언의 장

ECA 입법활동주간 2022
전시 및 회의 연합(Exhibitions & Conferences Alliance, 이하 ECA)이 주최하는 ‘입법행동주간’ 행사를 계기로 글로벌 MICE산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물론,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가시지 않은 관계로 비대면 행사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의 캐피털 힐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서로의 근황을 전하고 주요 이슈를 상기시키며, 이벤트 산업 관련 법률과 지원책에 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누었다. MICE 업계에서는 산업의 회복 탄력성 증진을 위한 중장기적 지원책에 관하여 목소리를 높였고, 협·단체 관계자들은 관련 분야의 정책 전문가 또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민관의 교류 확대, 입법 촉진 방안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실상 비대면 로비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았다.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의 회복과 발전을 위한 소통에 전념했던 이번 행사에서 참가자들의 공통된 화두는 “MICE산업을 통한 파급효과 극대화”였다. 행사에서 논의된 의견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글로벌 MICE산업 육성 정책의 지향점을 톺아보고자 한다.

 

1. 행사 개요: ECA Legislative Action Week 2022란?

비즈니스 이벤트의 포용적 성장을 지원하는 토론회

MICE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입은 분야이기도 하지만, 최근 상당한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미국 MICE 업계는 MICE산업의 빠른 회복 추이에 주목하면서 “지금이야말로 업계 회복을 촉진할 연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ECA는 ‘입법활동주간(ECA Legislative Action Week)’을 개최,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비즈니스 이벤트에 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책 입안자들의 이해를 돕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입법활동주간 행사는 매년 ‘세계 전시의 날(GED, Global Exhibitions Day)’에 맞추어 개최되고 있다.

6월 6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는 MICE산업이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으로부터 빠르게 복구될 수 있도록 세 가지 안건을 선정했다. 1)중소기업에 재정적 구제를 제공하는 방안과 2)팬데믹 시대에도 행사취소 보험을 복원하는 방안, 그리고 3)국제 비즈니스 여행객의 비자대기 시간을 완화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이행을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ECA 이사회 의장 토미 굿윈(Tommy Goodwin)은 “대면 비즈니스 이벤트의 회복을 지원하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며 “업계 전반의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비즈니스 이벤트를 둘러싼 경제 효과, 일자리 창출 및 중소기업 지원 등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논의하여야 시기적절한 타개책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 행사 운영상의 특징

미리 만나보는 2022 ECA 입법활동주간…“더 많은 회원사 모여 실질적 회복을 논하다”

2022년 6월 6일, ECA는 연례 정책 브리핑 및 캠페인 교육 세션, 주요 정책 입안자 및 업계 리더와의 인터뷰가 포함된 킥오프(Kickoff) 세션을 공개하며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행사 전반에 대해 사전에 파악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ECA 소개, 주요 아젠다 소개, 캠페인 활동 모범사례 소개 등을 안내하는 온디맨드(On-Demand) 영상을 게시했다.

첫 번째 주간 웨비나를 통해서는 창립 1주년 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토미 굿윈은 “산업을 위한 하나의 통일된 목소리를 가진 단체를 만들어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으며, “ECA의 공식 파트너인 국제전시·컨벤션연합체(Society of Independent Show Organizers, SISO)에 참여하는 회원사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ECA 입법활동주간 행사에서 글로벌 MICE산업 회원사와의 정보 교류 및 상호 비즈니스 활성화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 공동성명 캠페인 전개

ECA는 업계를 대신하여 비즈니스 이벤트 캠페인을 관리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 현재 ECA는 복구자금 확보를 위한 로비 및 업계의 경제적 영향 촉진을 목표로 공동성명(advocacy) 이니셔티브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캠페인이었던 ‘함께 생존합시다(Go LIVE Together)’ 및 ‘전시회는 비즈니스를 의미합니다(Exhibitions Mean Business)’ 활동을 통해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또한, ECA는 업계에 특정 요구사항을 발견할 때마다 새로운 애드보커시 캠페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2022년도 입법행사주간을 맞이하면서는 행사 홍보와 업계 인지도 제고를 목적으로 ‘소기업구제(#Smallbusinessrelief)’, ‘일자리보호(#ProtectJobs)’ 등의 소셜 메시지를 공유하며 새로운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캠페인은 팬데믹 사태에서 고전하고 있는 MICE 커뮤니티를 지지하기 위해 실시되었으며,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advocacy, #BusinessEvents, #smallbusinessrelief와 함께 관련된 의회 지도자 트위터 계정을 멘션해 트윗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ECA 공동회장이자 SISO 대표인 데이비드 오드레인(David Audrain)은 “MICE산업을 위한 지지 활동은 업계 관계자들의 DNA 일부에 포함된 것처럼 지속적이고 당연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며 애드보커시 캠페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요 리소스 제공으로 편의성 도모부터 성과 도출까지

ECA는 온라인 행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참가자들의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업계 관계자 및 의원들의 네트워킹과 참여를 증진하기 위해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회의 스크립트와 요약서, 소셜 미디어 툴킷(toolkit) 등 ECA 입법활동주간에 필요한 다채로운 자원을 제공했다. 특히 각 참가자가 주목하는 정책에 관련된 의원들을 연결하기 위해, 정책별 투표자 및 공동 후원자 리스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향후 연방정부의 투표과정에서 의원들이 해당 법안 발제에 주목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실질적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실제로 5일간의 행사를 마친 ECA 팀은 ‘중소기업 코로나19 구제법(Small Business COVID Relief Act)’의 강력한 지지자인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주 상원의원 에드 마키(Ed Markey)와의 약속부터 시작해, 행사 마지막 날까지 80회 이상의 회의를 거쳐 85명의 의원과의 약속을 잡았다는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세계도시마케팅협회 영업 및 서비스 담당 이사 에밀리 샤이더러(Emily Scheiderer)는 “산업의 회복에 필수적인 변화를 지지하는 관리자들을 대면함으로써 업계의 장래가 얼마나 밝은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3. 주요 아젠다 소개: 2022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젠다① | 경영난에 빠진 중소기업… 입법 논의는 제자리걸음

ECA 관계자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의 비즈니스 이벤트는 전국적으로 660만 개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연간 3,960억 달러(한화 약 510조 원)를 창출하며 자국 경제에 크게 이바지했다. 하지만 전시산업연구센터(CEIR)의 2022년 1분기 연구에 따르면 B2B 이벤트 활동의 총합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57.5%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이는 중소기업에 특히나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던 지속적인 감소세였다. 문제는 미국 전역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170만 전시업체 중 80%가 중소기업이며 비즈니스 이벤트 기업의 99%가 소기업이라는 것이다.

이에, 참가자들은 중소기업 구제를 위한 초당적인 노력을 더욱 배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중소기업 코로나19 구제법과 종업원 보유세액 공제법(Employee Retention Tax Credit Reinstatement Act, ERTC)을 지지하고 폐쇄공연장 운영보조금(Shuttered Venue Operators Grants, SVOG)을 직원 250명 미만 규모의 소기업으로도 확장 적용하게끔 지원하자는 의견이 다수 나타났다. 이는 곧 중소기업의 채용을 가속화하고 재정 안정성을 높이는데 필요한 단기자금으로서 기능할 예정이다. 이에 크루엑스피(CREW XP)의 비즈니스 리더 크리스 그리핀(Chris Griffin)은 “이 법안들은 현재 남아있는 소기업의 구제를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며, “모든 무역 박람회는 자체적인 소규모 비즈니스 인큐베이터”라고 언급함으로써 MICE산업을 위한 정책 마련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아젠다② | 든든했던 방패의 붕괴, “행사취소보험 복원해야”

행사 비용은 개최 예정일로부터 최소 1년 전부터 발생하게 된다. 준비 기간이 긴 만큼 예산 운용 및 관리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 못했던 변수도 증가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비용 손실을 보장하는, 이른바 ‘행사 취소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행사취소보험은 말 그대로 행사의 취소나 연기, 중단, 기간 단축, 규모 축소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담보하는 영업배상 책임보험의 한 형태다. 특히 팬데믹 이후에도 많은 주최자들이 계속해서 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벤트 취소 보험에서 전염성 질병 보장이 가능했기 때문이었으나, 해당 유형의 보험시장이 완전히 붕괴해버린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ECA가 팬데믹위험보험법(Pandemic Risk Insurance Act)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려는 이유다.

아울러 보험 규정 해석, 행사취소와 코로나19 간 인과관계 규명, 면책 사유 입증책임 등이 보험금 지급과정에서 논란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전염병으로 인한 광범위한 손실 및 분쟁 방지를 위해 관련 상품의 지급기준과 보장범위를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ASAE 공공정책 책임자인 제프 에반스(Jeff Evans)는 “의회와의 회의를 특권이 아닌 권리로서 생각하라”고 장려하며 “우리는 수정헌법 1조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젠다③ | 여행 수요 회복과 비자발급의 상관관계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백신 예방 접종자에 대한 출국 전 검사 요건이 해제될 경우 국제 여행객의 46%가 미국으로 방문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AEE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두보이스(David DuBois)는 “2019년 행사 참석자 중 15~20%는 해외 방문객이었다”며, “단 하나의 인터뷰를 위해 300일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참가자를 상상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는 등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이 백신 접종을 재개한 2021년 11월까지도 미국 방문자 상위 10대 시장(멕시코, 중국, 브라질, 인도, 콜롬비아 등)의 비자 인터뷰 평균 대기일은 344일, 약 1년 가까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면 행사에서 필요한 리드 타임을 고려했을 때, 이는 수많은 국제 전시업체와 구매자들이 미국에서의 행사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참가자들은 회의를 통해 비자처리 효율성을 증진할 수 있는 대책안을 일부 제시했다. 먼저 저위험 비자 인터뷰에서는 화상 회의기술 사용을 활용하여 소요시간을 줄이고 입국 비중이 큰 주요국가들을 비자처리 우선 대상으로서 지정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대면 행사 주최자와 참가자를 포함한 중대형 그룹을 위해 새로운 비자처리 효율성 증진을 도모하는 정책의 개발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은 ‘해외 인바운드 여행자에 대한 출국 전 코로나19 검사 요건 해제’를 위한 업계 연합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행사 종료 이틀 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출발 전 검사 요건이 6월 12일 일요일부터 종료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4. 종합 시사점

MICE 산업, 어려운 때일수록 민관의 적극적 소통이 필요하다

다사다난한 시국이다. 이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능력은 빛을 발하게 된다. 그만큼 정부의 역할과 기능도 다각화되고 있다. 따라서 업계 동향을 살피고,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생존과 도약 양면을 지원하는 오아시스와 같다. 오아시스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제도적 뒷받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 ECA처럼 조직 차원에서의 실질적 참여와 연대 활동이 앞장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퍼스널파이(Personify)의 마케팅 이사 리치 발라스터(Rich Vallaster)는 “이벤트 산업에서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시민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MICE산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에도 글로벌 MICE 주요국가의 공격적 시설 투자와 유치 마케팅으로 MICE산업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개척해야 한다는 당면과제까지 주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늘날과 같은 팬데믹 상황이 다시 올 수 있다며 MICE 업계의 회복력에 관한 체계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MICE산업의 빠른 회복과 발전을 위해서는 민관의 소통을 바탕으로 일관적 정책 수립과 집행, 신속한 위기 대응과 협조 체계를 구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모든 지원체계에는 MICE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중장기적 관점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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