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기조를 유지하던 중국이 드디어 선회를 시작했다. 2022년에는 전 세계 해외 여행객이 전년 대비 109% 증가하는 등 많은 국가가 방역 통제에서 한발 물러나 국경 이동을 자유로이 수용해왔으나, 중국 정부만큼은 선제적이고도 폐쇄적인 방역 조치를 고수해왔다. 그러던 와중 지난 12월, 드디어 중국에서 자국민 해외 이동과 관광 회복에 관한 내용을 담은 신규 방역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사실상 ‘위드 코로나’의 원년이 될 새해, 정상화에 더욱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국제관광 재개를 위한 조치가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임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 국제금융기관에서는 올해 중국 소비 시장의 선전을 낙관한다고 밝혔으며, 주중 유럽상공회의소 회장 외르그 부트케(Joerg Wuttke)는 “강력한 회복 유전자를 보유한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결정을 환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리오프닝 결정이 관광·MICE 업계의 본격적인 재건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아웃바운드관광연구소(China Outbound Tourism Research Institute, 이하 COTRI)의 발표에 따르면, 팬데믹 직전인 2019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들은 약 1억 5,500만 건의 해외여행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자본과 영향력으로 전 세계에 위세를 떨치는 중국과 이들의 바잉파워(Buying power)는 올해도 관광 재개와 더불어 엄청난 파급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고에서는 중국의 방역 정책 변화와 예상되는 결과를 살펴보고, 향후 중국의 관광 재개가 글로벌 비즈니스 이벤트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망해보고자 한다.
입국자 격리 폐지 등 ‘제로 코로나’ 마지막 빗장 풀렸다
중국은 지난 12월 ‘코로나19 방역 신10조’ 발표를 계기로 방역 통제 완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는 입국자 시설격리 폐지, 상시적 전수 PCR 검사 중단, 경증·무증상 감염자 재택치료 허용, 지역 간 이동제한 중단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약 3년 동안 누적되어 왔던 시민들의 피로가 폭발하면서 당국의 결단을 끌어낸 것이다. 이에, 중국 지방정부에서는 구체적 관리 조치를 순차 발표하고 있으며, 현지 기업들 또한 소비자 니즈에 맞춘 마케팅 전략 조정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방역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해당 효과가 본격 적용된 1월 8일에 기해 여행 및 관광 관련 검색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발표 직후 중국 최대 여행 플랫폼인 씨트립(Ctrip)의 항공권 검색량은 전일 동시간 대비 160% 급증했으며, 2023년 춘제 연휴 기간의 검색량은 코로나19 첫 발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기간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여행 예약 건수 역시 전년 대비 54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트립연구원(Ctrip Research Institute)의 선임 연구원 선쟈니(沈佳旎)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춘제 연휴를 기점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귀환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었던 글로벌 관광 업계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中 코로나19 정점 넘겼다”… 관광·MICE 산업도 점진적 훈풍 기대
중국 경기·소비 회복의 최우선 전제조건으로 꼽히던 방역 정책 전환이 현실화되면서 그간 미진했던 아웃바운드 관광 회복세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판단된다. 단, 전문가들은 바람대로 상저하고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완전한 정상화’로 연착륙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로서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2개월 내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우세(기본 시나리오)한 가운데, 감염자나 사망자 수에 대한 정보 공개가 불투명해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막판 변수로 남아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글로벌 비즈니스 이벤트 시장의 회복 시점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는 중이다. 올해 중국 시장의 회복에 대해 대부분이 낙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위험 요인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씨트립연구원의 산업 분석가 팡쩌시(方澤西)는 “여전히 공급자 측 시설과 인력 회복 등에 단기적 제약이 남아있으므로 인플레이션으로 상승한 가격이 하락하고 안정적인 수요 회복을 달성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중국의 지연·보복 소비와 불안정한 공급이 상충하면서 발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올해 2019년 대비 약 70~80%의 회복이 예견됨과 동시에 2024년까지 점진적인 정상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 이벤트 업계는 중국 코로나19의 확산세 추이와 거시경제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함으로써 진출 전략을 조정하고 민첩히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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