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52, 기술, 리서치, 트렌드, 행사

초연결 시대로의 안내⋯ 진일보한 혁신기술로 인류의 미래를 밝히다

세계 최대 IT·전자제품 전시회 CES 2023 

최첨단 기술들의 발전 동향을 엿볼 수 있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CES)’가 지 난 1월 5일 나흘간의 막을 올렸다. CES 2023은 종전처럼 미국 네 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일원에서 개최되었으며, 한층 진화한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올해로 56회차를 맞이한 CES는 다양한 산 업 분야의 경영진을 움직이고, 기업 간 거래를 촉진하는 글로벌 기술혁신의 무대다. 동시에 CES가 내세우는 아젠다는 매년 전 세 계인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CES가 비단 기업뿐 아니라 공중에게도 명성을 떨치는 이유는 기술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다. 

특히 2023년을 여는 CES의 화두는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전쟁, 경기 침체, 기후변화, 양극화 등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위기 속, 기술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은 ‘인간 안보’가 이례적으로 주요 테마 중 한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즉, 기술혁신이 곧 인류의 안위와 웰빙을 비롯한 지속가능성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CES는 “인류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인류이며, 붕괴한 공동체를 살리고 새로운 삶과 생존 방식을 찾는 해법은 기술혁신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산업 분야와 국가를 막론하고, 삶의 질 을 향상하는 것은 모든 이들의 본질적인 목표다. 본 고에서는 CES 2023의 핵심 주제들로 말미암아 올 한 해 어떤 트렌드가 MICE산업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인지,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도출해보고자 한다. 

01 | CES 2023… 행사 개요 및 성과

▲ CES 2023의 HS4A 캠페인 

CES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이하 CTA)에서 매년 1월 주최하는 산업 전시회로, 한 해의 핵심과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업계 최대 행사다. 본래 CES는 1967년 뉴욕에서 200여 개의 참가업체와 함께 출발한 소비자 가전 전시회였으나, 이제는 인공지능·이동통신·반도체 등을 총망라한 IT 기술 전시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50년에 걸친 끊임없는 변혁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시회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온 것이다. 이처럼 IT 혁명의 최전선에 위치한 CES는 최근 몇 년간 전례 없는 범국가적 위기를 맞이하면서 최신 기술의 흐름을 전망하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또한, CTA는 올해 유엔(UN)의 산하 기구인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orld Academy of Art and Science, 이하 WAAS)와 파트너십을 맺고 식량, 의료 접근성, 환경 보호, 정치적 자유 등을 촉진하기 위한 ‘모두를 위한 인간 안보(Human Security for All, HS4A)’ 캠페인과 협력함을 발표하였다. 이번 HS4A 이니셔티브는 국가와 산업을 막론하고, 인류 삶의 질 향상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협력에 힘쓰자는 것이 핵심이다. WAAS 회장 게리 제이콥스(Garry Jacobs)는 “코로나19 팬데믹, 지구 온난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부족 등의 다양한 외부요인은 인간 안보 문제 전반에 대한 혁신적 기술 솔루션 개발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협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CES 2023에서는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이 대거 소개되었다.

CES 2023은 팬데믹 이후 온전한 형태로 개최된 첫 전시이자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행사로 화제가 되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사상 최초 ‘올디지털(all digital)’ 행사를 진행하였고, 2022년에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행사 기간을 축소했기 때문에 지난해 전시 규모는 기존 행사 대비 4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CTA는 CES 2023을 두고 “3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참가기업, 참관객 등이 모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올해는 분위기가 전환된 듯하다. CES에 따르면,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지(Fortune) 선정 500대 기업의 약 60%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경제분쟁과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중국기업이 대거 불참하고, 러시아에도 참가 금지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삼성, LG, SK 등의 국내 기업을 비롯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복귀한 빅테크 기업을 포함,전 세계 3,000개 이상의 미디어가 총출동했다. 참관객도 두 배 이상 늘었다. 2022년 4.5만 명에서 2023년에는 당초 예상했던10만 명을 뛰어넘는 11만 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또한, 올해 참가업체는 총 3,200여 개사로, 이 중 1,000여 개사가 신규 업체다. 이에 따라, 올해 CES의 총 전시공간은 220만㎡로 지난해보다 약 70% 늘었다. 비록 여전히 2020년도 오프라인 행사보다는 30% 적은 수치이나, CES는 2023년 남은 기간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이 다시 본격화되는 해로서 무르익기를 고대하고 있다.

02 | 행사 운영상의 특징

라스베이거스의 주요 거점을 넘나들며 개최되는 CES는 도시 전체가 전시장으로서 기능하는 만큼 엄청난 행사 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CES는 매년 현장을 찾는 참가자들을 위해 체험 마케팅 기업 스토리테크(StoryTech)를 공식 가이드로 두고 ‘쇼플로어투어(Show Floor Tour)’를 운영하고 있다. 당해 연도의 핵심 주제로 구성되는 투어 프로그램에서는 약 2시간에 걸친 전문가들의 산업 트렌드 브리핑과 주요부스로의 방문, 제품 설명 및 큐레이션 등이 진행된다.

올해는 메타버스라는 대조류에 힘입어 ‘메타버스 콤보 투어(Metaverse Combo Tour)’를 출시해 큰 주목을 받았다. CES의 메타버스 투어에서는 웹 3.0, 블록체인, 디지털 통화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참가업체를 소개하고, 테크이스트(Tech East)에 새로 등장한 스튜디오 라운지(Studio Lounge) 공간을 집중적으로 탐방할 수 있었다. 콤보 투어인 만큼 장소 간 교통편의 제공과 함께 참가자 네트워킹을 위한 점심 식사 시간도 포함되었다. CES를 한층 더 깊이 탐방한 참가자들은 “CES의 쇼플로어 투어는 매년 압도적인 경험과 통찰력을 선사한다”며, “올해 IT 기술 분야에서 메타버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남겼다.

▲ CES 2023 디지털 베뉴의 맞춤형 세션 추천 

CES 2023의 디지털 베뉴는 온·오프라인 참가자 모두를 위해 운영되었다. 비록 완전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행사는 아니지만,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코로나19에 따른 제한으로 대면으로의 참석이 어려운 시장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행사 준비에 만반을 기울임과 동시에 디지털 행사장과 모바일 앱을 통한 연결성도 놓치지 않은 셈이다. 이에, CES 2023 디지털 베뉴에서는 행사 기간 내내 4개의 개별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이 실시간으로 운영되었으며, 참가자들은 2월 말까지 100개 이상의 세션을 온디맨드로 이용할 수 있었다.

디지털 베뉴는 2021년 CES의 온라인 행사 개최를 위해 도입되었으나, 현재는 참가자들을 위한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두고 맞춤형 세션을 추천하는 등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세계적인 무대 CES에서 구축한디지털 베뉴인 만큼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예상하였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나타났으며, 올해도 마찬가지로 해당 플랫폼을 통해 내방객과의 실질적인 네트워킹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제 AI 기반 큐레이션 콘텐츠의 중요성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선두주자인 CES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맞춤형 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AI 기술의 적용은 형태를 막론하고 행사 개최 시 필요충분조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 CES 2023의 모바일 앱 화면 (자료: CES) 

03 | 2023년 MICE산업이 주목해야 할 CES 기술 트렌드

CTA는 CES 2023의 핵심 트렌드로서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오토모티브(Transportation and Mobility) △모두를 위한 인간 안보(Human Security for All) 등과 함께 △웹 3.0과 메타버스(Web3 &Metaverse)를 선정했다. 이 중 ‘웹 3.0과 메타버스’는 2023도부터 CES에 새롭게 추가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주제다. 핵심 의제로서 별도의 코너가 신설되었을 뿐 아니라, 등장과 동시에 통상적으로 메인 전시공간이라 여겨지는 중앙홀을 차지했다. 처음으로 메타버스 전용공간을 마련하고 몰입형 인터랙티브 전시장을 구축한 것이다. 이에, 현장에서는 행사 전체를 아우르는 최대화두로서 신규 의제와 관련한 키워드들이 두드러졌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자주 회자되고 있는 웹 3.0과 메타버스는 모두 ‘디지털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이들은 2023년에도 모두의 이목을 끌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의 진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CES 현장에서 주목받은 주요 기술 트렌드를 기반으로 미래 MICE산업의 기술발전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보고자 한다.

참고자료 디지털 사회로의 진화를 위한 기술… ‘웹 3.0’과 ‘메타버스’의 상관관계

웹 3.0은 인터넷 환경의 데이터 유통구조를 표현한 개념이다. 탈중앙화를 통해 더욱 개인화되고 고도화·지능화된 웹3.0환경에서는 데이터 소유권을 개인이 가지고 있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블록체인,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메타버스 등의 첨단기술과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콘텐츠를 읽기(Read)만 가능했던 웹 1.0에서 쓰기(Write)와 같은창작 형태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웹 2.0을 거쳐, 읽기와 쓰기, ‘소유(Own)’까지도 모두 웹 3.0 안에서 가능해진 것이다. 이처럼 웹 3.0이 차세대 인터넷의 ‘원리(How)’라면, 메타버스는 ‘공간(Where)’을 담당한다. 메타버스는 VR, AR, MR과 이를 포함한 XR, 인공지능, 가상화폐 등 선진 기술의 조합으로 구현 가능한 탈중앙화 가상공간으로, 현실 세계를 결합한 몰입형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웹3.0 시대 소비자 경험 향상을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 AR/VR 서비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는 중이며, 관련 업계의 지원에 힘입어 기술 고도화가 신속히 진행될 예정이라 전망했다.

올해 CES에서 포착한 트렌드 중 하나는 AI 기술이 모든 산업영역에 녹아드는 ‘유비쿼터스 AI(Ubiquitous AI)’ 시대의 서막이열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기술은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예견된 미래였으나, AI 기술의 가속화는 결국 모든 기술의 면면에 자리매김했다. 이제 AI를 빼놓고는 현시대에 대해 논할 수 없는 것이다.

AI의 성장세에 앞서 가장 먼저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용자가 입력한 음성, 이미지, 텍스트 등을 학습해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모델이다. 인간 대신 그린 그림으로 공모전에서 수상한 ‘미드저니(Midjourney)’, 대화형 AI인 ‘ChatGPT’ 등 생성형 AI의 급성장이 글로벌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올해 4월에는 인간 수준의 GPT4가 공개될 예정임이 발표되어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오기도 했다.

동시에 ‘적응형 AI(Adaptive AI)’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AI 엔지니어링에서 변화관리 측면을 강화해 한 단계 더 나아간 형태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데이터 속 인지 편향이 그대로 반영되는 신뢰성 이슈가 잦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IT 전문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Gartner)에서는 “AI 엔지니어링을 도입한 기업들은 2026년까지 운영부문에서 동종업체를 최소25% 이상 앞설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관련한 가이드라인과 법안 개정을 예고, 발표하며 본격적인 AI 윤리규제를 시도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2023년에는 AI 기술의 정확도, 윤리성 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지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 오픈AI(OpenAI)의 ChatGPT 모델 프로세스 구축 방식 (자료: 오픈AI) 
MICE + 시사점 개인화된 AI를 통한 ‘맞춤형 MICE 경험’의 창출 필요

AI 기술은 이미 MICE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되어 왔으며, 현재는 자동화 및 효율화 기능 위주의 챗봇, 데이터 분석, 타겟 마케팅, 안면 인식, 보안, 번역 등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CES 2023은 디지털 시대에 진정한 AI의 가치는 무엇보다 ‘개인화된 경험’의 제공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CES에서 모든 기업들이 주목한 포인트는 ‘사용자 경험’과 ‘융합’이다. 미래 기술을 단순히 제품에 적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이들을 한 데 융합해 사용자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굴지의 대기업, 주목받는 스타트업 등의 신규 제품과 전략을 살펴보아도 이러한 경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해가 지날 때마다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총체적인 AI 기술들이 돋보인다는 점은 디지털 경험과 물리적 경험을 연결하여 매 순간이 오직 단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느낌을 제공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해졌음을 방증한다. 이에, AI 기술은 앞으로 이벤트 경험의 개념화, 마케팅, 설계, 가격 등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를 통해 “AI를 통한 맞춤형 경험의 창출을 통해 초연결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발전은 모든 상호작용의 과정이 기록되는 비즈니스 이벤트 등의 소비자 대면 산업에서 더욱 중요하게 적용될 것이다.

▲ CES 2023의 메타버스 전시관을 찾은 참가자들 

메타버스의 핵심은 ‘몰입감 있는 가상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시청각뿐 아니라 오감 체험이 가능하도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22년에도 메타버스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엄청난 기대가 쏟아졌으나, 기술의 발전 속도와 실현 시기가 충분한 궤도에 도달하지 못해 아쉬운 한계점을 맛봤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상황이 조금씩 변화할 전망이다. CES를 통해 고성능 XR디바이스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애플에서는 올해 2분기 내로 확장현실(XR)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임을 발표하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삼성의 증강현실(AR) 헤드셋이 2024년 출시를 앞두고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올해 CES에서는 급격하게 성장한 메타버스 기술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스페인의 스타트업 OWO는 가상현실의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실제 옷과 유사한 두께의 햅틱 조끼를 개발하여 2023 CES 혁신상을 받았다. 또한, 미국의 OVR테크놀로지(OVR Technology)에서는 향기 카트리지가 장착된 VR 장치에서 다양한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을 선보여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들 모두 모바일 및 데스크톱, AR·VR 등과 연계 활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다중 감각 경험을 구현해 낸 것이다.OVR테크놀로지의 CEO 아론 위스니에프스키(Aaron Wisniewski)는 “XR이 엔터테인먼트, 교육, 사회적연결 및 웰빙을 주도하는 시대에서 경험의 품질은 몰입감과 감정적 관여도에 달려 있다”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몰입형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MICE + 시사점 / 초 실감형 메타버스의 구현, “진화는 계속된다”

CES 2023에서는 메타버스와 XR 기술 및 기기의 접목을 통해 몰입감을 높이고 재미 요소를 더하는 활용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MICE 산업과의 연관성이 돋보인 제품으로는 국내 스타트업인 엑스오비스(Xorbis)의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눈 앞에 펼쳐지는 360도 가상공간 ‘홀로파노라마(Holo Panorama)’와 이스라엘 스타트업인 알티에이알(Arti AR)의 AR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각자료를 입체감 있게 나타낼 수 있는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등이 관찰되었다. 관련 기술과 기기의 발전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스며들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현상을 선명히 보여준 셈이다. 이에, 삼일PwC경영연구원에서는 CES 2023의 총정리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600억 달러로 추정되며, CAGR 약40~50%의 고성장세를 지속해 2030년 최대 1.2조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메타버스 시장이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디지털 콘텐츠뿐 아니라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머신러닝 및 AI 기술, XR 기기 등 ‘확장된 메타버스 환경’을 필요로 한다. 이제는 MICE산업에서도 머지않아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를 위해 제반 환경의 구축을 필수적으로 선행해야 할 것이다.

04 | 종합 시사점: 웹 3.0·AI·메타버스… ‘新비즈니스 혁명’ 이끈다

금년도는 부문을 막론하고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바일 혁명이 도래했듯이, 혁신은 불황기에 등장하기 마련이다. 초불확실성 시대에서는 과거에 생각치도 못했던 기업이 새로운 경쟁자로 부각됨과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모색을 위한 탐색의 움직임도 활발해진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속 허물어지는 경계와 더불어 차세대 기술에 투자하거나 기존 사업에 첨단기술 역량을 더하는 융합의 시도는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CES 2023은 끝이 났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AI와 메타버스 그리고 웹 3.0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현실과 가상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연결’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매해 IT산업뿐 아니라 전방위적인 산업 트렌드의 가늠자가 되어주었던 CES는 이제 MICE산업에도 본격적으로 파괴적인 혁신을 촉발하는 질문을 남긴 듯하다. 초연결 시대, MICE산업의 기술발전 방향은 과연 어디를 향하게 될까.

영화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는 시간과 장소는 물론 대화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명령어를 완벽하게 이해한다. 그러나최 근 등장한 대화형 AI 서비스는 마치 자비스가 현실로 나타나 우리 모두에게 배달된 것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람처럼 말하는 AI’가 그저 영화 속 먼 미래로만 느껴지던 시절에서, 상상이 현실이 되는 혁신을 보여준 것이다. 이제는 개인화된 AI를 기반으로 자신을 대변하는 ‘1인 1 AI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는 고도화된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기업만이살아남게 될 것이다.

특히 참가자 네트워킹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MICE 분야가 더욱 그러하다. 현재로서는 산업 전반으로 기술혁신이 퍼지기에 부족함이 많고 그 속도도 비교적 더딘 상황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수록 글로벌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 기술혁신은 단기적 성과의 추구가 아닌 지속적인 투자와 개선의 노력이 요구된다. 이제는 국가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시점이다. 동시에 혁신의 주체인 기업으로써는 한정된 자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자 대상과 분야를 세밀하게 고려해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 전반이 어려워 모두가 혁신을 주저하는 현시점에서 오히려 한발 앞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국내 MICE 업계도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히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CTA는 이번 CES의 2023 연례 프레젠테이션, ‘주목할 만한 기술 동향(CES 2023 tech trend to watch)’에서 “메타버스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와 있다”며 메타버스의 존재감을 환기했다. 실제로 갑론을박과 함께 회의론적 관점이 적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메타버스 하드웨어 기기 출품부터 관련 서비스를 제시하는등 활성화된 시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능성을 질타 받던 시장이 본격 개화한 것이다.

그렇다면 ‘MICE산업의 메타버스’를 위해서는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 시장에 뛰어들기에 앞서 업계가 추구하는 ‘메타버스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 세상을 디지털로서 구현한 거울 세계 또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의 가상세계 중 어떤메타버스를 마련해야 하는지, 목적과 효과에 따라 핵심 가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질적 고민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MICE 산업의 밸류체인과 함께 MICE 생태계에서 나타날 거대한 변화도 결국 의미 없는 유행으로 전락할 뿐이다. 이제는 ‘행사의 목적’에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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