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뷰로, 경쟁도시와의 협력을 통한 상생전략 추구
지역 간 MICE 유치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개최 지역내에 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유발하는 대규모 컨벤션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각 지역의 도시마케팅기구(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 이하 DMO) 는 자기 도시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마케팅 및 서비스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경쟁적 흐름 속에서 미국 내에서는 타 도시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독자적 운영으로는 확보할 수 없는 새로운 니즈를 창출하고 있는 DMO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경쟁도시와의 협력을 통해 ‘윈윈(Win-win)’을 모색하고 있는 미국의 5대 DMO 얼라이언스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국내 DMO에게 유용한 전략적 함의를 찾아보고자 한다.
- 쓰리 시티 얼라이언스(The Three City Alliance)
- 에너지시티스 얼라이언스(Energy Cities Alliance)
- 오스틴과 시애틀(Austin(Texas)/Seattle)
- 롱비치와 탬파베이(Long Beach(Calif.)/Tampa Bay(Fla.))
- 베스트시티스 얼라이언스(BestCities Alliance)
1. 쓰리 시티 얼라이언스(The Three City Alliance)
“쓰리 시티 얼라이언스(The Tree City Alliance)”를 구성하고 있는 밀워키(Milwaukee), 피츠버그(pittsburgh), 포틀랜드(Portland)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도 공통적인 요인을 찾기 힘든 도시들이다. 그러나 세 지역의 도시마케팅기구인 비지트밀워키(Visit Milwaukee), 비지트피츠버그(Visit Pittsburgh), 트래블포틀랜드(Travel Portland)의 세일즈 담당자들은 세 도시의 규모와 컨벤션센터규모, 호텔 객실 규모(1,100-1,500명 수용), 고객서비스 표준 및 윤리, 지리적 특징(강이나 호수와의 근접성)등에서 공유할 수 있는 시너지 요인을 발견하였다. 이에 따라 2004년, 쓰리 시티 얼라이언스를 발족하여세일즈 부문의 협력을 토대로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하였다. 쓰리 시티 얼라이언스는 고유의 웹사이트 및 마케팅 전략, 연간행사 등을 수립하였고 이러한 과정에 필요한 비용은 각 뷰로가 공동으로 분담하였다.
비지트피츠버그의 컨벤션세일즈 부문 부사장인 칼 피에르자크(Karl Pietrzak)에 따르면, “세 도시는 각각 미국의 동부/중서부/서부에 위치하여 지리적으로 완벽히 분산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협회는 지역을 순환하면서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한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이들 3개 도시의 위치는 완벽하다.”고 설명한다.
쓰리 시티 얼라이언스는 한 개 도시 이상을 동시에 계약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객실당 3달러까지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데, 회의기획자 입장에서 이러한 자금은 리셉션, 연사료, 교통비 등의 비용을 상쇄시키는데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세 도시 간 파트너십은 성공가도를 달려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칼 피에르자크는 “얼라이언스를 통해 그동안 피츠버그를 회의목적지로 고려하지 않고 있었던 고객들까지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이미 타 파트너 도시에서 좋은 경험을 보유한 고객들이 새로운 도시를 소개를 받게되면 신뢰를 갖고 고려대상으로 정한다.”고 전한다. 피츠버그뿐만 아니라 다른 두 파트너 도시 역시 얼라이언스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 동의한다.
트래블포틀랜드는 파트너십을 통해 한 해에 3-4건의 행사를 유치한 것으로 파악되며, 비지트밀워키의 경우 6개 이상의 회의를 유치하였다. 얼라이언스와 협력하는 대부분의 회의기획자들은 이들 3개 도시 중 2개 도시에서 행사를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있으며, 세 도시 모두와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디애나폴리스주(Indianapolis) 기반의 “영양교육 및 행동소사이어티 (Society of Nutrition Education and Behavior)”는 2013년 정기회의(참가자 1,400명 규모)를 피츠버그에서 개최하였고, 2014년에는 밀워키, 2015년에는 포틀랜드에서 개최할 예정에 있다. 가끔은 두개 파트너 도시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불가피한 상황에 맞추어 각자가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비즈니스 유치를 위해 노력한다.
지금까지 세 도시 간의 협력이 성공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얼라이언스 확장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파트너의 조건은 기존 3개 도시와 지리적인 위치가 적절한 수준에 있어야 하며, 본 얼라이언스만이 갖는 철학 및 문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 오스틴(Austin)과 시애틀(Seattle)
텍사스주 중부에 위치한 오스틴(Austin)과 워싱턴 중부에 위치한 시애틀(Seattle)은 도시 특유의 젊은 분위기와 최첨단 음악산업, 맛있는 음식, 그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주류(시애틀: 와인, 오스틴: 맥주) 등의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도시이다. 그런데 이외에도 두 도시는 유사한 규모의 컨벤션센터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호텔 객실, 유사한 고객기반 등의 부문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스틴컨벤션뷰로(Austin Convention & Visitors Bureau)의 세일즈부문 부사장 스티브 제노비즈(Steve Genovese)는 “두 도시 사이에는 유사한 점이 많지만 지리상의 이유로 직접적인 경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한다. 오스틴컨벤션뷰로와 비지트시애틀(Visit Seattle)은 2012년에 댈러스(Dallas)에서 개최된 ASAE 정기총회 행사에서 처음으로 팀을 이뤘다. 두 DMO가 공동으로 약 30명의 고객을 상대로 저녁만찬을 후원하였는데, 비지트시애틀의 컨벤션세일즈 및 서비스 부서의 수석부장인 마르코 블로이멘달(Marco Bloemendaal)에 따르면, “당시에 참여한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고 그들은 두 DMO의 행사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후 두 DMO는 1년 동안 몇 차례 더 협력했으며, 워싱턴 DC나 시카고에서 소규모 고객들을 상대로 공동 저녁만찬을 제공하거나 콘서트 및 스포츠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협력한 행사로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에서 6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개최한 음악테마의 리셉션이 있었다.
두 DMO는 현재 파트너십의 결과로 창출된 비즈니스 효과를 정확하게 발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얼라이언스를 통해 잠재적 고객기반을 확대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확신하고 있다. 제노비즈는 “두 도시 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시애틀에서 이미 회의를 개최한 바가 있으나 오스틴과는 친숙하지 않은 고객을 상대로 개최지를 소개할 때에 가장 큰 효과가 있었다. 유사한 규모의 컨벤션센터, 호텔패키지, 도시에 관한 대화를 시작함으로써 즉각적인 이익을 얻어낼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3. 캘리포니아 롱비치(Long Beach)와 플로리다 탬파베이(Tampa Bay)
캘리포니아의 관광휴양도시 롱비치(Long beach)와 플로리다주 서부해안에 위치한 탬파베이(Tampa Bay)는 종교회의 및 협회회의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과 컨벤션디스트릭트 조성을 통해 도시 전체적으로 컨벤션 개최 분위기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도시들이다.
2009년부터 두 도시의 컨벤션뷰로-비지트롱비치(Visit Long Beach)와 비지트탬파베이(Visit Tampa Bay)- 간 협력이 시작되었는데, 비지트탬파베이의 컨벤션세일즈 부서장 아담 드피로(Adam DePiro)에 따르면 “두 도시는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 컨벤션센터의 수용규모, 미술관 및 스포츠 스타디움 등의 다양한 시설, 사우스웨스트항공사(Southwest Airlines)를 비롯한 수송회사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회의 개최지이다.”라고 평가한다.
두 도시는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1년에 5건 정도의 공동 세일즈 활동 및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국제도시마케팅협회(Destination Marketing Association International) 재단 행사에서의 저녁 만찬을 공동으로 후원하였으며, 연합그리스도교회(United Church of Christ) 총회의 경우, 2011년에는 탬파베이에서, 2013년에는 롱비치에서 개최되도록 하였다. 두 도시는 양측 도시 모두와 계약한 고객을 대상으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및 업데이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4. 에너지시티스얼라이언스(Energy Cities Alliance)
2009년에 출범한 “에너지시티스얼라이언스(Energy Cities Alliance)”는 화석연료, 녹색에너지, 에너지 학술연구 등 에너지산업 분야와 관련된 5개 도시의 지역컨벤션뷰로 – 비지트애버딘(Visit Aberdeen), 아부다비 컨벤션뷰로(Abu Dhabi Convention Bureau), 캘거리컨벤션센터(Calgary Telus Convention Center), 퍼스컨벤션뷰로(Perth Convention Bureaus), 리젼스타방게르(Region Stavanger) – 로 구성된 전략적 협력체이다.
5개 회원도시가 출자한 자금으로 운영되며 고유의 웹사이트(http://www.energycitiesalliance.com)를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시티스는 회의기획자를 대상으로 일반적으로 개별 DMO가 제공하는 것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는 지역 공급업체에 대한 로비활동, 지역 유명인사 초청 리셉션 주최, 지역 내 연사 추천, 마케팅 지원, 참가자 유치를 위한 행사 프로모션, CSR 기회 추천 등을 포함한다. 이밖에도 행사와 관련한 특정 요인에 대해서 선호가격을 제공하고 잠재적 후원자와 접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에너지시티스얼라이언스는 IMEX 프랑크푸르트나 IMEX 아메리카와 같은 업계 주요 회의에서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하기도 한다. 2014년 4월에는 파리에서 개최된 “협회총회(Association Congress)”행사에서 회원도시들이 공동으로 부스를 사용하였고, 6월에는 “유리한 제휴 : 시설-PCO-협회 간 협력이 협회행사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주제로 패널연설을 하는 최초의 교육적 세션을 주최했다. 2개 이상의 회원도시와 계약을 체결한 사례로 “정기심해기술컨퍼런스(Annual Deep Offshore Technology Conference)”가 2007년 스타방에르, 2012년 퍼스, 2014년 에버딘에서 개최되며, “세계기능국제대회(World Skills International Competition)”는 2009년 캘거리에서 개최되었고, 2017년에 아부다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아부다비컨벤션뷰로의 매니저인 길리안 테일러(Gillian Talyor)는 “아부다비는 에너지 시티스얼라이언스로부터 광범위한 혜택을 받고 있으며, 특히 비즈니스 지식 및 계약 공유 부문에서 효과성이 있다. 세계기능국제대회는 52개 국가에서 7,000명의 숙련된 청소년, 교사 및 교육담당자를 유치해 올 것” 이라고 설명하였다.
향후 얼라이언스의 잠재적 확장과 관련하여, 얼라이언스의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데이드레 키건(Deidre Keegan)은 “우리는 동일한 산업 및 과학적 연구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도시들의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 잠재적 신입회원은 기존 회원도시와 동일한 서비스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얼라이언스와의 협동적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하였다.
5. 베스트시티스 얼라이언스(BestCities Alliance)
2000년에 설립된 “베스트시티스 얼라이언스(BestCities Alliance)”는 총 10개국의 컨벤션 선진 도시- 베를린 (Berlin), 케이프타운(Cape Town), 시카고(Chicago), 코펜하겐(Copenhagen), 두바이(Dubai), 에든버러(Edinburgh), 휴스턴(Houston), 멜버른(Melbourne), 싱가포르(Singapore), 밴쿠버(Vancouver)- 가 모여 구성한 컨벤션뷰로 연합체이다.
베스트시티스는 다른 도시마케팅기구 파트너십과는 차별적이며,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서비스 표준인증(Certified service standards)은 로이드인증원 (Lloyd’s Register Quality Assurance)을 통한 외부기관 평가와 함께 6개 분야- 1. 지역 전문성(Destination Expertise) 2. 입찰지원(Bid Assistance) 3. 행사 기획(Convention Planning) 4. 참가자 유치(Bulding Attendance) 5. 현장 보조 업무(On-site Evenet Servicing) 6. 사후 평가(Post Event Evaluation)- 를 평가하여 서비스 수준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모든 베스트시티스의 회원도시는 반드시 3천명의 참가자, 1만 개의 호텔객실을 수용할 수 있고, 의료, 환경, 과학, 기술, 경제, 교통, 커뮤니케이션 산업을 MICE분야 사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도시여야만 한다는 기준을 두고 있다.
주요 베스트시티스의 회원도시는 한 해에 6개 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한다. 2014년 말에는 각 도시의 대표자들이 뉴욕, 파리, 제네바에서 만날 예정이고, IMEX프랑크푸르트와 IMEX아메리카 등 업계 전문전시회에서도 회동을 갖는다. 얼라이언스 대변인에 따르면, 얼라이언스의 직접적인 결과로 얼마나 많은 단체가 행사를 예약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수치는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최소한 베를린과 휴스턴은 최근 베스트시티스를 통해 유치경쟁에서 승리한 사례를 대변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2년 6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베스트시티스 고객 워크샵에 참여하는 동안, 비지트베를린의 대표는 “국제재무협회(International Fiscal Association)” 관계자들에게 소개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최근 밴쿠버와 코펜하겐이 국제재무협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또한 “휴먼제놈기구(Human Genome Organization)”는 광역휴스턴컨벤션관광뷰로(Greater Houston Convention and Visitor Bureau)와 에든버러, 싱가포르, 벤쿠버가 공동으로 주최한 특별한 입찰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 이후 2016년 회의 개최지로 휴스턴을 선택하였다.
향후 얼라이언스 확장과 관련하여, 주로 남미나 동북아 등 아직 파트너도시가 부재한 지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신입도시들이 단계적으로 엄격한 가입절차를 거쳐 특정 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하는 지역제휴회원(Regional Affiliate Member, RAM)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지난 달 도쿄컨벤션 관광뷰로(Tokyo Convention & Visitors Bureau)가 첫 번째 회원으로 본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