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 널뛰는 객실 요금 잡기에 혈안
최근 텍사스가 심상치 않다. 오라클, HP, 테슬라 등 굴지의 기업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오스틴으로 본사를 옮기기로 하면서 제2의 실리콘밸리로서 거듭남과 동시에 IT 분야의 새로운 MICE 행사 개최지로 각광 받기 시작한 지 불과 2개월. 전례없던 한파로 인해 지역 자체가 마비되는 예상치 못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호텔 객실요금은 1,000 달러(한화 약 120만 원)까지 치솟았다. 휘발유 값은 물론이고, 생수 한 병의 가격도 배로 뛰고 있다. 지역에 불어 닥친 이번 역대급 한파로 인해 텍사스 전역의 전력과 수도 공급은 마비 사태에 놓였다. 물자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이를 노린 일부 상인들이 생활필수품에 과도하게 웃돈까지 요구하자, 물가의 폭등이 이어지고 지역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민원이 휴스턴에서만 20시간 만에 450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관광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크리스티안 메네피(Christian Menefee) 해리슨 카운티 대변인은 “관내 호텔의 객실요금이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면서 “한파의 영향으로 물가가 치솟는 바람에 생수도 2~3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거나 들통의 생수를 개별 병에 담아 비싸게 파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댈러스에 거주하는 한 지역민은 전기가 끊긴 자택을 떠나 인근의 숙박시설을 찾아다녔지만, 이미 전 객실 예약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결국 루이즈빌까지 넘어가 1박에 474달러(한화 약 52만원)나 지불하고 호텔을 이용해야 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람들이 거주지를 버리고 호텔로 모이는 어려운 시기에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통탄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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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텍사스에서는 이 같은 비정상적이고 의도적인 물가 폭등은 불법이다. 텍사스 주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감지하고 긴급히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비정상적인 물가 인플레이션에 일조하며 위법행위를 저지를 경우, 피해자에게 배상은 물론 최대 1만 달러(한화 약 1,1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피해자가 노인일 경우 최대 25만 달러(한화 약 2억7,000만 원)의 추가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호텔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텍사스 내 모든 호텔들이 과도한 요금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약간의 요금 변동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댈러스의 한 호텔업 종사자는 “댈러스의 알로프트 호텔(Aloft Hotel)의 경우 그동안 평균 94달러 수준으로 객실을 내놓고 있었는데, 정상 범위 내에서 약간의 변동(109달러)이 있었던 것을 두고도 고객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호소하였다. 그는 또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충분히 유동성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광 업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심각한 타격을 입고 몸살을 앓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범세계적으로 이동 및 집합 활동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댈러스에서 부띠끄 호텔을 운영하다가 코로나19에 이어 이번 한파로 인해 운영을 멈춘 한 호텔 업계 종사자는 “텍사스 호텔 업계는 거의 ‘대학살’ 수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메네피 휴스턴 대변인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련 업계에 협력을 장려하며, “서로를 위해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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