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6, 뉴스, 시설 인프라

팬데믹 시국에 개장한 신생 컨벤션센터의 운영전략 분석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신생 컨벤션센터의 개장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집합행사 및 대면 활동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첫발을 띄우게 되었으니 업계에서는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우려스러운 마음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존 전시컨벤션센터들도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숙제를 품고 있는 시점인 만큼 신생 컨벤션센터가 어떠한 전략으로 팬데믹 위기를 극복해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늘날 전시컨벤션센터 전반에 새로운 기능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신생 컨벤션센터들은 어떠한 운영관리 전략으로 출발선에 섰을까. 이들의 전략을 살펴보기 위해 본 고에서는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새롭게 개장하거나 개축 예정인 주요 10개 컨벤션센터를 집중 조명해보고자 한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개장한 컨벤션센터로 글로벌 MICE 매체들은 주요 10개 센터들을 조명했다. 이들에게 코로나19는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대위기일 것이다. 신생 컨벤션센터라고 해서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년 전부터 긍정적 청사진을 안고 건립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코로나19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신생 센터이기에 그만큼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지역과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여 커뮤니티로서의 새로운 역할과 기능을 자처하는가 하면, 기획 단계에서부터 특화 브랜딩 전략을 수립해 차별화된 운영전략을 선보이는 곳들도 있었다.

 

지역 커뮤니티와의 화합은 거듭 강조되는 이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새롭게 건립된 1)테파이크라이스트처치컨벤션센터(TePae Christchurch Convention Centre, 이하 크라이스트처치컨벤션센터)도 센터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지역과 손을 맞잡은 사례다. 크라이스트처치컨벤션센터는 개장 전부터 ‘컨벤션센터의 의미’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왔다고 한다. 크라이스트처치컨벤션센터의 총괄 매니저인 로스 스틸(Ross Steele)은 “센터 이름 앞에 붙은‘테 파이(Te Pae)’라는 단어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을 뜻한다”며 “컨벤션센터는 본래 방문객을 유치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목적으로 설계되지만, 근본적으로 도시와 함께 호흡하며 지역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개장 전부터 강조해온 지속가능성에 관한 행보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이 또한 지역과의 화합에 맥락을 두고 있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케이터링 메뉴를 선보이며 지역 내 상생을 시도한 것. 스틸 매니저는 “로컬푸드를 활용하여 케이터링 메뉴를 구성하는 것은 도시 재생을 위한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가능한 한 많은 지역 공급업체를 지원하는 것이 우리 센터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식음료는 행사의 경험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므로 주최사에 지역의 매력을 널리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라이스트처치컨벤션센터는 케이터링에 활용되는 식재료(육류, 치즈, 올리브오일 등)를 생산하는 지역 내 소규모 전문 공급업체와 협업하고 있으며, 식음료 중 60% 이상을 지역 내에서 충족하고 있다. 스틸 매니저는 “크라이스트처치컨벤션센터가 지역사회의 성장에 기반이 되는 다채로운 아이디어들이 공유되는 장이자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의 장이 되길 진심으로바란다”고 말하며 팬데믹 시기를 이겨낼 컨벤션센터 운영전략으로 지역과의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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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파크 센터피스(CENTERPIECE at Melbourne Park, 이하 센터피스)는 우리나라 잠실 MICE 복합단지 프로젝트와 유사한 주변 환경을 지니고 있다. 도시 경제의 중심부인 멜버른 CBD에 입지하는 동시에 스포츠 복합단지 내에 자리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2021년 9월에 개장한 멜버른파크의 센터피스는 주변 인프라와 어우러져 서로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센터피스는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특화지구인 멜버른&올림픽파크(Melbourne & Olympic Parks) 중 심부에 건립됐다. 센터피스는 입지적 특징을 반영하여 비즈니스 이벤트는 물론이고 예술, 문화, 요리 등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되는 다목적 원스톱 베뉴로서 운영될 방침이다.

올림픽공원 부지에 위치한 덕분에 센터 주변에는 마거릿코트아레나(Margaret Court Arena)와 5,000석 규모의 로드레이버아레나(Rod Laver Arena), 존케인아레나(John Cain Arena) 등의 다목적 경기장이 있다. 이들 경기장에서는 스포츠 이벤트뿐만 아니라, 공연, 쇼케이스, 갈라 이벤트 등의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센터피스와의 연계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러한 운영방침을 뒷받침하는 것은 비단 입지뿐만이 아니다. 탁 트인 전망과 야외 테라스로 이어지는 다용도 공간, 각 시설들과 연결되는 도보 동선, 공원부지를 이루는 야외 행사장 등도 센터피스가 자랑하는 공간이다. 센터피스의 프리미어 이벤트 및 경험의 총괄 매니저인 라라 번스(Lara Burnes)는 “센터피스의 회의장에서는 멜버른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며 “이러한 강점을토대로 개장 이후 지난 9월의 협회포럼(Associations Forum)을 시작으로 60개 행사를 개최, 25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MEETT 툴루즈전시컨벤션센터(MEETT Toulouse exhibition and convention centre, 이하 툴루즈전시컨벤션센터)의 특징은 야외공간의 비중을 높여 감염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에 개장한2)툴루즈전시컨벤션센터는 툴루즈 지방정부에서 약 3억 1,100만 유로(한화 약 4,265억 원)의 예산과 4년의 시간을 들여 건립한 전시장이다. 건립단계에서부터 툴루즈전시컨벤션센터는 글로벌 MICE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명 건축디자이너인 OMA(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의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s)가 설계에 임했기 때문이다. 렘 콜하스는 툴루즈컨벤션센터를 설계하면서 센터 실내공간과 야외공간의 연계성에 집중했다. 모듈러 건물로 설계된 7개 전시홀(40,000㎡)과 최대 10,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모듈형 공간) 사이에는 야외로 조성된 센트럴스트리트가 있다. 이른바 콘코스의 역할을 하는 센트럴 스트리트에는 곳곳에 매표소와 각종 편의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아울러 센트럴 스트리트 상부에 주차장을 올려 부지 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덕분에 툴루즈전시컨벤션센터는 25,000㎡ 규모의 야외 행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건축적 특징은 곧 운영특화전략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행사가 내외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방문객 밀집도도 자연스럽게 낮출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툴루즈전시컨벤션센터의 메인 동선이 야외로 배치되어 있다는 점은 오늘날과 같은 감염병 시국에도 상당한 강점이 될 수 있는 요소다. 툴루즈전시컨벤션센터의 이벤트 총책임자인 패트리스 베살(Patrice Vessal)은 “우리 센터는 실내공간과 야외공간을 선 그어 구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라며 “야외공간을 활성화하는 전략을 통하여 많은 잠재력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툴루즈가 우주·항공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삼고 있는 만큼, 툴루즈전시컨벤션센터 또한 이러한 행사수요를 적극적으로 소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내공간의 높이제한에 걸리는 대형 장비 등도 야외공간을 반입이 가능하기에 전시품목의 폭을 더 넓히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크라이스트처치컨벤션센터는 새롭게 개축된 컨벤션센터다. 1997년에 개장되었으나 2011년 뉴질랜드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로 2012년에 철거된 적이 있다. 이후 재건축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2021년 하반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개장하게 된 것. 당초 예정했던 개장 일정은 올해 10월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하여 11월로 연기되었다. 2021년 6월 기준, 개장을 5개월 앞둔 시점에 이미 테 파이 컨벤션센터는 오스트레일리아 연안항만협약(Australasian Coasts and Ports convention)을 포함하여 약70여 개의 행사를 유치하였다
2) 2020년 하반기에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9월에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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