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이벤트를 기획하기 위해서는 기존 형식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이벤트 참가자들은 가만히 앉아 전문가의 강연을 듣는 방식의 행사를 더 이상 원하지 않고, 참석자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얻기를 원한다. 과거와 달리 혁신적인 이벤트 설계 방식은 이러한 참가자들의 요구와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에 가장 큰 초점을 둔다.
혁신적 회의 설계는 기존의 방식들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구현하는 데에 다소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참가자들의 경험과 이해관계자들의 만족을 높이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각종 교육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미팅 프로세스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미팅의 효과 및 성과, 그리고 ROI를 증가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새로운 방식의 회의 설계를 적용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기 때문에, 10가지 혁신적인 이벤트 기획 방식과 함께 이를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팁과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함께 소개하였다.
1. 기초적(elementary) 문화 행사 형식을 차용한 미팅
합병을 앞둔 두 회사의 이벤트를 기획한다고 가정해보자. 대부분의 미팅 플래너들은 기업 합병을 경험해본 적이 없지만, 누구나 두 남녀의 인생의 ‘합병’을 기념하는 행사인 “결혼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결혼과 기업 합병을 연결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벤트를 기획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 합병을 마치 결혼에 비유하여 어떻게 이 한 쌍이 만나게 되었고, 만남을 이어나갔으며, 미래를 약속했는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벤트를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기초적인 문화 행사의 틀을 이벤트에 적용하는 것은 ‘근본적인 미팅 형식’의 한 예다. 이를 적용한다면 참가자들이 공유하는 상식과 행사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활용한 행사를 기획할 수 있다. ‘근본적인 미팅 형식’의 또 다른 예로는 연휴 저녁 모임, 파티, 과학 실험, 법원 재판, 사교 행사 등이 있다. 이벤트를 설계할 때에 행사 전체 혹은 일부분에 친숙한 틀을 적용할 수 있는지 충분한 사전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2. 참여 기회가 풍부한 미팅
수십 년간의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활용하는 전체 학습 방식의 90%가 비형식적인 학습(경험적, 사회적, 자기 주도적 학습 등)이다. 즉, 성인 학습의 10%만이 공식적인 강의나 회의 및 프레젠테이션 중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팅에서는 형식적인 프레젠테이션 방식을 고수하여 교육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이 작업 환경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필요로 하는 접근 방법을 반영하여 미팅에서의 학습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참가자들이 직접 경험하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세션을 마련해야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다행히 행사 기획자와 발표자들은 이미 충분한 시간을 통해 검증된 다양한 참가자 참여유도 방법을 알고 있다. 각각의 미팅에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해당 세션과 미팅의 목표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답변해야 할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 기대되는 성과는 무엇인가?
- 어떤 중요한 정보들을 전달하고자 하는가?
- 서로 어색한 참가자들을 연결시키고 싶은가?
- 유용한 전문 기술 및 경험을 소개하고자 하는가?
- 커뮤니티를 생성하거나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고 싶은가?
- 참가자들이 결정해야 하는 행동 사항(action item)이 있는가?
- 그룹의 규모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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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참가자들이 주도하는 미팅
참가자가 회의에서 다루고 싶은 주제를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큼 교육 효과를 향상시키는 방법은 없다. 다른 사람들은 회의 참가자가 진짜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5년간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원하는 세션 주제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이 사전 계획 단계에서 제외된다. 즉, 적어도 절반 혹은 그 이상의 세션은 참석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참가자 중심으로 미팅 전체를 이끌어 나가거나, 최소한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몇 개의 세션을 진행한다면, 사전 계획 단계에서 놓쳐버린 참가자들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세션 수준에서 보면, 포스트 잇!(Post It!)과 같은 방법을 활용하여 참가자들이 다른 전문가들로부터 어떠한 것을 배우고 싶은지 재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포스트 잇!은 세션 시작 전 참가자들에게 한 장씩 접착 메모지를 나눠주고 세션에서 어떠한 토픽을 다루고 싶은지 적어 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이 적어낸 메모지를 모아 비슷한 주제끼리 분류하고 구분하여 이를 바탕으로 세션을 기획한다. 발표자는 현장에서 즉시 참가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그들이 원하는 내용으로 세션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포스트 잇! 기술을 활용하여 워크숍 세션 구성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 식사 시간에 참가자들이 접착 메모지에 원하는 세션 주제, 혹은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주제를 적어내도록 한다. 자원봉사자들이 벽에 붙은 쪽지들을 모아 적합한 것들을 추려내고 이에 맞는 진행자 혹은 발표자를 찾아 그날 하루의 프로그램을 즉석으로 계획한다. 이처럼 간단한 방법을 통해 즉석에서 적절한 세션들을 상당수 추가할 수도 있다.
4. 소규모 니치(niche) 미팅
대규모 컨퍼런스에 대한 관심과 명성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대부분의 회의는 100명 미만의 참석자가 모여 소규모로 진행된다. 우연이든 계획된 것이든 간에 이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다. 앞으로도 대규모 회의가 계속해서 개최될 것이나, 대규모 회의에는 유명한 사람들이 나와 자신의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필요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또한 강연 방식의 회의는 참가자들이 주제에 대한 관심과 동기를 갖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전성기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은 규모의 미팅에서는 참석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그들이 직접 주도하는 회의 형식을 채택하기가 용이해 참가자 만족도와 교류를 향상시키기가 훨씬 쉽다. 가장 생산적인 회의방식은 소수의 타겟 그룹에 집중하여 그들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인데, 이러한 소규모 니치 미팅에 참가한 사람들은 평소에는 만날 일이 없는 수백 명의 사람들 사이를 무의미하게 지나다니거나 몇 주만 지나면 잊어버릴 강연을 들으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대신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와 능력을 가진 백 명 미만의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적절히, 수익성 있게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5. 짧은 발표자 워크숍을 동반하는 미팅
대부분의 발표자들은 관객을 10분 이상 집중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짧은 시간 동안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번개” 발표가 회의 산업에서 환영받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18분짜리 TED Talks가 가장 대표적인 예이며, 스무 개 정도의 슬라이드만을 각 15초 혹은 20초 내에 신속하게 소개하는 페차 쿠차(Pecha Kucha)나 이그나이트(Ignite)와 같은 혁신적인 방식들도 인기가 있다. 이처럼 최근에는 흥미롭고 효율적인 수단을 통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집약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발표 형식이 자주 사용된다.
학습을 더욱 강화하고 공유된 콘텐츠를 면밀히 탐색하고자 한다면 짧은 프레젠테이션과 동시에 여러 진행자들이 진행하는 브레이크아웃 세션을 마련해야 한다. 가능한 시간에 따라 참가자들은 한 개의 세션만을 선택하거나 여러 진행자들의 세션 사이를 이동하며 참석하도록 선택할 수 있다.
6. 학습을 강화하고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미팅
미팅에 참가한 이후에도 참가자들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미팅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미팅 중간이나 종료된 후에 학습한 내용을 강화할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잠재적 학습과 변화의 불꽃이 금방 시들어버린다. 참가자들의 학습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서 하루의 일정이 끝나갈 때 즈음 ‘마무리 모임’을 개최할 수 있다. ‘마무리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하루 동안 놓친 세션에 대해 알아보고 배운 내용들을 통합시키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하루 동안 받아들인 콘텐츠와, 이와 관련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다.
참가자들의 개인/그룹 학습과 교류, 그리고 행사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두 가지 혁신적인 세션 형식이 있다. 먼저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갖는 자기성찰 시간(Personal Introspective)은 참가자들이 회의를 통해 자신의 삶과 직장에서 변화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도록 한다. 자기성찰 세션 동안 참가자들은 컨퍼런스에서의 경험과, 이 경험이 앞으로 자신의 삶과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등에 관련된 5가지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답변해보고 소그룹으로 나누어 서로의 답변을 공유한다. 이 과정을 통해 조원들이 함께 하루를 돌아보고 성찰하면서 서로가 더욱 가까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그룹 성찰 시간(Group Spective)을 통해 참가자들이 함께 행사를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그룹의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회의 경험에 대한 공개적 합의를 도출하고, 행사 종료 이후 각자의 행동 사항(action item)을 발굴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7.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미팅
의사들은 때때로 의사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 정기적이고 사적인 소규모 미팅을 가진다. 의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전문가 그룹은 이런 형식의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전통적인 회의 방식은 친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참석자들이 동료들과 민감한 주제에 대해 마음 편히 논의할 수 있는 세션을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우선 참가자들이 논의하고 싶은 주제가 무엇인가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행사장에서 익명 혹은 반 익명의 크라우드 소싱을 진행하여 참가자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는 다양한 주제들을 조사한다. 주제가 정해지면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세션이 진행될 수 있도록 미팅 시간을 배정하고 각 세션을 이끌어나갈 진행자를 정한다. 마지막으로 세션 시작 전 참석자들에게 현장에서 논의되는 사항들이 반드시 기밀로 유지될 것임을 공지하고, 참가자 누구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질문하며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서약서를 작성하게 할 수도 있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이처럼 민감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매우 선호한다.
8. 몸을 직접 움직이는 미팅
공식 프로그램에 단체 달리기나 요가 수업 등과 같은 신체활동 세션을 추가하는 미팅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별도의 신체활동 세션을 갖는 것도 좋지만, 미팅 세션이 진행되는 동시에 참가자들이 가볍게 몸을 움직이도록 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99%의 세션은 참석자들이 오랜 시간 한 자리에만 앉아있도록 한다. 하지만 우리 몸은 10분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뇌로 흐르는 혈류가 감소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세션 동안 몸을 움직여 청중의 집중을 다시 환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가자들이 오랜 시간 앉아있었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리 운동을 하도록 다음과 같이 제안할 수 있다. “오랫동안 앉아 있었네요. 잠시 간단한 운동을 해볼까요? 손에 든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주세요.” “20초 동안 어깨를 천천히 올렸다가 다시 아래로 내리고 천천히 돌려주세요.” “목이 약간 당기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오른쪽으로 돌려주세요. 목을 앞이나 뒤쪽으로 꺾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편안한 위치에 잠시 멈춰주세요. 10초 동안 유지한 후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세요. 왼쪽도 똑같이 반복해주세요.”
또 다른 방법으로 참가자들이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세션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일정 사이사이에 산책을 끼워 넣어 참가자들이 오전이나 오후 시간 전체를 앉아서만 보내지 않도록 한다. 해당 지역의 관련 시설이나 인근 자원을 돌아볼 수도 있고, 색다르고 아름다운 경치 속을 걸으며 세션을 진행할 수도 있다. 단순히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질을 상당히 높일 수 있는데, 이때 스쿠터나 골프카트를 미리 준비하는 등 보행이 어려운 참가자들을 위한 배려도 잊어서는 안 된다.
9. 놀라움이 가득한 미팅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놀랍고도 새로운 요소를 포함한다면 참가자들의 흥미와 학습, 그리고 그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반드시 콘텐츠에 집중하여 진행되어야 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행사를 제외하고는, 보다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동반하도록 미팅을 설계하는 것이 좋다. 필요에 따라 세션 발표자가 누구인지를 제외하고는 세션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친다면 더욱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세션을 진행할 수 있다.
아직 참가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방식의 미팅을 진행하려고 한다면 계속해서 놀라움을 주는 방법이 아주 효과적일 수 있다. 참가자들은 보통 세션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미리 안다면, 자신이 원하는 세션이 아닌 경우에는 참가하지 않을 계획을 미리 세운다. 물론 그들이 원치 않는 행사에 참가 거부할 권리는 보장해야 하지만, 참가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학습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 솔루션 룸(Solution Room)
솔루션 룸은 2011년 처음 소개된 이래로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세션 방식이다. 솔루션 룸은 90분에서 120분 동안 참가자들을 직접 참여시키고 함께 소통하게 한다. 참가자들은 이 시간 동안 서로 협력하며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된다. 이 세션 방식은 20명 혹은 그 이상의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보통 행사의 오프닝이나 클로징 이벤트로 활용된다.
참가자들은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 후 익명으로 동료의 조언이나 지원을 받고 싶은 개인의 도전 과제를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처음 보는 6-8명의 사람들이 모여 작은 그룹을 만들고, 각 그룹은 전지로 싸인 원형 테이블에 모여앉아 색깔 마커를 이용해 각자의 도전에 대한 마인드맵을 작성한다. 참가자들은 돌아가면서 각자 자신의 문제를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다른 조원으로부터 다양한 조언과 지원을 얻는다.
공식적인 회의 시작 전 솔루션 룸을 진행하면 아직 어색한 참가자들이 서로 가까워지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그룹과 공유하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인 “피어 컨설팅(Peer Consulting)”이 문제 해결에 아주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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