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54, 데스티네이션, 전략

호주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 현황 분석

글로벌 MICE산업의 이목이 호주에 집중되고 있다. 비즈니스 이벤트산업 회복과 육성에 관한 국가적 관심이 상당하다. 공격적 마케팅을 추진함은 물론이고, 주변국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MICE 참가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호주를 찾을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FIFA 여성 월드컵이 호주에서 개최되는 동안 MICE 개최지로서의 역량을 뽐낸 덕분에 호주의 관광·MICE 업계도 덩달아 환호하고 있다. 아울러, 관광과 IT가 만나는, 이종산업 간의 융합도 열기를 더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호주 MICE산업은 오늘날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본 고에서는 호주의 현황과 최근 이슈를 통해 MICE산업 육성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Contents

1. 연도별 호주 MICE산업 회복 현황 분석
2. 2023년 호주의 MICE산업 동향 및 육성 전략 분석
3. 종합 시사점


2019년 팬데믹 이전 호주 MICE산업의 가치…경제적 파급효과 357억 달러 창출

호주는 관광·MICE산업으로부터 막대한 가치를 창출해왔다. 호주 MICE산업을 아우르는 호주비즈니스이벤트협의회(The Business Events Council of Australia, 이하 BECA)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까지만 해도 호주에서 개최되는 MICE 행사는 약 48만 건에 이르렀으며 이를 통해 유입되는 참관객은 4,370만 명 수준이었다. 시장규모만큼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했다. 팬데믹 이전 기준, 호주에서 개최되는 MICE 행사의 직접지출효과는 357억 달러(한화 약 47조 원)에 달했다. 참가자당 지출 규모는 820달러(한화 약 109만 원)였다. 또한, MICE 행사는 23만 명의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했다. 업계 종사자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는 연간 111억 달러(한화 14조 원)에 이르렀다.
행사 분야별로 보면 회의 및 컨벤션의 분포와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9년 회의 및 컨벤션 부문의 행사 개최건수는 총 459,759건이었으며, 전시회 2,536건, 인센티브투어 22,087건이었다. 행사당 직접지출효과는 전시부문(156만 달러, 한화 약 20억 원)이 가장 컸으나, 참가자당 지출 규모는 인센티브 투어 부문(1,420달러, 한화 약 188만 원)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2021년 호주 MICE산업 발목 잡는 인력 문제…“고용유지지원금이 가장 큰 도움 됐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했을 무렵, 호주에 예정되어 있던 MICE 행사 중 90% 이상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바 있다. 높은 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강행함으로 인하여 도시 곳곳이 봉쇄되는 것은 부지기수였다.
이후, 2021년부터 주요 국가의 국경이 재개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상황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호주 MICE산업의 회복은 다소 더뎠다. BECA는 “호주 MICE산업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라며 “행사 수요가 돌아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1년 BECA는 ‘비즈니스 이벤트산업에 관한 정부 지원 및 미래 전망 보고서(Government Support & Future Confidence Report)’를 통해 “응답자 중 71%가 기존 인력 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 속에서 당시 호주 정부가 내놓은 것은 고용유지지원금이었다. BECA는 “팬데믹 당시 호주 MICE 업계 중 90% 이상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며 어려운 시기를 견뎌냈다”라고 밝혔다.

2022년 호주 정부, 시장 회복 견인을 위한 정책 마련 추진

지난해 1월 BECA는 자국 MICE산업의 회복 프레임워크(Recovery Framework)를 수립, 국제행사를 통한 방문객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발판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호주컨벤션뷰로협회(Association of Australian Convention Bureaux), 호주컨벤션센터연합(Australian Convention Centres Group), 호주전시이벤트산업협회(Exhibition and Events Association of Australasia), 호주회의이벤트산업협회(Meetings and Events Australia), 호주PCO협회(Professional Conference Organisers Association) 등 관련 협단체와 협업하여 호주 MICE산업 회복에 시급한 과제들을 추리고, 이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해당 지원 프로그램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개년 간 운영된다.
BECA의 지원 목표는 MICE산업 인력 불균형 문제 해소, MICE산업 혁신 견인, 투자 및 지식교류 활성화 등이었다. 해당 3개 목표 아래 제시된 지원 패키지는 총 두 단계에 걸쳐 제공된다. 단순히 지원금을 주는 형태에서 벗어나, 소비자, 인력, 비즈니스 모델과 투자유치 등 산업 구조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한 것이다.
BECA는 “팬데믹 기간동안 비즈니스 이벤트 행사 지원 프로그램 명목으로 총 5,000만 달러(한화 약 665억 원)의 긴급지원금이 투입되었음에도 목표한 수준만큼의 시장 안정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정부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여 호주 MICE산업 회복에 관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MICE산업의 중장기 미래 전략…‘THRIVE 2030’ 공표
호주는 MICE산업의 재부흥을 꿈꾸고 있다. 최근 호주 정부는 ‘트라이브(THRIVE) 2030’이라는 국가 전략을 공개하며 비즈니스 이벤트를 통한 호주의 방문객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번 전략의 비전은 ▲수준 높은 MICE 경험 제공, ▲글로벌 경쟁력 강화, ▲MICE산업의 수익성 강화, ▲지속가능성 강화, ▲호주 국민을 위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증대 등이다. 또한, 코로나19에서 파생된 신규 과제와 기존의 구조적 과제 등을 해결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설정했다. THRIVE 2030이 주력하는 4대 실행과제는 다음과 같다.

참고자료 : THRIVE 2030의 4대 실행과제

˙주요 MICE 타깃사장의 다각화

˙ 호주만의 MICE 경험 및 개최지 경쟁력 자원 신규 개발

˙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 인력, 서비스, 인프라 등의 현대화 추진

˙ 데이터 및 양질의 정보 관리를 위한 민관의 유기적 협업

호주, “2030년까지 MICE산업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 2,300억 달러 창출하겠다” 
THRIVE 2030에서 호주는 내년까지 MICE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1,660억 달러(한화 약 220조 원, 2019년도의 실적 달성)까지 회복하고, 2030년에는 2,300억 달러(한화 약 300조 원) 상당의 파급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호주는 3단계에 걸친 연도별 추진전략을 내놓았는데, 내년까지는 완전한 팬데믹 극복을 위한 회복에 집중할 방침이며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주요 타깃시장1)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에 뛰어들 계획이다. 또한, 2028년부터 2030년까지 MICE산업 육성 지원에 속도를 더하여 서비스 품질 강화를 추진하고 외국인 참가자 규모를 확충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3단계 육성 단계에서는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비즈니스 구조 개선 및 기술융합 촉진을 위한 대대적 투자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7대 세부전략사업 ① MICE산업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 확립
THRIVE 2030에는 구체적 실행방안도 담겼다. 7대 주제는 사업추진을 위한 거버넌스 확립과 역할분담을 시작으로 하여, 양질의 데이터 및 정보 관리 추진방안, 인력수급 안정화 방안,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방안, 방문객 인프라 개선 방안, 주요 시장 재구축 및 참가자 유치 전략, 수준 높은 MICE 상품 개발 등으로 구분되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호주의 방문객 경제를 총괄하는 호주무역청이 주축이 되어 각 지방정부, 관련 부처(교통인프라개발부, 관광부 등)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명시했다. 데이터 기반 확립 사업 또한 각 부처 및 기관의 협업 아래 추진될 방침이다.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관리 주체 정립과 예산수립은 호주무역청이 담당하고 있으며, 데이터 수집 체계 마련 및 기존 데이터 관리 사업은 호주무역청과 호주통계청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아울러, 성과지표개발은 호주무역청과 지자체, 비즈니스 이벤트 업계 등의 논의에 따라 개발될 방침이다. 방문객 지출현황 모니터링 등도 호주무역청의 주도하에 추진될 예정이다.

7대 세부전략사업 ② 내무부까지 참여하는 MICE산업 인력 이슈
최근 호주 MICE산업의 인력 수급 문제가 극심한 탓에 7대 과제 중 인력 수급 안정화에 대한 세부사업이 가장 많이 나열되었는데, 인력수급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위원회 구성과 인력 현황에 관한 연구조사 시행, 지역 MICE산업 인력 야성을 위한 정책 및 프로그램 개발,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 정책 완화를 통한 잠재적 인력풀 마련, 유학생 대상 비자 발급 처리 간소화 지원, 호주 중소기업의 종사자 이민비자 신청 절차 개선(예시: 태평양·호주 지역 인력 모빌리티 정책), ‘인력 역량 강화(Government’s Skill reform agenda)’ 지원 프로그램 실시 등이 추진되고 있다.
호주가 MICE산업 인력수급 개선사업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은 거버넌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무부(Home Affairs)까지 팔을 걷어붙이며 정부 차원의 지지와 관심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다. 또한, 호주 직업역량부(Jobs and Skills Australia)와 호주 원주민관리보호국, 통계청, 관광청, 고용노동부, 사회서비스부 등도 참여하고 있다.

7대 세부전략사업 ③ 호주 MICE 업계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지원
MICE산업의 기반 강화를 도모하는 사업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호주 정부는 업계가 시대변화를 받아들이고 서비스 혁신에 도전할 수 있도록 사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다양한 형태(예시: 교육, 실행지침서, 지속가능성 성과지표 등)로 내놓을 방침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는 MICE산업의 특성을 감안하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집중지원 프로그램도 별도로 마련된다.
해당 사업에는 호주세무청이 참여하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제 혜택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제2의 팬데믹 상황에 대비하여 호주관광위원회가 위기관리 계획을 공표하여 유사시의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나날이 달라지는 관광객들의 행동과 관광 행태를 모니터링하여 업계가 새로운 관광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정보자원도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7년 뒤, 우리나라 MICE산업은?
2030년을 향한 준비가 시작되고 있다. 거센 변화의 물결 속에서 MICE 선진국들은 2030년 미래 전략과 비전을 내놓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비롯하여 새로운 가치창출과 비즈니스 모델 개편 등 새로운 트렌드를 맞이하면서 그동안 MICE산업이 안고 있던 구조적 문제까지 실질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 2030년까지의 계획이다. 팬데믹을 기회로 삼아 대청소와 리모델링을 동시에 진행하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러 정책사업 가운데 대부분의 나라에서 우선순위를 강조하는 꼭지가 있다. 바로 인력과 서비스 개선이다. MICE 선진국들은 이 두 요소가 MICE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강화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력을 핵심동력으로 삼는 산업인 만큼 인력 수급 불균형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이 촉발한 경험 기반 트렌드는 여느 때보다도 편리한 경험을 중요시하므로, 앞으로 참가자 경험의 수준에 따라 개최지 선택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MICE산업도 미래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인적구조에 관한 심도 있는 고민이 이루어지고 있고, 디지털 전환도 꽤 도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오늘날, 세계시장이 주목하는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더 넓은 범위에서의 방향 설정도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 7년 뒤, 우리나라 MICE산업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나라 MICE산업 육성 정책도 풀(Pool) 확장이 필요하다
융합이 필수가 된 시대다. 목표달성과 문제해결을 위하여 각자의 고유 역량을 모아 더 큰 힘을 빚어낸다. 정책사업도 마찬가지다. 산업 곳곳의 이슈를 들여다보면 여러 분야의 협업과 관심이 있어야 비로소 해결될 수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전문성을 갖는 중심축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산업 육성의 현안도 촘촘히 연결된 사회망 속 일부이므로 우리 분야와는 다른 전문성을 갖춘 수많은 축의 도움을 받아야 실질적 해결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해외 MICE 참가자들에게 편리한 방문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면, 교통, 숙박, 식음, 보건안전 등 생활과 경험을 이루는 요소들에 대한 터치가 필요하다. 특히 융복합이 강조되는 오늘날, 단순히 관광적 접근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많지 않다. 더욱이, 가치확장을 논하고 있는 세계시장의 흐름에 발맞추려면 다각적인 접근과 관점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호주는 2030년 미래 전략을 수립하면서 각 현안에 관한 거버넌스 정립을 발 빠르게 추진했다. 내무부, 통계청, 교통·인프라부와 민간까지 MICE산업의 당면과제 해결에 필요한 이해관계자들이 ‘2030년 MICE산업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하나로 모이게 되었다. 즉, MICE산업을 관할하는 주무부처인 호주무역청만의 정책과제가 아니게 되는 셈이다, 단순히 새로운 트렌드 반영을 위한 미봉책 마련이 아닌, MICE산업의 궁극적 체질개선을 시도하려는 호주의 노력이 돋보인다. 또한, 이러한 실행구조는 호주가 MICE산업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에 이번 THRIVE 2030 미래 비전은 호주 MICE 업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선진 모델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거버넌스와 정책 추진 현안에 관한 심도있는 진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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