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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회의로 인한 피로의 원인과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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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국에 화상회의가 그야말로 대세다. 물리적 이동과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편리성 덕분에 스카이프(Skype)와 줌(Zoom)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들은 다운로드 순위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이처럼 화상회의가 상승세를 달리는 추세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실제로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줄줄이 이어지는 화상 컨퍼런스로 인해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를 ‘뉴 노멀’에 의한 새로운 현상으로 보는 시선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화상통화 피로(Video call fatigue)’라는 신조어도 등장하였다.

‘화상통화 피로’의 증상은 마치 화상회의들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중압감과 소셜미디어에 산재된 온갖 불편사항에 시달리는 감정들을 포함한다. 이러한 증상들을 경험하는 이유에 대해 관련 학계에서는 실제 사람이 아닌 카메라 앞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행위 자체에 사람들이 큰 피로도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상회의가 지금 시국에서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데 큰 이점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코로나19 팬데믹 시국 속 화상통화 기능 모바일앱의 폭발적인 다운로드 현황(출처: Prioi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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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회의로 인해 몰아치는 정신적 피로도

화상회의가 주는 혜택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피로를 느끼는 실제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심리학자 린다 카예(Linda Kaye) 영국 엣지힐 대학교 교수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심리’ 때문이라고 보았다. 화상통화로 대화를 할 때 통화자 스스로의 모습을 화면상에서 계속 확인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에 무의식적으로 신경을 쓰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카예 교수는 “화상통화를 할 때는 평소보다 자기인지 수준이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실제 면대면 소통 때보다 더 스스로의 모습과 언행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기인지 심리와 더불어, 갑작스럽게 늘어난 온라인 회의 스케줄이 부담이 된 점도 심리적 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시아드 경영대학의 업무공간 학습(Workplace learning) 분야 전문가 장피에로 페트리글리에리(Gianpiero Petriglieri)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화상회의로 인해 사람들이 피로를 느끼는 이유로 보디랭귀지와 같은 비언어적 신호(non-verbal cues)를 다른 소통방식으로 구현해야 하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화상회의를 통해 소통을 할 때면 사람들은 육체와 정신의 오묘한 불협화음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정신적으로는 교류(통)하고 있지만 실제로 눈앞에 육체는 가까이 있지 않으니, 이 점에서 사람들은 감각이 불일치 된 상황에 안정되지 못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해위험에의 노출될 가능성

런던단과대학교에서는 또 다른 주장을 제기하였다. 응시하는 시간이 피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은 편안한 상태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행위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감도 응시 후 3초만 지나면 곧 불편한 감정으로 바뀌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BBC도 국제 인간-컴퓨터 연구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Computer Studies)에 발표된 한 독일의 연구를 언급하였다. 발제 시간이 조금이라도 늘어나거나 종료 예정 시간보다 길어진다면 화상회의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면서 회의에 대한 반응과 적극성도 저조해진다는 연구결과다.

장피에로 페트리글리에리는 ‘자아복합성(self-complexity)’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는 개성과 관련된 문제로, 인류는 서로 다른 개인이 모여 다양성을 이룬다. 그러나 코로나19 시국에 타인과 소통을 하려면 모두 화상통화 플랫폼 앞에 모여야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개성과 개인의 복잡성을 확인하거나 드러내고,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해진다는 설명이다.

 

미래를 위한 더 큰 그림

화상회의에 관한 불편한 감정이 증가하는 것은 이동 제한으로 인해 경고등이 들어온 국민 복지 이슈와 관련이 될 수 있다.

미국 사회조사 전문기업 갤럽이 공개한 최근 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 성인의 60%가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 4월에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응답했으며, 45%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답하였다.

▴ 2018-2020년 미국 성인의 일간 감정 경험 현황-즐거움, 걱정, 스트레스를 중심으로(출처: 갤럽)

 

다행인 점은 화상회의로 인한 피로도를 낮출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소개된 방안은 다음과 같다.

 

  • 생산성 증진을 위한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가지라.
  • 화상회의 러닝타임을 줄여라.
  • 화면상의 자극을 줄이고, 화면상에 자신의 모습을 노출하지 마라.
  • 가상사회모임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버려라.
  • 화상통화보다는 음성통화를 하거나 이메일과 같은 상황에 적절한 대체제를 이용하라.

 

가상 플랫폼을 통한면대면 소통의 장점

코로나19 발병 이전에는 ‘노멀’이었던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심리적 그리움이 커지고 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상회의의 심리적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이든 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팬데믹 시국에 인간 웰빙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예일 대학교의 로리 산토스(Laurie Santos) 교수는 오히려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이동 제한으로 인한 고립감으로부터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는 최근에 진행했던 연구를 언급하며 “사람들은 실시간으로 타인과 어울리고 교류하는 행위를 필요로 한다”면서 “줌(Zoom)과 페이스타임(FaceTime) 같은 서비스는 오늘날 같은 시국에 사람들의 소통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라고 강조하였다. 그는 또 “사실상 사람들은 화상회의를 통하여 타인의 표정을 읽고 목소리를 통해 감정을 추측할 수 있다”며 “이는 대면 소통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사람들을 연결해주는)과 근본적으로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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