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정책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저성장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가 차츰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도 일자리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OECD국가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및 내수의 양극화,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IT의존도 확대, 노동집약 산업체들의 해외진출 등으로 인해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증가하지 않는, 이른바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문제를 겪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휴대폰, 반도체, LCD 등의 정보기술산업은 기술 및 자본집약적 산업특성상 수출이 크게 늘어도 고용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또한, 노동보다 자본경쟁력이 우세한 산업구조 하에서는 노동가격인 임금이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노동수요, 즉 고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게 되고, 이로 인해 공장자동화나 해외진출을 통해 국내보다 임금이 싼 해외에서 노동력을 충당하게 되면서 국내 기업의 고용창출은 당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지난 9월 1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한국고용의 현주소 – OECD 국가와 주요 고용지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고용탄성치(GDP증가율 대비 취업자증가율)는 2004년-2011년 평균 0.29로 주요 선진국인 독일(0.93), 호주(0.86), 프랑수(0.47), 영국(0.42)보다 크게 낮아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기업들의 해외투자가 확대되고,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서비스업의 취업자 비중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데 일부 기안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참고로 2010년 취업유발계수(명/10억원) 는 전산업 평균 12.9, 제조업 9.3인데 반해 서비스업은 16.6으로 제조업 대비 약 1.8배가 높았다. 이 보고서는 우리경제의 고용창출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서비스업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이면서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평가받는 MICE산업은 연관산업에의 파급효과가 높고 고용창출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 MICE산업의 고용효과를 살펴보면, 풀타임 근로자 기준으로 영국이 약 43만개, 독일은 약 5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미국은 최근 발간한 ‘미국 MICE산업의 경제기여도’ 보고서를 통해 미국 MICE산업이 약 630만개의 일자리 (상근직, 비상근직 포함)를 창출하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들 국가의 고용효과 분석방법론에 차이가 있긴 하나, 공통적인 것은 이들 국가 모두 MICE산업을 고용창출력이 높은 산업으로 평가하고 있고, MICE산업의 성장이 일자리창출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올해 ‘한국 컨벤션의 해‘를 맞아 지난 1월 19일 개최된 ‘MICE산업 CEO포럼’과 7월 개최된 ‘MICE 채용박람회’에서 MICE산업의 고용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었다. 이는 경기침체로 취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동집약적 지식산업으로 분류되는 MICE산업이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국내 MICE산업이 3배 이상 성장하면서 관련 업체의 수와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MICE산업 종사자 수도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전문인력의 양성 및 관리, 채용과 이직과 같은 고용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향후 국내 MICE산업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국제회의 개최건수와 같은 단순한 지표로 MICE산업의 성장을 논할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제효과나 일자리창출 효과와 같은 다양한 성장지표를 통해 MICE산업의 성과를 평가하고, 성장의 질(quality)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창현 박사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