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나 MICE산업 관련 업체에 입사한지 얼마 안 되는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15년 전과 비교해 MICE산업이 얼마나 많이 발전되고 달라졌는지가 새삼 느껴진다.
ICEM이 개원하던 1997년도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산업의 이름도 MICE가 아닌 『국제회의 산업』이었고, “컨벤션”이라는 단어도 생소했던 기억이 난다. PCO도 국내에 36개가 등록되어 있었고, 컨벤션센터는 코엑스 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불과 15년 정도 사이에 컨벤션센터는 10여개가 되었고, PCO는 300개에 육박하는 업체가 생겼고, UIA 개최건수 순위 또한 눈부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이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변화와 성장을 일궈낸 국가는 시장 개방이 진행된 중국을 제외하고는 그 예가 없지 않나 싶다.
국내 MICE산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던 동력은 정부의 지원도 있었고, 민간 기업의 세계 경쟁력 향상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시드니 컨벤션뷰로 직원이 한국은 어떻게 정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원을 잘 해주느냐하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우리는 여전히 많은 연구 프로젝트에서 해외 벤치마킹 사례를 찾고 있지만, 더 이상 우리가 벤치마킹 할 만한 국가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고 학계의 관심과 노력으로 많은 우수 인력을 배출하여 국내 PCO 및 컨벤션 센터 등 관련 산업 종사자의 세계 경쟁력은 월등히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산업 발전의 근간이 될 수 있는 MICE산업 통계의 체계성과 운영 부분이 아닐까 싶다. 1997년도 연구원이 개원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통계에 관한 요구와 보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이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현재시점에도 국내 MICE산업 통계에 대한 신뢰성과 체계성은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과연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통계시스템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통계자료를 수집하는 것에 문제가 있을까? 통계와 관련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사실 PCO가 요구하는 서비스 표준요율 문제, 학교에서의 인력배출 계획과 관련된 문제, 지역 특화 컨벤션 개발 문제 등이 원활하게 풀리기가 어렵다.
한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통계자료가 있고, 이를 위한 자료 수집이 일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우리는 수집해야 하는 통계자료의 기준에 대해서만 정리가 되고, 이를 어떻게 수집할지, 누가 수집할지에 대해서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다. UIA 개최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우리지역의 회의가 개최건수에 포함되었네, 아니네로 말들이 많다(물론 UIA는 다음 해 자료가 나올 때 전년도에 누락된 수치는 다시 보완해서 나오기는 한다).
지역에서 개최한 국제회의 행사 통계수집도 이렇게 어려운데, 국내 MICE산업과 관련해 요구되는 전체 통계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UIA 5위 성적에서의 만족이 아닌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새로운 형태의 컨벤션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시스템 구축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문제이다.
아시아의 리딩(leading) MICE 개최국이 되기 위하여 국내 MICE 통계시스템이 하루 빨리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자리잠음으로써 정부, 업계, 학계가 필요로 하는 유용한 통계자료가 지속적으로 제공되기를 희망한다.
윤 은 주 교수 / 공동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