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진 행사의 창의적 경험 기획 전략 분석

C2 몬트리올 및 SXSW 기획 담당자 인터뷰

 “‘잘 되는’ 행사는 어떤 비결을 가지고 있을까?”
“CES, MWC, SXSW 같은 행사들은 어떻게 그리 많은 사람들을 매년 모을 수 있었을까?” “어떻게 하면 매년 자발적으로 회의에 참가하는 ‘팬덤’을 형성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MICE 주최자 및 회의기획자들은 상기 3가지 질문으로 고심이 깊은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팬데믹 이후 경험의 가치가 커지면서 MICE 행사도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 과 경험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화두 되는 시점이니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시 도가 MICE 업계에 요구되고 있다. 해외 MICE 업계는 ‘경험 디자인’이라는 새 지평을 열며 비 즈니스 회의는 물론이고 다양한 목적의 MICE 행사에 창의적 경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창의적 경험 콘텐츠를 도입하는 것에 우리나라에서도 적지 않은 공감이 형성되고는 있으나, 사 회적 통념과 해보지 않았던 낯선 영역 등의 이유로 아직 현장에서 널리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혁신에는 무수한 사례분석이 요구된다.
이에, 해외에서도 선도적 비즈니스 행사로 꼽히는 C2 몬트리올과 SXSW의 기획 담당자와 직 접 소통하며 각 행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획 전략을 들어보고자 한다.

▲ C2 몬트리올의 창의적 네트워킹 공간(자료: C2 MTL) 


C2 몬트리올(C2 Montréal)은 전 세계 MICE 기획자들이 눈여겨보는 행사 중 하 나다. 2012년 첫 개막부터 파격적 프로그램으로 MICE산업에 충격을 안겨준 이후로 지금까지 매년 새롭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며 명성을 견고히 하고 있다. C2 몬트리올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경험이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서비스 기업 사이드리(Sid Lee)1)와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합작품인 만큼 참가자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의자를 리깅에 매달아 참가자들이 공중에 뜬 상태로 회의를 하게 하는가 하면, 편안한 소파에 둘러앉아서 네트워킹을 즐기기도 한다. 형형색색의 구조물도 충분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된다. 놀라운 것은 C2 몬트리올은 축제가 아닌 기업 간의 교류를 기반하는 비즈니스 컨퍼런 스라는 것이다. 비즈니스 교류라 하면 양식을 갖춰야 하는 공식적인 활동이라는 인식이 강하 기 때문에 일정한 간격으로 책걸상이 줄 세워진 사각형의 회의실에서 진행하는 형태가 흔하 다. 그러나 C2 몬트리올은 ‘연결’과 ‘소통’에 방점을 두고 실질적으로 소통과 교류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행위와 활동들을 연구한다. 충분한 휴식이 소통과 업무에 더 나은 성 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가설 아래, 관행과 형식을 깨고 감각적 휴식공간을 연결한 네트워 킹 공간을 만들어보는 시도들이 C2 몬트리올이 다른 행사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이러한 시도 가 있었기에, 행사를 찾은 많은 참가자들은 현장 프로그램에 십분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알게 모르게 깊이 집중하게끔 하는 C2 몬트리올 기획자들의 다양한 넛지(nudge)를 경험한 참가자들은 어느새 매년 행사를 자발적으로 찾는 충성 고객이 된다.

▲ 2023년 첫 개막을 알린 SXSW 시드니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이하 SXSW)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매년 3월경 개최되는 엔터테인 먼트 부문의 MICE 행사다. 1987년 첫 개최 이후 매년 규모를 키워가고 있으며 현재는 50여 개국에서 2만여 명의 참가자를 모으고 있다. SXSW의 가장 큰 특징은 도전적 외연 확장이다. SXSW는 음악과 영화를 주축으로 페스티벌 형태로 개최되어 오다가 행사가 성장함에 따라 다루는 품목과 범위를 확대하여 현재는 컨퍼런스와 전시회, 교육, IT 부문의 트렌드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등 영상 기반 SNS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행사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행사 개최가 어려운 시점에는 선도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 인 행사를 개최하여 전 세계 MICE 분야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2년부터는 ‘스타트업 라운지’를 별도로 신설하여 투자까지 연결되는, 명실상부한 마켓플레이스를 기획하고 있다. 도전적 외연 확장과 신기술 도입을 시도한 끝에 구글 CEO 래리 페이지, 전 트위터 창립자 에 반 윌리엄스, 세계적 작가 말콤 글래드웰 등의 유명 인사들이 기조연설자로 방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콘텐츠와 프로그램에 대한 소프트 파워를 강화해온 것 뿐만 아니라, 행사개최 방식도 눈여겨 볼만한 점이 많다. SXSW는 축제와 MICE 행사의 융합을 지향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는 물 론, 영화와 음악을 즐기는 일반인들도 누구나 행사에 녹아들 수 있다. 그만큼 행사에 참여하 는 이해관계자가 늘어나니 행사 자체의 영향력이 커지는 셈이다. 행사를 찾아온 참가자들의 다양한 목적을 골고루 충족시켜 줄 수 있게 된다. 엿새 동안 이어지는 SXSW기간에는 오스틴 다운타운에 위치한 나이트클럽과 바에서 2,000회 이상의 공연이 개최된다. 공연을 보기 위한 일반 소비자들이 행사 기간에 오스틴을 찾는다. 도시 전체가 SXSW를 위한 베뉴가 되니 그만 큼 지역에 파생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막대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지난해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되는 시리즈 행사를 개최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 C2 인터내셔널의 요한 바키디스 본부장 


C2 인터내셔널(C2 International)의 요한 바키디스 창의적 경험기획본부장은 잔뼈 굵은 행사 기획자다. 삶의 절반을 싱가포르, 중국, 한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일한 덕분에 남다른 글로벌 마인드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마케팅 기업 오길비(Ogilvy)와 아카(AKQA), 알지에이(R/GA) 및 디즈니 등에서 창의적 경험과 콘텐츠 개발에 관한 경력을 쌓아왔다. 2022년 C2 몬트리올에 합류하여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서 C2를 ‘북반구의 SXSW’와 같은 행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C2 몬트리올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로, 본질적으로는 비즈니스 이해관계자 와 창의적 전문가, 일부 지역사회 및 국제적 저명인사들이 3일 간 참여하는 커뮤니티입니다. 당초 C2는 다양한 경험을 만드는 것을 개발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경험을 설계하는 것에는 연사들이 주는 영향력은 물론이고, 참가자를 위한 여정도 조화롭게 기획되어야 합니다. 참가 자들에게 다양한 주제의 ‘실험실(labs)’을 주고 토론과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무엇보다도 C2의 차별점은 ‘일반적이지 않은 비즈니스 환경’을 주고 참가자들이 잘 연결될 수 있고 서로 거리낌 없이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습니다. 참가자들의 대화 내용은 공식 적 비즈니스 거래에 관한 것부터 유(有)에서 무(無)를 창출하는 창의적 대화까지 참으로 다양 합니다.
또다른 특징으로는 예술적 콘텐츠를 꼽을 수 있겠네요. 행사 개발 초기부터 사이드리(Sid Lee)와 태양의 서커스단(Cirque du Soleil)은 그간의 ‘이벤트’라는 틀에 박힌 형태에서 벗어 나 예술적인 면을 컨퍼런스 프로그램에 접목하고 싶어했습니다. 공연 예술과 미학을 더하면서 무궁무진한 교류 기회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노력 끝에 현재 C2 몬트리올은 ‘놀라 운 순간이 연속되는 시간’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호텔을 베뉴로 삼은 지 두 번째 되는 해였습니다. 앞서 말한 공연에 대한 요소에도 약간의 변화구를 주었습니다. 사무국과 참가자 모두에게 나름의 교훈이 있었던 해였습니다. 지난해 특히나 흥미로웠던 점은 다양한 종류의 베뉴에서 기획 작업을 할 때는 고려해야 할 사 항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호텔에서 행사를 개최할 때는 컨 벤션센터나 공원 부지에서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보다 사무국의 통제권이 줄어들게 됩니다. 공 간 활용에 있어서 여러 제약도 있고 참가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터치포인트들도 다르기 때문 입니다. 콘코스, 안내데스크, 회의실 앞 DID 등 호텔만이 가지고 있는 정보제공 수단들을 파 악하고,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지난해를 계기로 사무 국은 경험을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곳과 개입을 최소화해야 하는 지점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공간을 완전히 리뉴얼하는 것과 참가자들이 공간 안에서 서로 어울러지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니까요.
2023년에도 연사들은 말할 것 없이 훌륭했고, 콘텐츠도 풍부했다고 자부합니다. 기술적 지원 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간 우리는 수많은 실험을 진행해왔고, 다른 버전에 이해 올해 행 사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C2 몬트리올은 참가자 경험 설계에 진심입니다. 이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참가자 경험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연결되는 참가자들의 시간과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들이 많습니다. 취향, 시간, 공간이 동, 참가목적 등 복합적 전략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물리적 이동만 고려한 선 형적인 고객 여정 디자인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설계된 내용에 따라와 주지 않습니다.
고객여정을 잘 기획하기 위해 C2는 컨시어지를 운영합니다. 참가자들이 미리 설계된 경험 프로세스를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여정 중간에 참가자들의 활동과 인지를 도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컨시어지는 참가 자들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디자인되며, 개별 공간과 각기 다른 경험에 대한 충분한 이해 를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단순히 안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행동도 관찰합니다.
예를 들어, 호텔에서의 여정은 체크인에서 시작됩니다. 이후 식음료 라운지를 방문하거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층이나 회의실로 이동하는 여정이 이어집니다. 다른 날에는 객실에서 회의 실까지 나오는 과정에서 조우하게 되는 모든 이벤트와 순간들이 여정이 되겠지요. 이러한 사 사로운 시간마저 여정의 일부이므로 컨시어지는 아무리 작은 경험일지라도 모두 파악하고 있 어야 합니다. 컨시어지는 개별 경험을 놀라운 것으로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컨시어지가 참가자 여정의 경로 이동을 지원하는 서포터라면, 컨퍼런스 콘텐츠와 프로그램들 은 큰 범위에서의 참가자 여정을 통제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경험의 분 열(Disruption)이라고 부릅니다. 경험의 분열은 공연의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고, 실험의 형태 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분열’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마주한 프로그램과 콘텐츠가 변화함에 따라 참가자들의 모임이 수차례 분열되었다 재형성되는 현상이 관찰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콘 텐츠를 두고 어떤 사람은 브레인데이트에 참여하는가 하면, 실험실에 가는 참가자도 있습니 다. 또 어떤 사람들은 다른 참가자들과 네트워킹하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사람도 있겠 지요. C2 몬트리올의 전략은 이런 사소한 행동까지 파악한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행사 기획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행사라는 무형의 프로그램을 담는 컨테이너(container, 장소)와 컨텐츠(content, 프로그램), 맥락(context)입니다. 미디어를 이루는 세 가지 속성들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끔 합니다. 만남과 대화의 계기가 되는 것이지요. 쉽게 말해, 회의실과 테이블, 의자만 있어도 1차적으로 사람들은 대화를 나눌 준비를 하게 됩니다. 같이 대화할 사람들이어느 정도 모이면 최신 트렌드나 가벼운 근황 이야기부터 비즈니스와 계약체결 등의 무거운 이야기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회의실과 책걸상, 대화할 사람들, 대화거리는 맥락을 형성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다소 내향적인 편이라서 네트워킹 같은 일에 참여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 다. 그러나 컨테이너, 콘텐츠, 맥락을 묶은 ‘3C 패키지’는 타인과 대화를 보다 편하게 나눌 수 있게끔 하는 기초 환경이자 기반이 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불편의 법칙처럼 활용할 수 있 습니다. 이러한 대화의 계기를 주는 것, 그것도 ‘잘 주는 것’이 바로 행사 기획자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요.
3C 패키지가 완성이 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대화 참여를 어려워하는 참가자들이 있을 수 있 습니다. 이럴 때는 행사가 제공하는 약간의 창의성이 큰 도움이 됩니다.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터치는 참가자의 감정 에너지를 자극하여 심리적 도약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C2 몬트리 올이 비즈니스와 예술을 연결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이미 창의적 경험을 시도하고 있는 분이 계신가하면, 처음 도전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분들에게 제가 전하고 싶은 조언은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행사와 경험이라는 것이 100% 측정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획자들이 이미 성공한 사례를 맹목적으로 따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선행사례라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고, 오히려 선행사례의 존재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창의성을 저해하는 리스크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창의적 경험을 개발하려면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행사라는 실험실을 운영하는 것처럼 몇 가지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해보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성공으로 향하는 경 험치와 데이터를 습득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조언은, 참가자들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한때 오고 마는 일회성 고객이 아닙니다. 우리 행사에 어떤 참가자가 오는지, 그들의 프로필을 세세하게 파악하는 것 은 매우 중요합니다. 참가자를 알아야 그들을 잘 이어줄 수 있습니다. 매년 빠짐없이 참가하 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 있는가 하면, 어떤 참가자는 참가 이력이 고르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 다. 로열 참가자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참가 형태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참가들 을 기획자가 자체적으로 재단한 특정 유형에 끼워 넣거나 단정 짓는 것도 금물입니다. 행사 참가자에 대한 페르소나를 면밀히 이해하는 것은 꽤 까다로운 일입니다.

▲ SXSW 휴 포레스트 공동대표 


휴 포레스트 SXSW 공동대표는 행사 운영의 전반을 책임지 는 임원이자 프로그램 기획 본부장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SXSW 컨퍼런스를 비롯한 뮤직 페스티벌과 영화 축제, 코미 디 페스티벌, 교육 컨퍼런스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프로 그램이 없을 정도다. 오랜 시간 SXSW와 함께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덕분에 포레스트 공동대표는 2012년 오스틴 상공회의소로부터 ‘오스틴 올해의 인물(Austinite of the Year)’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3년에는 오스틴 시장으로부터 ‘도시의 열쇠(Key ▲SXSW 휴 포레스트 공동대표 to the City)2)’ 상을 수여받으며 공헌을 인정받은 바 있다.

1987년에 시작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는 매년 3월에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9일 동안 열리는 행사입니다. 무엇보다도 창의성과 독창성을 무기로 하는 행사이지요. SXSW의 컨퍼런스는 다양한 주제와 항목들을 다루는데, 프로그램적으로 보면 키노트, 기조연사, 패널 및 프레젠테이션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재 SXSW가 다 루는 주제는 스타트업부터 헬스 및 의료 기술, 스포츠, 패션 및 뷰티 등 넓은 범위를 아우릅 니다. 물론, 핵심 콘텐츠는 SXSW 뮤직 페스티벌, SXSW 필름 페스티벌 및 SXSW 코미디 페 스티벌 등입니다. SXSW를 개최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다양한 주제와 여러 형태의 행사를 조 화롭게 융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요소들 속에서 창의성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 기획자들이 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SXSW를 개최함에 있어 변치 않는 사실은 ‘SXSW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2023년은 SXSW에게 상당히 성공적인 해였습니다. 물론,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보다는 해외에서 오는 참가자 수가 적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관객들과 국제 참가자들이 현장을 찾아주었습니다. SXSW 2023 컨퍼런스 부분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기후 변화 솔루션, 교통 부문의 혁신, 대면과 직접적인 연결 및 소통의 힘을 다룬 콘텐 츠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SXSW 2023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미국 전역과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부문의 창 의적 인물들을 섭외하는 것이었습니다. 창의적 인물들이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완성하려면 그 들이 어떤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지, 어떤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는지, 어떤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긴 시간에 걸쳐 창의적 연사 후보군과 트렌디한 아젠다를 추리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합니다.
유력 인사들을 초청하려면 그들이 이동과 시간투자라는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게끔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SXSW 행사에 오는 것을 귀찮은 일이라고 여기지 않게끔 해야 하지요. 다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세션, 네트워킹 이벤트, 파티, 리셉션 등을 앞세워 방문을 소구합니다. 네트워킹이야말로 SXSW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이점이기 때문입니다.
참가자 교류 관리도 소홀할 수 없습니다. 저희 사무국은 SXSW에 오는 모든 참가자들에게 서로 적극적으로 접근해볼 것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잠깐의 만남일지라도 SXSW 같은 행사에서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많은 참가 자들이 기회를 누릴 수 있게끔 지원하고 있습니다.

▲ 2018년 SXSW와 HBO가 공동주최한 미국 드라마 ‘웨스트월드’ 체험 프로그램 


먼저 거시적 관점에서 경험에 대한 이야 기를 할 필요가 있겠네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컨퍼런스와 컨벤션 같은 보다 형식적인 행사에도 독특한 경험을 요구하 는 추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수요에 있어 SXSW가 항상 선도적으로 대응했다 고 생각합니다(웃음). 여러 가지 다양한 교류 경험과 활동거리를 제공하며 사람들 이 행사에서 즐기는 모든 순간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18년 SXSW는 경험 측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입니다. 웨스트월드(WestWorld) TV쇼3)를 바탕으로 마을 하나를 체험과 경험의 무대로 만들었던 때입니다. 심지어 이를 위한 행사장도 오스틴에서 20마일 이상 떨어 져있는 조그마한 마을이었습니다. TV쇼의 배경이 되는 서부개척시대 테마파크 관련 체험 프 로그램과 미니 박물관 등을 조성했습니다. 옛 의상을 입고 다 같이 네트워킹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던 것도 당시 웨스트월드 프로그램 티켓 구입에 성공한 사람들은 기꺼이 지역을 이동하 여 경험에 완전히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TV쇼 자체가 인공지능과 서부시대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내포하고 있었기에,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녹아들듯이 소개할 수 있는 훌륭 한 기회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웨스트월드 사례가 주는 시사점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참가자들이 원하는 핵심은 성공적 경험입니다,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놀라움과 마주하고 싶어합니다. 어떤 새로운 경험에 의해 완전히 압도당하거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면, 행사는 참가자들이 무언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곳이 되거나 새로움과 마주할 수 있는 색다른 곳이 되어야 합니다. 확실히 웨스트월드와 같은 경험에는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지만, ‘창의적 경험=높은 예산’이라는 공식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SXSW는 해마다 성장해왔습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도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 하는 것입니다. SXSW가 성장하면서 확보한(우리의 성장을 지켜봐 온 소중한 고객들) 거대한 커뮤니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몸집이 커져 버린 행사를 세그먼트별로 작게 쪼개어 참가자들의 접근 성을 높이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행사의 주제를 더 압축적으로 전달하고, 대화 주 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참가자들의 네트워킹도 훨씬 더 편안하게 진행될 수 있 을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최근 몇 년간 SXSW의 소규모 회의를 더 추가해보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특정 주제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심도 있는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었습니 다. 소규모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은 다양했습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도 있었고 그저 남들보 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도 있었습니다. 네트워킹만 바라는 사람도 있었고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도에 성과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소규모 회의는 네트워킹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더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거기다 원하는 주제와 원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선택 옵션까지 더하니 그야말로 참가자들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SXSW 2024에서는 2023년과 마찬가지로 생성형 AI가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 한 예측을 바탕으로 우리는 AI 관련 패널과 프레젠테이션에 더욱 방점을 두었습니다. 참가자 경험 측면에서는 더 많은 모임을 위한 새로운 공간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이들 공간 을 모두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공간 전체가 경험으로 가득하며 놀라움을 일으키는 각종 요소 들과 발견거리들을 충분히 배치할 것입니다.
SXSW 발전방안은 계속해서 고민할 것입니다. 분명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 리에게 원동력이 되는 것은 네트워킹 뒤에 접할 수 있는 참가자들의 피드백입니다. 새로운 직 장을 구했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자금지원을 약속받았다는 스타트업 대표도 있고 혹은 연인 또는 가족될 사람을 만났다는 삶의 이야기까지 접하고는 합니다. 이러한 긍정적 이야기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행사를 키워가는 것이 우리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몇 달 뒤에 오스틴에서 더 많은 한국의 참가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다양한 국가, 다양한 지역, 다양한 세계 지역에서 오는 참가자들은 SXSW를 특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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