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4차 산업혁명 등의 영향과 함께 밀레니얼 세대가 MICE 산업에 참여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회의 및 전시 공간의 변화 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날 행사의 물리적 장소는 공간을 유동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참가자들에게 개별화된 경 험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장소인 디지털 플랫폼은 더 많은 청중들을 참여시키고, 이벤트 경험 및 스폰서 활성화의 기 회를 넓힌다. 이렇듯 이벤트 디자인은 불과 몇 년 전 보다도 더 정교한 접근방법을 요구한다. 이제 ‘이벤트 디자인’을 떠올렸을 때 단순히 테이블 구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더 이상 큰 가치가 없게 되었다.
이러한 MICE 산업의 변화 흐름에 부응하고자,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의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 오늘날의 혁신적 이벤 트 디자인은 참가자 경험의 전체적 구조를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에는 최종 사용자의 수요, 다양한 업계 간 협력, 그리고 지속적인 시제품화가 요구되며, 디자인씽킹 이론은 이를 우선시하여 이벤트를 설계하는 이론이다. 디자인씽킹은 단순히 디자인에 관한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이 디자이너적 사고방식을 적용하여 보다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설계방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하는 과정이다.
MICE산업에도 디자인씽킹을 접목하여 창의적이고 유연한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 미국 MICE·관 광 분야 연구컨설팅 기관인 스키프트(Skift)와 샌즈그룹의 더베네치안(The Venetian)이 협력하여 ‘회의 및 이벤트에서 디자인씽 킹의 등장(The Rise of Design Thinking in Meetings and Events)’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회의 및 이벤트 업 계 리더들의 다양한 창조과정을 검토하여 현대적 이벤트 디자인과 디자인씽킹의 융합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미국가전협 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이벤트디자인콜렉티브(Event Design Collective) 등의 주최기관들이 어떻게 디자인씽 킹 원리를 받아들였는지 보여주고, 변화하는 이벤트 디자인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였다.
매년 1월 4일간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CES)는 글로벌 혁신기술을 창조 하는 기업과 전문가들의 대형 쇼케이스 장이다. 연간 20만명이 방문하는 CES는 라스베가스컨벤션센터(Las Vegas Convention Center), 아리아리조트라스베가스(ARIA Resort Las Vegas), 그리고 더베네치안과 더팔라조 호텔에 위치한 더샌즈엑스포컨벤 션센터(the Sands Expo convention center) 등 도시 중심의 3개 대규모 공간을 통째로 활용한다. 이 대형 행사를 구성하는 이벤 트 디자인 모델은 다양한 분야의 기관들을 모으고 참가자들에게 상황에 맞는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0년 전만해도 단순히 기술의 쇼테이싱 장이였던 CES는 미래의 커뮤니티는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를 구현한 장소로 진화했다. 기술 그 자체를 넘어, 기술이 사람들을 모으고 세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도구가 된다는 혁신을 구현하고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한 것이다.
CES는 지상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로, 참관객, 전문가, 언론, 기업, 각종 이해관계자 등 연간 2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불 러모으는 행사다. 올림픽 못지 않은 숙박 시설과 인프라가 항시 꾸려져 있는 도시에서만 개최가 가능한 수준이다. 이렇게 전 도시적으로 거대한 이벤트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체계가 필요하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이하 CTA)의 전략파트너쉽 및 컨퍼런스 부회장인 카라 디컬슨(Kara Dickerson)은 “CES 행사 디자인 의 주된 전략은 관심사가 일치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참가자들이 1,000여개의 세션을 탐색하는 것을 돕고, 도시 전역에서 활성화가 일어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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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략의 첫 번째 예로, CES 2018에서는 자율주행차부터 아이를 위한 기술까지 특정 업계에서 주력하는 시장을 27개 “마 켓플레이스(Marketplace)”로 분류했다. 마켓플레이스는 새로운 기술 시장을 부상하는 서비스 및 회사들과 함께 한 곳에 모아둔 전시공간이다. 이는 참가자들이 이벤트 기간 동안 각자의 개인적인 관심사에 따라 공간을 탐색하는 것을 돕는다. CES는 참가자 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을 돕기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촉망받는 기업들을 직접 쇼케이스한다. 마켓플레이스는 이러한 기업 들이 다양한 테마와 미션으로 모이도록 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이는 참가자베이스(attendee base)를 적절하게 큐레이팅하고 이 들이 기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케팅을 비롯한 창의적 분야의 참가자들이 대중매체, 광고, 매스컴의 미래를 이끄는 기술과 트렌드를 탐색하기 위한 별도의 공 간, C스페이스(C space)도 있다. 주최 측은 기업 경영간부들의 피드백을 통해 특정 집단에게는 메인쇼를 돌아다니는 것이 네트 워킹에 적절한 방법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다른 식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고자 아리아(ARIA)에 C스페이스 스토리 텔러 무대와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 C스페이스에서 시연되는 것들은 미래의 브랜드 마케팅과 엔터테인먼트의 변화 트렌드를 알 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된다. 이곳은 네트워킹, 파트너쉽 형성, 그리고 거래 성사 등을 목적으로 하는 광고 및 컨텐 츠 전문가들이 집결하는 별도의 장소다. 2019년 참여기업으로 페이스북(Facebook), 국제사무기기회사 IBM, 구글(Google), 그리 고 아마존(Amazon)있었고, 닐 패트릭 해리스(Neil Patrick Harris)와 케리 워싱턴(Kerry Washington)과 같은 유명인들도 참석 했다. 이러한 특정 분야 전문가 간의 적극적 소통은 CES가 단순히 기술 기반의 하드웨어 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기 술을 토대로 우리 생활에 대한 혁신을 실현하는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CES 스포츠존(CES Sports Zone)은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전략의 또 다른 사례다. 터너 네트워크(Turner Network)는 2018 년 더샌즈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CES 스포츠존 마켓플레이스”의 개회를 주도한 주요 스폰서다. 디지털미디어 트렌드와 터너의 e-sports에 대한 열정이 중심이 되어, 유명인들을 포함한 많은 경영간부들과 스타들이 쇼 현장에 들어와 참가업체들과 교류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파트너쉽을 통해 CES와 터너 양측 모두 재미있고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또한, 스포츠 세계 외부에 있는 청중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스포츠존에서는 첨단기술 회사, 스포츠 브랜드, 스포츠 리그, 투자자 및 인플루언서들에게 직접 접근할 수 있고, 최신 기술 혁신이 운동선수의 실적과 팬들의 참여, 그리고 스포츠 비즈니스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더베네치안과 더팔라조 라스베가스의 상무 챈드라 알리슨(Chandra Allison)은 최근 다양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들이 많아지 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제는 좀 더 작은 공간을 활용하여 “축제화”의 플랫폼을 만들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또한, 예전에는 큰 규모의 무역박람회가 개최될 때에만 레스토랑 사용 수요가 발생했으나, 이제는 다양한 고객들이 전시장 내 공간 외에 주변 레스 토랑, 소매점, 그리고 이색적인 공간을 프로그램의 일부로 포함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이벤트 디자인을 위해 기획자들은 기업의 목표와 참가자들의 경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빈 공간에 씽크탱크(Think tank)와 사일런트 디스코(Silent Disco)와 같은 커뮤니티 빌리지(Community Village)를 형성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유명 요리사들과 협력하여 레스토랑을 인수하고 특별한 요리를 경험하도록 하거나, 참가자들에게 더 많은 제품을 즉시 판매할 수 있는 소매판매점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축제화”에 선구자적인 기관이 있다. C2 인터내셔널은 몬트리얼 기반의 두 기업, 태양의서커스(Cirque du Soleil)와 사이 드리(Sid Lee) 마케팅 에이전시에 의해 공동으로 설립되었다. “C2”는 “창의성(Creativity)”과 “상거래(Commerce)”의 조합을 나 타낸다. C2 몬트리얼과 C2 멜버른은 ‘스카이랩(SkyLab)’과 같이 신나고 독창적인 이벤트 경험을 토대로 하는, 세계에서 가장 창 의적인 컨퍼런스다. 대표단들은 천장에 들어 올려져 원을 그리고 있는 공중그네 의자에 앉아 네트워킹을 한다. 이는 사람들이 좀 더 마음을 열고 방어기제를 내려놓게 하는 경향이 있으며 참가자들에게 단 하나뿐인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스카이랩은 소 셜미디어 공유 및 미디어 언급 빈도 측면에서도 C2에 굉장히 좋은 영향을 끼쳤다.
2018년, 아이멕스(IMEX) 그룹은 IMEX 프랑크푸르트와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IMEX 아메리카에 새로운 네트워 킹 환경을 창조하고자 C2와 파트너쉽을 맺었다. IMEX는 MICE 분야의 수요자와 공급자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세 계 최대 규모의 MICE산업 전문 전시회지만, IMEX 그룹은 이를 넘어서는 다양한 면대면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기를 원했다.
이를 반영하여 기획자들은 전시회 역사상 처음으로 2018 년 5월 아이멕스 프랑크푸르트에 아이멕스 라이브존(IMEX Live Zone)을 설치했다. 라이브존은 창의성을 위한 공간으 로, 이벤트에 좀 더 다이내믹하고 상호적인 경험을 더하고 자 디자인되었다. 이전에 무역전시회로만 둘러쌓여 있던 공 간이 DJ 수업과 같은 혁신적인 경험들로 채워졌다. IMEX 그룹 CEO인 카리나 바우어(Carina Bauer)는 “이벤트가 개인화(personalization)와 축제화(festivalization)를 위해 노 력하고 있다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달성하는 것이 쇼에서 비즈니스를 성취하는 것과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매자와 공급자가 전시회장에서 비즈니스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이벤트가 아무리 멋지더라도 성공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IMEX는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바우어는 디자인씽킹을 적용하는 것이 회의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벤트캔버스(Event Canvas) 체계는 이벤트디자인콜렉티브(Event Design Collective)의 공동 설립자, 루드 잰슨(Ruud Janssen)과 로엘 프리선(Roel Frisson)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는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 평가하기 위해 구조화된 것이다. 기획자들은 먼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행동과 인식을 파악하여 벤치마크를 설립한다. 그리 고 이들이 해당 이벤트를 통해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가를 기록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기획자들은 “공감지도 (Empathy Map)”를 활용한다. 잰슨과 프리선은 이를 전반적인 행사 설계 과정의 로드맵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팀들을 위해 이 모 든 것을 한 페이지로 줄여 도식화했다.
이러한 체계를 토대로, 미팅프로페셔널인터내셔널(Meeting Professionals International, 이하 MPI)은 2018년 6월 인디아나폴 리스에서 열린 세계교육학술대회(World Education Congress, 이하 WEC)를 개조했다. 최근에 협회는 이벤트캔버스를 활용하 여 디자인씽킹 평가 과정을 거쳤는데, MPI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잘 파악하는 방법은 WEC의 계획과정에 유망 참가자를 포함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사, 장, 대표 등의 “독특한 관점과 생각”을 파 악할 수 있었다. MPI <교육&이벤트> 부서장 매튜 마셜(Matthew Marcial)은 “이벤트캔버스는 데이터의 정확성을 확고하게 입증 하면서, 사람들이 원할 것이라고 짐작하고 실행했던 것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해준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또한 이를 통해 “집중시간이 짧아진 것을 고려하여 개별 참가자의 경험 창출을 극대화한 것이 잘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적극 반영하여 올해 WEC 2018에서는 교실 형식의 회의장 구조 대신 “WEC빌리지(WEC Villages)”를 활용하여 공간을 개 방적으로 배치하고 교육적 경험을 새롭게 제공했다. WEC빌리지는 경험적 디자인, 혁신, 리더쉽, 사회 등 4개 구역으로 분류된 다. 마셜은 공급자들이 더 많은 네트워킹을 원했고, 이를 위한 개방적인 컨셉을 요구했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참가자들이 내부 에 머물도록 하기위해 모든 식음료는 행사장 내에서 제공했다.
나아가, 협회는 교육시간을 30, 60, 90분 세션 중 참가자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는 더 많은 네트 워킹 및 참여기회를 제공한다. MPI는 참가자들이 시간과 교육에 투자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대표들을 위한 연간 트레이닝 과정 인 ‘챕터비즈니스써밋(Chapter Business Summit)’을 WEC에 포함했다. 또한, 세션길이를 과감하게 수정하여 긴 토론 전 90분 의 발표 대신에, 하루에 두 번 45분의 “팹랠리(pep rallies)”를 진행하여 “영감, 발상, 및 활성화”를 가능하게 했다. 팹랠리는 하루 의 시작과 끝에 참가자들을 모아 에너지 넘치는 환경을 조성한다. 마지막으로, 기조연설을 TED Talk의 발표 형식인 18분으로 제 한하고, 무대 위 긴 연설 대신 비디오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을 실험했다.
마셜에 의하면, WEC의 재발명은 “임파워링(empowering)”하다. 디자인씽킹은 MPI 팀이 기존의 전통적인 생각을 버리고, 아이 디어를 더 개방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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