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전 MICE Forum에서 한국관광대학 손정미 교수의 발표는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동화로 시작되었다. 흔히 컨벤션산업을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라고 비유하곤 한다. 황금알을 매일 하나씩 낳는 거위가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인데 왜 현재 우리는 ‘컨벤션산업이 비젼이 없다’, ‘3D 산업과 같다’, ‘좋은 인재가 안 들어온다’며 아우성일까? 11월 9일 다시 대전에서 (사)한국컨벤션학회, (사)한국MICE협회가 공동 주최로 ‘MICE 비젼 대토론회’라는 행사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우리가 현재 의문시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한 토론이 펼쳐질 것이다. 컨벤션을 구성하고 있는 각 분야, 컨벤션센터, PCO, CVB, 교육기관 등에서 심도 깊은 토론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도출해 낼 것을 기대해 본다.
이번 호 칼럼에서는 그렇다면 새로운 황금알을 어떻게 찾을지 저자가 생각하는 바를 서술해보고자 한다. 손정미 교수는 그 날의 발표 주제에 맞춰야 하는 한계가 있어 지역별로 지역의 테크노파크와 연동한 컨벤션산업 육성 전략의 실행을 주장하셨다. 융복합 시대에 맞는 얘기다. 컨벤션은 문화체육관광부 사업이고, 전시나 테크노파크는 지식경제부 사업이라는 식의 사고가 아니라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사업의 융복합적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우리 산업이 정말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알을 꺼내려 하기 보다는, 거위를 잘 키워 하루 한 알이 아닌 하루 여러 알의 황금알을 낳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전에 ‘황금알을 낳는 산업, 컨벤션’이라는 문구는 컨벤션으로부터 파생되는 높은 부가가치 창출력 때문에 생겨난 말이지만, 실제 컨벤션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 되게 하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행사 주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더 많은 컨벤션 주최자가 생겨나고, 행사의 규모가 국제화, 대형화 된다면 컨벤션 산업은 실제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행사를 주최하는 주최자들은 과연 컨벤션 산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마도 그들은 그들의 사업을 추진하는 하나의 미디어 정도로 컨벤션을 바라보고 있을 것 같다. 각자 고유의 사업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실현시키는 도구로 컨벤션을 활용하는 정도일 것이다. 국내 협회, 학회, 단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에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주최기관의 운영자금을 모두 정부로부터 받다보니 정부를 상대로 독자적인 의견을 내세우기도 힘들고, 매해의 예산으로 배정되는 자금이 들어오다 보니 일에 추진력을 더할 필요도 의무도 없다.
American Association of Association Executives(ASAE)의 2012년 슬로건은 ‘AAA로!’ (‘Association Advances America!’)라고 한다. 얼마나 멋진 문구인가? ASAE 관계자에게 들어보니 ASAE는 현재 5만명 정도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로부터의 예산지원은 전혀 없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 때나 매해 예산작성시 정부를 대상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요구하고, 정부도 그들의 눈치를 본다고 한다.
국내 협회, 학회, 단체도 이러한 방향으로의 선진화가 요구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협회, 학회, 단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단체 운영에 대한 경영 및 관리 교육이 필요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컨벤션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피력할 필요가 있다. 국내 협회, 학회가 선진화되면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그로 인해 해외 주최기관의 본부 혹은 지부설립도 가능해지며, 국내 행사의 국제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컨벤션산업이 우리에게 진정한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잘 보살펴야 할 것이다.
윤은주 교수 / 공동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