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Vol. 60, 리서치

오사카와 교토를 중심으로 보는 일본 MICE 도시 답사기

일본은 아시아 MICE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국제회의 개최 경험과 대규모 행사 유치 역량을 두루 갖춘 일본은 글로벌 MICE 시장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비록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때 산업이 위축되었지만, 일본은 이를 신속히 회복하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MICE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 2023년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을 수립했다.

▲ Sustainable Japan: Pioneering destinations with global appeal (자료: JNTO)

이 계획은 ‘지속가능한 관광 지역 조성’, ‘인바운드 확대’, ‘국내 교류 활성화’라는 세 가지 주요 전략을 중심으로 일본 MICE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국제회의 및 박람회 유치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으며, 국제회의 개최 건수를 세계 5위 이내로 끌어올려 아시아 국제회의 최다 개최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관광객 유치를 넘어, 비즈니스, 교육·연구, 의료, 문화예술, 스포츠, 자연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한 정책을 통해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것에 있다.
이를 통해 일본은 단순한 MICE 개최를 넘어 글로벌 투자 유치와 경제적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시회 및 박람회의 외국인 참가자 수를 현재 13만 9천 명에서 16만 7천 명까지 20% 증가시키고, 방문객들의 체류 기간을 늘려 비즈니스 목적의 방일 외국인 여행 소비액을 7,200억 엔에서 8,600억 엔 수준으로 20%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일본의 MICE산업이 도쿄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도시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며 동반 성장하고 있다. 서울에 국제회의가 집중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MICE산업을 발전시키며 다변화를 추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도쿄와 후쿠오카는 ‘도시형 관광’을 중심으로 대규모 MICE 행사를 유치하고 있으며, 홋카이도는 ‘자연, 온천·건강, 이벤트’와 연계한 특화전략을 내세운다. 교토는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고급스러운 소규모 MICE 행사를 집중적으로 유치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사카와 교토는 일본MICE산업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으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오사카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 비즈니스 허브로서 발전해왔다. 특히, 내년 개최 예정인 간사이 엑스포와 같은 글로벌 이벤트를 통해 국제적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대형 MICE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오사카의 핵심 전략이다.
반면, 교토는 전통과 문화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고급 MICE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적 자산을 활용해 소규모지만 프리미엄 MICE 행사를 유치하며, 품격 있는 MICE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과 두 시간 남짓한 거리의 두 도시지만, 각기 다른 MICE 전략과 산업적 특성을 보이며 일본 MICE 시장의다 양성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탐방에서는 오사카와 교토의 주요 MICE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현지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두 도시의 MICE 전략과 차별성을 심층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일본 MICE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조명하고,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 EXPO2025 OSAKA, KANSAI, JAPAN (자료: EXPO 2025)

일본 역사상 경제와 문화의 중심으로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오사카는 유네스코 무형무산 ‘분라쿠’를 비롯하여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도톤보리’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또한 2013년 일본 글로벌 MICE 도시 육성을 위해 나고야와 함께 글로벌 MICE 강화 도시로 선정되었던 오사카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하며 일본 MICE산업의 핵심 도시로 자리 잡았다. 이 도시는 전략적 위치와 우수한 교통망을 기반으로,국내외 관광객 및 비즈니스 방문객들에게 탁월한 접근성을 제공한다. 동시에, 독창적인 문화와 현대적 인프라를 결합하여 MICE 참가자들에게 매력적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오사카는 1970년 만국박람회 이후 55년 만에 개최되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2025(EXPO2025 Osaka, Kansai, Japan)로 다시 한번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엑스포는 2025년 4월부터 10월까지 개최될 예정으로, 코로나 이후 BIE(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에서 주관하는 첫 번째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두바이 엑스포와 차별화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일본 경제 부흥과 비즈니스 교류의 기폭제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오사카는 엑스포 준비 단계에서부터 지속 가능성과 효율성을 결합한 운영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유메시마(Yumeshima)섬 일대는 신재생 에너지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되고 있으며, 엑스포 이후에도 지역 경제 활성화의 거점이 될 예정이다. 또한 오사카 관광국은 ‘Team OSAKA MICE’를 신설하고, 주변 도시 관광국과 MOU를 체결하
는 등 지역 간 협력을 강화하며, MICE산업에서 일본의 위상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엑스포 외에도 오사카는 학술대회, 국제회의,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유치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MICE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도쿄와 달리 독창적인 전통과 현대적 시설이 어우러진 오사카는 MICE 참가자들에게 일본만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 오사카국제컨벤션센터(OICC) (자료: OICC 홈페이지)

오사카 국제컨벤션센터(OICC) 답사기

오사카국제컨벤션센터(Osaka International Convention Center, 이하 OICC)는 일본 MICE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는 시설로, 국제·국내 회의 및 각종 이벤트 개최를 통한 ‘사람과 자본, 정보가 모이는 공간’을 지향하며 오사카의 발전과 국제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각형의 미래지향적 외관을 자랑하며 일명 그랑큐브(Grand Cube)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멀리서부터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OICC는 25개의 회의실과 2,600㎡의 다목적홀을 포함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오사카 도심에 위치하여 교통이 편리하다. 또한 나카노시
마 수변에 자리 잡아 자연환경과 도시의 마천루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오사카국제컨벤션센터(OICC)는 일본 국제회의 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는 시설로, 지속 가능한
운영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통해 국제·국내 행사의 성공을 지원하고 있다. 오사카의 경우 MICE산업을 하나의 큰 갈래로 보기 보다 전시산업과 회의산업의 경계를 보다 명확히 두고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형 전시회 및 박람회 등은 인근의 인텍스 오사카(INTEX Osaka)에서 주로 진행하며, OICC의 경우 국제회의나 컨퍼런스 등에 집중하고 있다.
OICC는 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접근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과 실내 점자 블록 시설 등은 모든 참가자가 동등한 환경에서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배려이다. 특히, OICC는 지역 주민 및 기업과 협력하여 플라스틱 사용 절감, 재활용 확대, 접근성을 고려한 인프라 개선 등 친환경 MICE 운영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은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와 같은 대형 이벤트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지역사회와의 연결성을 강화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OICC의 상무부장 하가 타카오미(Haga Takaomi)는 2024년을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행사들이 회복세를 보였던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24년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지반 공학 관련 회의나 북태평양 어업 관련 회의 등 국제회의 약 25건,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2025에 관한 심포지엄 및 이벤트를 포함한 일본 국내 회의 약 400건 외에도 전시회 약 20건, 콘서트 약 50건 등 간 약 500건의 행사를 유치하는 활발한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전시회는 주로 국내 기업의 B2B 전시회나 서예 및 회화 등 예술작품을 중심으로 하는 전시회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5층에 위치한 오디토리움에서 K-pop 콘서트도 활발히 개최되었다고 전했다.

▲ OICC 1층 로비와 안내데스크, 1층 엘리베이터 래핑 (자료: OICC)

오사카국제컨벤션센터(OICC)의 1층에 들어서면 독특한 우주선 모티프의 현대적인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입구에는 그날 개최되는 모든 행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효율적으로 행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안내 데스크에서는 모니터 속 캐릭터가 방문객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캐릭터는 단순한 디지털 이미지가 아닌, 재택근무 중인 안내원이 카메라를 통해 고객을 실시간으로 보고 응대하는 시스템이다. 안내원은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로 정보를 제공하며, 고객의 질문에 따라 캐릭터가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최신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운영 방식으로, 인건비 절감과 동시에 방문객 편의성을 극대화하려는 OICC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2024년 4월부터는 1층 엘리베이터 문을 엑스포 래핑 디자인으로 꾸며,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2025를 대내외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
OICC는 각 시설마다 독특한 건축적 콘셉트를 통해 행사의 목적에 맞는 최적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12층 원형 콘퍼런스 홀은 일본 전통 민화를 활용한 천장 디자인이 돋보이며, 네트워킹 리셉션을 개최할 수 있는 단독 로비를 갖추고 있어 프라이빗한 행사나 보안이 중요한 회의에 적합하다. 실제로 이곳은 G20 정상회담과 같은 중요한 국제 행사가 개최된 바 있다. 10층 콘퍼런스 룸은 일본 전통 종이공예 ‘오리가미’에서 영감을 받은 벽 문양과 천장이 돋보이며, 오사카의 마천루와 하루카스 빌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을 제공한다.
OICC와 연결된 시설도 큰 강점이다. 1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그랑 톡(Grand Toque)은 참가자들에게 고급스러운 식사 옵션을 제공하며, OICC와 나란히 위치한 리가 로얄호텔이 10년 이상 OICC의 케이터링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이 협력 관계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며, 행사 참가자들에게 원활한 경험을 선사한다.

▲ 10층 컨퍼런스룸(좌), 12층 원형 컨퍼런스룸(중), 3층 다목적홀(우) (자료: OICC)

3층 전시관은 가벽을 설치해 공간을 분리하거나 통합하여 다양한 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 자동차 박람회, 예술 전시회, 대형 콘퍼런스 등이 이 공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대형 전시회의 경우 인근의 전시 시설인 인텍스 오사카(INTEX Osaka)에서 많이 이루어지는데, 다목적 공간의 개발로 하나의 기반 시설에서 MICE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우리나라의 경향과는 달리 일본은 컨벤션 시설인 OICC와 대규모 전시 공간인 인텍스의 구분이 뚜렷한 편이었다.
한편, OICC 방문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한국과 일본 MICE산업의 차이점과 강점이 논의되었다. 일본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을 기반으로 장기간 신뢰 관계를 유지하며, 민간 운영 체계가 컨벤션센터 운영에 깊이 관여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리가 로얄호텔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는 이러한 신뢰와 유대를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반면, 한국은 다이내믹한 환경 속에서 빠른 대처와 트렌드를 반영한 혁신적인 운영 방식이 돋보였다. 이러한 두 나라의 차이는 서로의 장점을 보완하고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영감을 제공했다. OICC는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준비를 비롯해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간담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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