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행사는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소규모 회의부터 대형 콘서트, 전시회까지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면서 온라인 행사만의 고유한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시공간적으로 자유로운 참여가 가능하다는 온라인 행사 고유의 특성은 더 많은 참가자를 끌어모았을 뿐만 아니라 기존 대면 행사에서는 지원하지 못했던 새로운 교류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물론, 경험의 질적 측면에서는 온라인 행사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일각에서는 첨단 기능과 외형적으로 멋진 포맷을 구축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기도 한다. 그러나 참가자가 바라는 행사 경험에 관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무용지물이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술 발전과 함께 온라인 행사는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뚜렷한 강점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참가자 경험의 가치를 이해하여 온라인 행사 설계에 전략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에, 본 고는 참가자 참여를 극대화할 온라인 행사의 필승법을 도출하고자 참가자 경험 극대화를 시도한 우수 행사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온라인 행사에 대한 이해와 현황분석
온라인 행사 시장현황…2027년까지 3,665억 달러 돌파
팬데믹 이전에도 비대면 행사에 대한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일찍이 비대면에 대한 장점으로 이동이 불필요함에 따라 안전상의 위협이 없다는 점과 예산 절감의 측면을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바 있던 아멕스(Amex)는 2017년 기준으로 온라인 형태가 전체 행사에서 30%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전 세계적 록다운 상황으로 대면 활동에 제동이 걸리자 온라인 행사가 이벤트 산업의 주축이 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브랜드에센스마켓리서치(Brand Essence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행사 분야는 2020년 752억 1천만 달러(한화 약 96조 5,62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1년부터 2027년까지 CAGR(연평균 성장률) 21.89% 수준의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 관계자는 온라인 행사 시장이 2027년에는 3,665억 달러(한화 약 470조 5,493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가상공간에서의 경험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많은 행사가 대면으로 재개최되면서 온라인 행사에 대한 수요 변화를 조사하고자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비메오(Vimeo)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대면 행사가 개최되어도 온라인 행사에 참여하는 횟수는 기존과 같거나 더 많을 것으로 답하며 온라인 행사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를 입증했다.
온라인 행사의 명과 암…“참여는 편리해졌으나 몰입감은 떨어져”
온라인 행사는 대면 행사와는 차별화되는 특성이 있다. 온라인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대면 행사 참여에 관한 시간적, 물리적 장벽을 허물 수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정보를 공유하거나 네트워킹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연사의 다양성·전문성 그리고 잠재 스폰서의 범위도 넓힐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방식에 따라서는 주최자의 행사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고, 참가자 입장에서는 출장에 따른 시간적, 비용적 절약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절약된 행사 개최비용은 신규 프로그램 개발에 투입되어 참가자 충성도를 높이는데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많은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온라인 행사의 장점이다. 온라인의 경우 사용자의 활동 로그를 실시간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어 참가자가 언제 어디서 세션에 참여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라이브 채팅을 활용하는지, 어떤 업체 및 후원자와 네트워킹하는지 간단히 추적하고 측정할 수 있다. 등록과정부터 폐막까지 행사 전방위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참여 수준에 대한 심층 정보를 얻어 실질적 행사 발전방안을 수립할 수도 있다.
반면, 몰입감 증진에 관한 부분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참가자의 적극적인 참여는 주최자에게 있어 온라인 행사의 성공 여부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가상이벤트솔루션 전문회사인 비페어(vFairs)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68%의 주최자가 참가자의 활동기록을 바탕으로 행사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이벤트 마케팅 기업 오퓨스(Opus Agency)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온라인 행사 등록 이후 실제 참가로 이어지는 비율은 올해 35%로 작년의 42%보다 줄었다. 행사참여에 관한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면서 사전등록 건수는 증가했으나, 부담이 줄어든 만큼 중요성을 느끼는 정도도 감소하여 최종 참여로 이어지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크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행사에 접속했더라도 기조연설 중간에 이탈하는 참가자도 늘어나 몰입감에 관한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참가자 이탈 현상은 참가자 경험(UX)이 온라인 행사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즉, 온라인에서 참가자들이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에 관한 이해가 부족함을 대변하는 셈이다. 고객 참여를 창출하는 참가자 경험을 제대로 설계하려면 참가자 경험에 대한 개념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온라인 행사 전문가는 “온라인 행사 모두 참가자 경험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명확한 이해 부족으로 많은 잠재고객과 기존의 청중을 놓치는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2. 온라인 행사 속 참가자 경험(UX) 우수사례
상호작용부터 개인화, 접근성, 가시성, 커뮤니티화까지…“UX의 활용전략에 주목”
리오프닝을 계기로 대면 행사의 재개가 목전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행사에 관한 열기와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온라인 행사가 고유한 영역을 유의미하게 유지할 수 있으려면 참가자 경험(UX) 차원에서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온라인 UX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단순히 ‘보는 행사’에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행사’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성공한 행사의 특징을 살펴보면 온라인 UX에 관한 이해가 수반되었다는 공통점이 엿보인다. 실시간 행사 정보와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여 참가자의 참여를 촉진하고,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행사를 디자인하며 행사와 행사 관련 이해관계자를 하나의 커뮤니티로 구성하여 365일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행사 전문가들은 “온라인 행사만의 특징을 십분 활용하여 행사와 참가자 간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여 참가자의 행사 경험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안을 UX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우수사례① | 월드투어시드니 : 피칭 행사의 긴장감을 온라인에서도 제공한다
글로벌 CRM(고객관계관리)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는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월드투어시드니2020(World Tour Sydney)에서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전략을 시도해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생동감 넘치는 라이브 데모 세션을 구현하여 참가자의 높은 참여를 끌어냈다는 것. 세일즈포스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Salesforce Accelerate Grow)에 지원한 18개의 파트너사들이 3분 동안 자신의 앱(App)을 시연할 수 있는 앱익스체인지(AppExchange Demo Jam) 대회 환경을 구축했다.
참가 기업들은 자사가 개발한 앱을 세일즈포스의 가상회의 시스템에 연동하여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 모바일 앱이라는 상품이 기본적으로 온라인에 최적화된 면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위화감이 적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사전 준비된 발표 자료 없이 오로지 실시간 앱 기능 시연으로만 진행되었기에 앱이 오작동하는 순간까지 여과 없이 공개되어 피칭 행사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도 효과적으로 조성했다. 아울러 속도감 있는 행사 진행으로 참가자로 하여금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 결과 전 세계로부터 80,000명의 실시간 스트리밍 시청자를 확보하였으며, 행사 이후에도 데모 영상과 투표결과는 트위터에서 12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수많은 사람의 관심과 참여를 모았다.
우수사례② |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 : 개인화된 행사 경험 제공
참가자들은 행사 개막 전부터 프로그램을 파악하는데 제법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개개인에게 중요한 세션을 골라 행사 참여 일정을 정리하고 시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행사 내 프로그램이 방대하거나, 참가자의 일상 스케줄이 바쁘게 진행되고 있을 경우 꼭 들어야하는 프로그램을 놓치는 상황도 부지기수다. 이를 해결해주는 것이 바로 AI이다.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 2021(Singapore FinTech Festival, SFF)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전반적인 행사 경험을 개인화하여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 지난해 행사는 온라인 행사 플랫폼인 게브미(GEVME)가 지원하였다. 게브미의 추천엔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개인화된 이벤트 경험을 창출한다. SFF의 참가자는 게브미의 추천엔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에 대한 맞춤화된 추천을 받을 수 있었다. 행사 등록과정에서 수집된 참가자의 선호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기계 학습 및 자연어 처리를 통해 개개인의 취향 및 선호도를 감지하여 참가자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콘텐츠를 제안한다. SFF는 콘텐츠 추천뿐만 아니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고객, 스폰서 및 업체를 빠르게 연결시켜 주며 네트워킹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그 결과 4,000회 이상의 비즈니스 매칭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아무리 맞춤형 서비스라도 공급자 중심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활용한다면 이 또한 무용지물이 된다. SFF 주최측은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추천엔진 세팅페이지에서 참가들이 직접 개개인의 니즈에 맞추어 기능 부분 활성화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우수사례③ | 스와프카드의 UX 활용전략 : 디지털 명함 통합 관리
네트워킹에 있어 명함 교환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행사장에서 수집한 명함을 정리하는 것도 참가자들에게는 번거로운 일이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연락처는 행사 이후에도 지속적인 네트워킹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므로 참가자들의 노고를 기능적으로 줄여줄 필요가 있다.
AI 기반 이벤트 네트워킹 플랫폼인 스와프카드(Swapcard)는 참가자들이 온라인 행사 중 자유롭게 명함을 공유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스와프카드 앱을 설치하지 않은 사람들과도 명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에 활용도도 높다. 공유하는 방법도 링크 및 QR코드 생성, 이메일 발송, 소셜미디어 연동 등 다양하다. 직접적 접촉이 있었던 참가자 간의 명함 정보를 공유할뿐더러 연사와 세션에 참여한 타 참가자의 명함 정보까지 받아볼 수 있다. 직접적 만남이 있어야 명함 교환이 가능한 대면행사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능인 셈이다. 수집된 연락처는 자동적으로 개인계정에 정리되어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게다가 저장된 연락처를 토대로 차기 행사 참가 시, 사용자와 연관성이 높은 다른 참가자와의 만남을 추천하기도 한다. 중복값도 자동적으로 걸러지므로 더욱 편리하다. 게다가 행사 후에도 디지털 명함 속 미팅 예약 기능을 통해 원하는 참가자와 언제든 쉽게 온라인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우수사례④ | 미국 국제골프용품박람회 : 온라인 커뮤니티로 365일 행사 경험 제공
대면 행사가 가진 대표적 맹점은 행사 효과가 개최기간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리드익시비션(Reed Exhibition)이 주최하는 미국 국제골프용품박람회(PGA Merchandise Show)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하여 행사와 참가자 또는 참가기업 간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참가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PGA는 이벤트 관리 플랫폼인 엑스포플랫폼(Expo Platform)과 협업했다. 이로써 참가자는 행사 전후로 PGA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록하여 골프에 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커뮤니티 플랫폼은 참가자(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여 각종 포럼과 마켓플레이스가 연중 끊이지 않는 장이 되었다.
참가자는 국제골프용품박람회에 참가했거나 참가하려는 기업들의 프로필 및 신제품을 언제든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었으며, 업계는 정기적인 포럼을 열어 골프 산업의 트렌드를 조명할 수 있었다. 플랫폼 커뮤니티화를 통해 PGA는 고객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발견할 수 있는 연중무휴 시장으로, 업체에겐 매일 새로운 비즈니스 리드를 창출하여 ROI를 높일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로 성공적으로 변모했다.
우수사례⑤ | 사이트테크글로벌 :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인 웹페이지 구축 전략
시각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온라인 행사는 또다른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이에, 사이트테크글로벌2020(Sight Tech Global) 컨퍼런스는 모두에게 열린 온라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행사 아젠다에 걸맞게 접근성(Accessibility)에 중점을 두어 시각장애인이 함께 상호작용할 수 있는 온라인 행사 환경도 구축했다. 모든 시각장애인이 행사에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팀은 그들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주요과제에 우선순위를 매겨 접근성 차원에서 해결해갔다. 홈페이지를 보면 여타 사이트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네비게이션바, 동영상 및 설명글이 최대한 간결하고 알기 쉽게 배치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스크린리더가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하여 웹접근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컨퍼런스는 이해하기 쉽도록 ‘메인 스테이지’와 ‘브레이크아웃 세션’ 두 가지로 구분되었다. 라이브 진행을 위해 시각장애인 접근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유튜브와 줌이 채택되었다. 웹페이지를 디자인할 때는 웹접근성 지침(WCAG)에 따랐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소통지원 앱(BeMyEyes)과 제휴하여 다채로운 커뮤니케이션 지원 기능을 추가했다. 사전 리허설에 전문가와 시각장애인을 초청하여 피드백을 받아보는 시각장애인의 참가 경험에 실질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피드백을 통해 이벤트 등록페이지가 스크린리더로 판독하기 어렵다는 것을 포착했으며, 대체 옵션으로 웹접근성이 높은 구글 양식을 추가하여 시각장애인의 등록과정을 간편화했다. 그 결과, 시각장애인의 행사 등록이 빠르게 증가했으며, 행사가 끝난 후 참가자를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컨퍼런스 경험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점을 기록하며 성공리에 개최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3. 종합 시사점
참가자의 행사 경험에 관한 심층적 고찰의 중요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참가자 경험 중심 행사 설계가 강조되고 있다. 특히 만남과 교류의 장인 MICE산업에 있어 경험은 일종의 비즈니스 또는 산업의 가치로 꼽을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 최근 3년 동안 온라인 행사가 급증하였으나, 아직은 대면행사를 모방하는 수준에 그친 사례가 많고 참가자 경험 측면을 놓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웹디자인과 다양한 기술이 추가된 풍부한 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가만히 앉아 보기만 하는 행사로부터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실질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심리적, 감각적 자극이 주어질 수 있는 행사를 요구하고 있다. 참가자가 온라인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지각과 반응, 행동 등 총체적 경험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급자 측면에서의 일방적 서비스 제공이 아닌, 참가자가 온라인에서 어떤 활동을 하며, 온라인 행사를 진행할 경우 어떠한 경험을 원하는지에 관한 연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 설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조사의 깊이는 단순히 시장 조사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며 보다 인문학적인 통찰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만의 고유한 강점으로 대면 행사와의 차별화 도모
지난 3년은 온라인 행사가 대면 행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오늘날의 온라인 행사 활성화가 반짝 유행에 그칠 추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MICE산업은 하이브리드 행사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대면행사가 정상화되어도 온라인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단순히 대면 행사의 대체제가 아닌, 온라인만의 고유한 영역이 조속히 자리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한 영역에 관한 예를 들자면, 온라인의 지속성과 연결성을 들 수 있다. 운영 전략에 따라 행사 기간에 국한되지 않고 참가자가 1년 내내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행사 브랜딩의 지속성 측면에서 온라인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모델은 행사를 구성하는 기업과 참가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모아 하나의 커뮤니티로 형성,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온라인 행사가 더욱 발전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다양성과 포용성까지 챙긴 온라인 행사 경험 설계
온라인 행사가 참가자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행사의 접근성은 아직 고민과 탐구가 많이 필요한 영역이다. 심지어 디지털 약자라는 개념 자체가 아직까지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통탄할 노릇이다. 급변하는 기술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디지털 약자에 관한 고민은 중장기적으로는 생존과 연결될 수 있겠다. 하이브리드 행사 시대를 맞이한 MICE 업계도 이러한 측면을 면밀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행사 기획자는 장애인이나 고령자들이 웹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웹접근성이 보장된 온라인 행사 경험을 설계하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강조되는 시대를 사는 오늘날, 온라인 행사에서도 따뜻한 휴먼 터치(Human touch)를 느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