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대학 워튼 경영대학원(Wharton School) 최고경영자 과정의 교수이자 우리에게는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법칙’, ‘소유의 종말’ 등의 저자로 잘 알려진 제러미 리프킨교수의 최근 역작인<공감의 시대>(원제는 ‘공감적 문명(TheEmpathic Civilization)’이다)를 펴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은 적대적 경쟁보다는 유대감을 가장 고차원적 욕구로 지향하는 존재이며,앞으로는 분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협업의 경제 체제에 동승한 개인, 기업, 나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세기는 석유라는 엘리트 에너지를 기반으로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경제체제였지만, 이러한 적자생존과 부의 집중을 초래한 경제 패러다임은 끝났고, 이제 세계는오픈소스와 협력이 이끄는 3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21세기는 승자와패자를 가르는 게임에서 윈윈 전략으로,폐쇄성에서 투명 경영으로, 이기적 경쟁에서 이타적 협업으로, 엘리트 에너지에서재생 가능한 분산 에너지로 소유의 시대에서 접속의 시대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여러 가지 이슈 중에서현대사회가 이기적 경쟁에서 이타적 협업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국내 MICE산업에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최근 국내 MICE 산업의 중요 쟁점이 되고 있는2가지 이슈를 고른다면 MICE 얼라이언스추진과 MICE산업 통합과 관련된 문제일것이다. MICE 얼라이언스란 네트워크간경쟁으로 변화하는 MICE산업의 경쟁환경에 대응하여 국내 MICE산업을 구성하는각 플레이어(컨벤션센터, 컨벤션뷰로, 여행사, PCO/PEO, 호텔, 항공사 등)들이 서로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일종의MICE 산업내 협업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MICE산업 통합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도 컨벤션과전시산업간 협업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는 것이 MICE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함에 있어 보다 효과적일 것인가의 문제로 회귀하여야 할 것이다.
MICE산업 통합문제는 결국,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컨벤션산업과 전시산업이 어떻게 협업적 환경을 구축하여 상생·발전할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러미 리프킨이 이야기하는<공감의 시대>는 이미 국내 MICE산업 안에 들어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중요한것은 ‘어떻게 효과적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협업 경제에서는 중요한 정보를 오픈소스로 내놓은 것이 협업의 출발점이다. 지식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것은 협업을 가로막는 일차적 장애이다. 이는 MICE 얼라이언스와 MICE산업 통합문제에서도 중요한시사점을 가진다.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기관과 컨벤션과 전시산업으로 구분된 각산업 내 주요기관들이 각자의 업무와 역할등에 대해 서로 공유하거나 분담하지 않고, 기존의 기득권만 유지하려 해서는 효과적인 협업 환경이 구축될 수 없을 것이다. 협업의 출발점이 소유와 통제가 아닌내가 가진 중요한 자산이나 정보를 내 놓은 것이라는 것은 MICE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기관과 MICE산업 통합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주요 기관들이 가장 크게고려해야 하는 사항일 것이다.
이창현박사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ICEM)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