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환대투자컨퍼런스(Italian Hospitality Investment Conference)’는 전문 투자 펀드, 은행, 부동산 부문 개발자, 컨설팅 회사, 법률 회사, 호텔 브랜드 및 운영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연례 포럼으로 이탈리아 호텔 산업의 나침반 역할을 도맡고 있다. 올해도 2,300명 이상의 대표단이 베를린의 인터콘티넨탈 호텔(InterContinental Hotel)에 모여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으며,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노동과 인플레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수를 배경으로 토의가 진행되었다. IHIF에 패널로 참석한 대형 호텔 체인 아코르(Acor)의 CEO인 세바 스티앙 바진(Sebastien Bazin)은 이번 연설을 통해 청중들에게 지속 가능한 호텔 산업을 위한 심층적인 시사점을 제공했다.
Q1. 글로벌 경제위기 속 이탈리아 호텔 산업의 현황은?
전 세계 5,300개 이상의 호텔 중 82개(약 1.5%)가 이탈리아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 위치한 호텔의 90%는 여전히 가족경영(family ownership) 체계 혹은 이탈리아 개인 기관의 손에 놓여 있으며, 이는 이탈리아 호텔 산업이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가장 침투하기 어려운 시장임을 나타내는 셈이다. 이탈리아의 더욱 글로벌한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팬데믹으로 인해 도래한 범세계적 어려움으로 인해 앞으로도 환대산업이 장기적으로 고통받을 것이라 믿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판단이다. 환대 부문은 1960년대 이후 매년 2~5%대의 성장률을 선보이면서 지난 50년 동안 큰 축복을 받아왔다. 공급의 증가보다도 두 배 더 강력한 수요를 유지해왔으며, 다른 조 단위 매출 규모를 보유한 산업 분야와 비교했을 때도 이처럼 높은 수익 가시성을 지닌 산업군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내일의 환대산업’이 우리가 지난 50년 동안 보아왔던 환대산업과는 다른 형태로서 변모할 것임은 확실하다. 이러한 맥락을 강화하는 요소 중 하나로 ‘블레저(Bleisure)’1)트렌드를 예시로 들 수 있겠다. ‘일’과 ‘놀이’의 벽이 무너짐에 따라, 역사적으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비즈니스 여행객들이 예약을 주로 차지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비즈니스 여정이 기존 여행을 앞지르고 있다. 이는 레저 여행과 비즈니스 여행의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반증하며, 호텔 요금이 팬데믹 기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2년 현재는 2019년을 능가하는 이유에 대한 추가 증거라고도 볼 수 있다.
Q2. 사업 비용 및 수익구조 측면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있다면?
아코르는 2020년 더혹스턴(The Hoxton), 글렌이글스(Gleneagles), 델라노(Delano), SLS, 몬드리안(Mondrian), 소(SO/), 하이드(Hyde), 마마쉘터(Mama Shelter), 25아우어스(25hours), 21c뮤지엄호텔(21c Museum Hotels), 트라이브(TRIBE), 조앤 조(JO&JOE), 워킹프롬(Working From) 등의 브랜드들로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부문을 설립했다. 이렇게 탄생한 브랜드들이 현 재 아코르 전체 호텔의 약 3%를 차지하는 반면, 새로 체결된 거래의 30%는 엔니스모어(Ennismore) 브랜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견고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아코르의 호텔 서비스와 직원들이 자리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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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인건비와 기타 품목 관련 비용은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원 보조금 지급 명목으로 7천만 유로(한화 약 980억 원)를 배정해야 했으며, 미국에서는 환대 부문 노동자의 약 50%가 업계를 떠나면서 이로 인한 업무 제약과 유연성 관련 비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반면, 유럽에서는 에너지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영국에 서는 일부 지방 호텔들이 겨울 시즌 동안 영업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실제로 글로벌 호텔 분야 데이터 전문기업 핫 스타츠(HotStats)의 연구에 따르면 유럽의 가용 객실당 전기 요금은 지난해보다 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아코르가 지급하고 있는 에너지 비용은 총비용의 약 8%이지만 앞으로는 총비용의 25%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이는 호텔 마진(margin) 을 없애버릴 수도 있는 치명적인 비율이다.
Q3. 변화하는 환경 속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산업의 지향점을 전망한다면?
이제 업계에서는 ‘여행자’가 아닌 ‘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을 만들고 디자인해야 할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역 사회를 위한 호텔을 만드는 것은 앞으로의 잠재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할 뿐만 아니라 판매 수익과 마케팅 관점에서 큰 이득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행객들이 지역 호텔 브랜드를 선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주로 현지인에게 유행하는 장소의 인기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호텔의 바(Bar)나 레스토랑, 로비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매주 도보나 자전거로 방문하는 현지인들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은 해당 호텔이 현지인들에게 채택되었음을 의미한다. 여행의 근간은 제품이나 디자인이 아닌 경험과 기억이며, 방문객들은 모든 행위를 사회에 공유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행객들이 올린 소셜 게시물의 절반 이상은 다시 여행이라는 실제적 행위로 연결되곤 한다. 이에 아코르는 마케팅 범위를 방문객과 여행객뿐만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확대하고자 2017년도에 ‘아코르로컬(Accor Local)’을 출시했다.
같은 해에 아코르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Orient Express)’ 브랜드 이름을 딴 고급 열차 노선의 50%를 인수했으며, 2025년 초 그루포 발레타(Gruppo Barletta)와 제휴를 통해 이를 유럽 노선에 다시 배치할 계획이다. 이 새로운 열차는 1883년부터 1977년까지 파리와 콘스탄티노플, 이스탄불 사이를 연결하던 오리엔트 특급의 역사적인 노선을 따르게 될 것이다.
1)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비즈니스와 레저 및 관광을 결합한 여행 문화를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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