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에 관한 고민이 깊은 요즘이다. 환경오염, 기후변화, 전염병 등을 계기로 전 세계는 SDGs(지속가능목표), ESG(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 등 지속가능한 미래로 향하는 이정표를 세우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MICE산업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모델뿐만 아니라 성과관리 측면에서도 지속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MICE산업의 성과관리는 국내외 참가자 수, 참가 국가 및 분야 통계, 1인당 지출경비 등 경제적 파급효과에 치중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과의 개념이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MICE 행사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하기 위하여 보다 구체화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MICE산업의 가치를 다각화하며 산업의 영향력과 저변 확대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ICE산업의 지속가능성…‘레거시’에서 실마리를 찾다
엔데믹 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MICE산업의 파급효과 평가지표도 변화된 환경에 맞게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 코펜하겐컨벤션뷰로(Copenhagen Convention Bureau)는 외부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선진적 MICE 행사 성과지표를 개발한 대표적 도시이다. 이들은 MICE 행사를 통해 창출될 수 있는 성과를 ‘레거시(Legacy, 유산)’로 지칭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행사 전후에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넘어 사회, 문화, 기술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파급효과를 측정하고 관리하는데 의의를 둔다. 이들의 행보는 레거시에 관한 코펜하겐컨벤션뷰로의 관점에서도 드러난다. 코펜하겐컨벤션뷰로가 정의한 MICE 레거시는 ‘작게는 협·단체와 관계 단체의 회원들, 크게는 개최지 및 사회 전반을 대상으로 국제회의가 제공하는 긍정적이고 중장기적인 기여’다. 이는 코펜하겐컨벤션뷰로가 보다 중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MICE 행사 개최 성과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MICE 레거시가 급부상한 배경…#기후변화 #포괄적목표 #팬데믹 #기술혁신 #협업
코펜하겐레거시랩(Copenhagen Legacy Lab1))은 ‘MICE 레거시’ 개념도입에 기여한 5가지 주요 배경을 꼽았다. 5대 요인들은 MICE 행사의 미래 지향점을 의미하기도 하다.
첫 번째 요인은 기후변화다. MICE산업의 경우, 개최지로의 이동행위가 수반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탄소 배출을 야기하게 된다. 이에, 코펜하겐레거시랩은 MICE산업도 탄소 배출량 저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등 사회·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을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이해관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포괄적 목표의 중요성이다. 이해관계자들의 지지와 참여는 곧 산업 발전의 양분이 된다.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도록 공통된 목표를 수립하고자 하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MICE산업에도 핵심 키플레이어인 주최자 및 참가자 이외로도 지역사회, 유관산업 및 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이들의 적극적 참여를 촉진하면서 보다 중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려면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공통 목표가 수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MICE 레거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수요를 포괄하는 공통된 목표가 될 수 있다.
다음 요인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술혁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디지털 전환을 앞당겼다. 이로 인해 MICE 행사 또는 산업의 형태가 변화하였으니, 창출될 수 있는 성과도 과거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코펜하겐레거시랩은 팬데믹을 계기로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MICE산업의 다각적 성과와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이 등장한 파급효과를 포괄하는 성과관리 지표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펜하겐레거시랩은 지식생산을 위한 협업의 시대를 맞이한 것을 MICE 레거시 체계가 필요한 배경으로 꼽았다. 포괄적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마찬가지로, 산업을 구성하는 일부 핵심 키플레이어만으로는 게임의 판을 키우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사회협력, 국제화, 학제 간 협력, 부문 간 교류, 개방성 및 문제 중심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는 지금, 정보와 네트워크의 보급과 공유를 위한 플랫폼으로써 회의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이러한 변화와 시류를 반영한 레거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코펜하겐레거시랩의 설명이다.
과거 모델…이벤트 레거시 관리 체계 4단계
2019년 코펜하겐컨벤션뷰로가 제시했던 이벤트 레거시 관리단계는 4단계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비전을 설정한다. 협회 및 기업 등 행사 관련 의사결정권자들이 추구하는 목적과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이들이 얻고자 하는 성과(레거시)에 대한 비전을 명료화하는 단계다. 2단계에서는 앞서 설정된 비전과 성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 협회, 지역 조직 위원회 및 관련 산업 분야 등 행사와 관련성이 높은 이해관계자를 발굴하고 참여시키는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이후 3단계에서는 레거시 창출에 관한 공통된 이해를 형성하기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며 실질적 레거시 창출을 위한 협업의 초석을 구축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후속 조치와 모니터링 단계다. 행사 개최 이후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행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성과를 추적하면서 행사를 통해 창출된 다채로운 레거시를 구체화하는 단계다.
4단계로 구성된 기존 레거시 관리단계의 특징은 행사에 참여하는 주요 키플레이어가 주축이 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키플레이어들의 참여 여부가 레거시 관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며, MICE 전담기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레거시에 관한 키플레이어들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할 경우 충분한 행사성과 측정이 불가하다는 맹점이 있다. 즉, 결과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관리체계로 레거시 창출이 다소 소극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코펜하겐컨벤션뷰로는 최근 새로운 MICE 레거시 관리 프로세스를 내놓으며 레거시 창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코펜하겐컨벤션뷰로의 새로운 레거시 관리단계, “무엇이 달라졌을까?”
코펜하겐컨벤션뷰로가 내놓은 새로운 이벤트 레거시 관리법은 7단계로 세분화되었다. 기존 4단계 모델보다 컨벤션뷰로의 적극적 개입과 역할이 강조되고, 계획 및 측정에 대한 전략적 접근 방식을 심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단계부터 3단계에서 레거시 극대화를 위하여 행사의 성과창출 적합도를 사전 평가한다는 점이 인상깊다. 잠재적인 장기적 영향력과 레거시의 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해 행사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기준도 구체화 되었다. 기준 마련을 위하여 글로벌 경제학자 및 컨설팅 전문, MICE 산업 부문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었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사회적 수요 충족을 가로막는 주요한 장벽은 무엇이며,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레거시를 남길 수 있는 적합한 회의(사례)는 어떤 유형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레거시 창출에 적합한 행사 형태 또는 주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추가 적인 내용은 회원님만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