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ICE산업이 다시금 양적 팽창세를 보이며 질적 성장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MICE 업계에서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 고유한 경험 가치의 발굴 등 세계적 흐름에 기반한 전사적 데스티네이션 혁신이 요구되는 중이다. 경쟁력의 격차는 점진적으로 가시화되며, 궁극적으로는 ‘어떤 국가가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성장 전략을 실행해 왔는가?’로 판도를 결정짓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태국의 MICE산업은 주목할 만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2022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태국은 MICE 데스티네이션으로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목표로 정부기관 및 지역사회와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는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추진했던 팬데믹 대응과 내수시장 활성화 전략에 이어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세우고 민관산학 협력에 기반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한 현상 유지가 아닌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하겠다. 이에, 본 고에서는 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성장 및 혁신 전략을 중심으로 태국 MICE산업의 현황과 그동안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주요 계획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내와의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시사점을 도출할 예정이다.
1. 엔데믹 이후, 태국 MICE산업 현황
관광·MICE산업 회복 본격화…외국인 방문객 154% 증가
태국의 MICE 수요 회복에 본격 힘이 실리고 있다. 관광산업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20%(2019년 기준)를 차지했던 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2020년에는 GDP 관광업 비중이 5%대로 급감하였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입국 제한을 해제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였고, 2023년 상반기에는 약 2,800만 명의 외국인 방문객을 맞이함에 따라 글로벌 인바운드 시장 회복기 국가 중 전체 5위(일본 > 중국 > 미국 > 대만 > 태국)에 선정되는 성과를 보였으며, 이는 2022년(1,107만 명) 대비 154% 증가한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MICE 관광 수입 비중 또한 2022년 19.7%에서 2023년(11월 누계 기준) 29.2%로 대폭 증가했다.
2024년에도 태국 MICE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컨벤션전시뷰로(Thailand Convention & Exhibition Bureau, 이하 TCEB)에 따르면, 태국은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0월 ~ 2024년 9월 기준)에 팬데믹 이전(2019년) 성과의 75% 이상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최소 2,310만 명의 MICE 방문객을 유치하고 약 1,360억 바트(한화 약 5,038억 원)를 창출할 예정이다. 이에, 태국 재무부 재정정책국(Fiscal Policy Office, 이하 FPO)에서는 2023년 경제성장률 2.7%에 이어 2024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상향 조정하였으며, 주요 성장 동력으로는 관광산업 성장과 수출 증진을 꼽았다.
- 2019-2023년 태국 관광산업 통계 (단위: 만 명, %, 바트)
구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1월~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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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수 | 3,992 | 670 | 43 | 1,107 | 2,484 |
객실 점유율 | 70.1 | 29.3 | 15.1 | 47.3 | 68.1 |
평균 객실 요금 | 1,734 | 1,106 | 976 | 1,063 | 1,475.9 |
MICE 관광 수입 비중 | 29.8 | 14.2 | 3.4 | 19.7 | 29.2 |
외국인 투숙객 비중 | 36.2 | 15.6 | 2.9 | 8.2 | 21.2 |
참고자료 MICE 데스티네이션 태국의 4대 경쟁우위 분석
글로벌 MICE 이해관계자 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TCEB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태국은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의 14개국 중 종합 1위 MICE 데스티네이션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이에 태국의 상위 4대 경쟁우위를 조사한 결과, 순서대로 ‘전체 비용 대비 가치(43%)’, ‘독창적인 정체성(36%)’, ‘방문객 수용 준비성(31%)’, ‘MICE 데스티네이션으로서의 브랜드 인지도(24%)’가 대두되었다. 이외에도 태국은 MICE 인력의 전문성, 건강 및 위생 등 안전 조치, 중앙정부의 정책지원, 다양한 산업 기반 비즈니스 기회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국가 관광계획과 연계한 MICE산업 부흥 전략 모색
지난해 1월, 태국 내각에서는 ‘제3차 국가관광발전계획(2023-2027)’을 승인 및 발표했다. 태국 정부는 회복력, 지속가능성, 포용적 성장을 화두로 하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의 재건을 목표로 삼고, ‘관광 회복탄력성 강화(Resilient Tourism)’, ‘관광 고품질화(Quality Tourism)’, ‘관광 경험 향상(Tourism Experience)’, ‘지속 가능한 관광 촉진(Sustainable Tourism)’이라는 4대 핵심 목표에 기반한 활성화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2023년에는 태국 관광산업의 활성화 및 수준 향상을, 2024~2025년에는 가치 기반 관광으로의 전환을 그리고 2026~2027년에는 미래 지속가능성 원동력을 위한 활동들을 이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주요 기관인 TCEB에서는 5개년마다 국가관광 개발계획과 연계한 ‘MICE산업 육성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혁신과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태국을 최고의 MICE 관광지로 홍보하기 위한 ‘TCEB Go’ 전략과 태국 방문의 해 캠페인 ‘MICE와 반갑게 만나는 2023년(MICE to Meet You Year 2023)’ 등을 포함한 5개년(2023~2027)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팬데믹 시기 건강 및 안전과 관련한 브랜딩을 시도했던 것과 다르게, 엔데믹 이후에는 MICE 중심의 관광 부흥을 통한 경제 성장과 글로벌 국제회의 허브로서 국가 위상 제고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로써 향후 5년 동안 마스터플랜 목표에 따라 1억 6천만 명 이상의 MICE 여행객을 유치하고, 9,450억 바트(한화 약 3조 4,970억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부각했다.
2. 태국 MICE산업의 성장 전략 및 운영상 특징
태국의 MICE산업, 어디까지 왔나?
관광산업이 국가 주력산업 중 하나인 태국은 팬데믹 기간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방문객 수가 대폭 감소하면서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에, 국가 차원의 새로운 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태국 내각은 관광·MICE 분야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지속 가능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새롭게 모색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과의 탄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소프트파워 기반 비즈니스를 촉진하고 방문객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등 데스티네이션 입지 강화를 단초로 한 관광·MICE 비즈니스 부문의 완전한 회복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 및 지역 차원의 대대적 정책 및 규제 변화에 힘입어, 2024년 태국의 MICE산업은 융복합·고부가화 중심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축이 되는 TCEB Go 전략에 따라, ‘글로벌 MICE 리더 태국(Thailand as Global MICE Leader)’을 목표로, ‘지역별 고유한 정체성에 기반한 데스티네이션 경쟁력을 창출(Create Destination Competitiveness Through Diverse Local Identity)’하고, ‘혁신적 MICE 솔루션을 실행(Execute Innovative MICE Solution)’하여 ‘민첩하고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 체계를 구축(Build Agile and High Performance Organization)’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MICE산업의 지속가능성(Go for MICE Sustainability) 확보’를 위한 노력을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도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