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다사다난했다. 회복을 논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변이바이러스가 잇따라 등장하는 바람에 전 세계는 다시 공포에 빠져들었다. 혼란이 거듭되었던 한 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ICE 업계에서는 차근차근 정상화를 준비해왔다. 2020년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 행사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형태를 취하거나 전면 대면행사를 도전했다는 대형 행사들의
희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전만큼의 규모를 회복했다는 사례도 있어, 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0만 참관객 모인 북미 최대규모 모터쇼…세마쇼(SEMA SHOW)
북미지역에서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세마쇼가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왔다.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as Vegas Convention Center)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센터 전관을 가득 채우며 팬데믹 이전의 위상을 되찾은 듯했다. 참관객도 무려 10만여 명이 몰렸다. 실내행사장은 총 42만㎡에 달했고 외부행사장도 20만㎡를 활용했다.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만큼 참가업체들도 기념비적 소식과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이번 행사를 기회 삼아 많은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신차 홍보에 나섰으며 부품 및 기술 관련 업체들도 신제품과 신기술 론칭 소식을 알렸다. 도요타와 렉서스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영향을 받아 급부상하고 있는 캠핑카 및 SUV 등을 선보여 많은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울러, 올해 처음 도입된 전기차 전용관도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특수장비산업협회장(Specialty Equipment Market Association,SEMA) 크리스 커스팅(Chris Kersting)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참가기업들이 대면행사를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장으로 돌아온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다채로운 비즈니스 활동을 누리고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기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맥코믹플레이스(McComic Place), 잇따른 대형행사 소식에 축제 분위기 물씬
북미 최대의 컨벤션 센터인 맥코믹플레이스 역시 정상화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월 개최된 ‘2012 낙스쇼(NACS Show)’와 11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진 제107회 북미영상의학회(RSNA Anuual meeting 2021)는 맥코믹플레이스에 잃어버렸던 활기를 안겨주었다.
올해 낙스쇼는 2019년도 개최 이후 약 733일 만에 다시 개최된 만큼 5,000여 명의 바이어와 17,000여 명의 참가자를 기록했다. 안전행사를 지원할 비대면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올해 새롭게 개발한 행사 전용 모바일앱 ‘낙스 마이쇼 플래너(NCAS My Show Planner)’를 통해 참가기업에 관한 세부사항과 행사에 관한 정보를 전달했다. 이를 통해 제품 탐색과 업체 검색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었다. 미국 편의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Convenience Store, 이하 NACS)의 공급부서 담당자인 니콜 월비(Nicole Walbe)는 “앱을 통한 스캐닝 기능은 안전행사를 위한 비접촉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참가업체들로부터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제107회 북미영상의학회(RSNA Anuual meeting 2021, 이하 RSNA)에서는 10,378건의 논문이 제출되었으며 2,000개 이상의 발표, 300개 이상의 교육 세션이 준비되었다. RSNA는 이번 학회에 특별 프로그램과 전시관, 체험관을 별도로 마련하여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경험기회를 선사했다. 아울러 CT, MRI,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등의 최신 의료영상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500개 이상의 전시 공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400개 이상의 업체가 31만 2,400㎡ 규모의 전시 공간을 첫 오픈에 모두 예약하는 등 이번 행사에 대한 업계의 뜨거운 관심이 모였다.
18개월 만에 드디어…인포마마켓(Informa Markets) 친환경식품전 개최
인포마마켓도 팬데믹 이후 첫 오프라인 벤더박람회인 친환경식품전시회(Natural Products Expo East, 이하 NPEE)를 성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9월 펜실베니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전 세계 각국에서 800여 업체, 15,000여 명이 참가하여 최신 건강식품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및 유망 품목을 선보였다. 주최측은 필라델피아보건부, 펜실베니아컨벤션센터, ASM Global, 필라델피아컨벤션뷰로의 긴밀한 협조와 원조 덕분에 참가자와 참가기업 모두가 안전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행사장을 찾은 참가자들은 출시를 앞둔 천연 및 유기농, 기능성 식품들을 직접 경험하면서 전시회의 현장 귀환을 기념했다. 인포마마켓의 행사 디렉터인 레이스 고티에(Lace Gautier)는 “안전하고 성공적인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올해의 최우선 과제였으며, 업계 구성원들을 위해 절실히 필요했던 이번 행사를 성사시킬 수 있도록 우리와 협력하고 건강 및 안전 지침을 지켜준 지역사회에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필라델피아 시 정부는이번 행사를 통해 약 2,600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2B 컨퍼런스도 기지개…온라인→오프라인 변경 잇따라
사례 ① 2021 새스터 연례회의(SaaStr Annual)
중단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됐던 국제 컨퍼런스 역시 하나둘씩 대면 행사로 복귀하고 있다. 샌마테오카운티이벤트센터(San Mateo County Event Center)는 B2B 소프트웨어 분야 국제행사인 2021 새스터 연례회의(SaaStr Annual)를 유치, 지난 9월 5,000여 명의 참가자를 맞이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분야 종사자들로 구성된 커뮤니티 새스터는 클라우드 비즈니스 구축 및 확장과 관련된 최신 정보와 학습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의 새스터가 유독 의미 있는 이유는 샌마테오 카운티에서 열리는 첫 번째 대면 컨퍼런스이자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가 COVID-19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한 이후 베이 지역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대면 행사이기 때문이다. 거리 두기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대면 행사인 만큼 주최측은 안전에 심혈을 기울였다. 행사 개최 이래 처음으로 모든 행사 관련 모든 프로그램을 야외에서 개최하며 새로운 시도로 참가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새스터의 CEO이자 설립자인 제이슨 렘킨(Jason Lemkin)은 “이번 행사는 미국에 보건안전지침이 발효 중인 가운데 5,000여 명이 참석한 미국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 관련 컨퍼런스”라며 “안전하고 편안하게 야외에서 축제 스타일의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행사의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사례 ② 올해 슬러쉬(Slush)도 현장에서 만난다
핀란드가 자랑하는 북유럽 최대의 스타트업 이벤트인 슬러쉬(Slush) 역시 대면 행사로 진행되었다. 약 1년간의 공백을 마치고 이번 12월 헬싱키엑스포컨벤션센터(Helsinki Expo Convention Center)에서 다시금 개최되었다. 올해 행사에는 스타트업 창업자 및 운영자 3,200명과 투자자 1,500명이 합류했으며, 총 8,8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슬러쉬의 CEO인 미카 후투넨(Miika Huttunen)은 “스타트업계에서 대면 상호작용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온라인 활용이 증가하면서 우리가 그 어느 때 보다 더 연결되어 있는 상태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진실은 어떤 것들은 원격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동료들과 흥망성쇠를 나누고, 조언을 구하고, 우연한 만남을 갖게 되는 것은 모든 창업자의 여정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코로나 재확산으로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대면 행사 개최를 통해 되살아나면서 컨퍼런스 분야의 조건부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찬란했던 독일의 전시산업, 내년에는 위상 되찾을까?
사례 ①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메쎄
코로나19는 독일의 전시산업에도 충격을 안겼지만,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접어든 최근 오프라인 전시회에도 활기가 돌아오고 있는 듯하다.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 박람회인 프랑크푸르트 북메쎄(Frankfurter Buchmesse)가 전시장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백신 접종을 받았거나 COVID 검사에서 음성 결과를 받은 사람들에 한하여 참가를 허용하였으며 방문객 수는 하루에 2만5,000명으로 제한되었다. 그럼에도 5일간 80개국, 2,000여 개의 출판사가 참가하며 과거의 명성을 되찾게 해주었다. 직전 행사가 개최되었던 2019년도에 104개국, 7,450개의 전시업체가 방문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면이 있지만, 모든 행사가 대부분 전면 중단되었던 작년과 비교했을 때는 감축할만한 수치인 것으로 보인다.
‘re:connect’라는 모토 아래 재개된 이번 행사는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되었다. 박람회 감독인 위르겐 부스(Jürgen Boos)는 “지난해 20만 명의 사용자가 가상 박람회에 참여한 것을 토대로 올해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 스튜디오 프로그램은 도서전 사이트인 buchmesse.de에서만 97개국 사용자의 방문과 1만 5500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주최측은 참관객들의 건강 및 안전 관리를 위해 전시장 내 가장 작은 부스 사이즈를 8㎡로 넓혔고, 이 요건으로 인해 전시업체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스탠드 사이즈를 50% 할인했다.
사례 ② 독일 뒤셀도르프 메디카
지난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던 ‘국제의료기기박람회(MEDICA/COMPAMED 2021)’도 올해 11월 전시장으로 돌아왔다. 150개국에서 모인 46,000명의 방문객은 3,033개의 MEDICA 및 490개의 전시업체와 직접 교류할 기회를 얻었으며, 참가업체들은 개발, 생산, 유통 과정의 모든 단계를 포함한 의료 제품, 장치 및 기구의 포괄적인 포트폴리오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나 포스트 코로나19와 의료산업·방역·바이러스와 같이 가장 실효성 있는 주제가 주요하게 다루어져 많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아울러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어 현 시국에 필요한 포맷을 적절히 이용했다는 평을 받았다. 메쎄 뒤셀도르프(Messe Düsseldorf)의 마이클 데겐(Michael Degen) 전무는 “이번 행사를 위해 전시장 내 두 개 홀을 제외하고 모두 예약되었다”며 “빠른 의사결정 과정 덕분에 업계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