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을 넘어…새로운 가치 제안에 착안한 행사 플랫폼 활용 역량 갖추어야
45호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디지털로 전환된 행사들과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행사, 작년에 개최되었어야 했던 메가 이벤트들, 코로나 상황 속 각국별 대처방안 등 MICE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큰 변화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봤다. 코로나를 겪고 있는지 이미 1년이 지났고, 요근래 다시 확진자수가 증가하여 업계에서는 행사의 취소, 연기 등으로 인해 긴장을 하고 있는 반면 정작 시민들은 익숙해진 듯 평소 생활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Zoom Fatigue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온라인 회의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하는데, 주변 지인들은 온라인 만남이 더 편하고 좋은 것 같다고 얘기하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로 배우는 게 없다고 하지만, 정작 대면, 비대면 수요조사를 시행하면 압도적으로 비대면 선택 비율이 높게 나오고 있고, 이제는 회사원들과 회의 참가자들이 비대면으로 편하게 듣고 싶을때 듣는게 더 좋은 것 같다고 한다. 이런 단상 속 한국인들의 적응력은 정말 세계 1위라는 생각과 함께 그만큼 우리나라 IT, 통신 인프라가 뛰어나구나 하는 확신도 든다. ‘적어도 MICE 업종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하자, 온라인 도움을 받자는 얘기조차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시는 업계 대표님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번 호에서 가장 재미있는 원고는 강원대학교 김상균 교수님이 외부집필로 참여해주신 메타버스 기사이다. 작년 말부터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조금만 세상 돌아가는 부분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으셨을 것 같다. 메타버스로의 진화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 같이 ICT 인프라가 우수하고 적응을 잘하는 곳이 가장 먼저 MICE도 메타버스 안으로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미 과월호에서도 소개한 것처럼 미국 가수들은 메타버스인 포크나이트에서 콘서트를 열기 시작했고 이후 BTS 등도 메타버스에 들어가고 있고, 한국관광공사는 제페토를 활용해 관광을 홍보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관광도시사업이 본궤도에 들어서게 되면 메타버스의 도입은 더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먼 미래의 일 같지만, 작년 1년 새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속도를 생각해본다면 그 누구도 언제일지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술과의 협업과 동시에 대면 행사의 개최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도 각국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 축에서는 아무리 온라인이 편리하고, 메타버스가 실감형으로 진화한다고 해도 여전히 Human Touch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또한 사실이다. 아날로그 감성, 복고열풍이 늘 생기는 것처럼 편리성보다 좋은 체험은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사라지진 않더라도 백신을 통해 안정적 위드 코로나 시대에 들어간다면 대면 행사를 시행할 전문가와 대면 행사지만 과거와는 다른 기획력으로 준비된 행사가 필요하다. 결국 지금 이 시기에 정부는 이러한 전문가를 양성하고 보호해야 한다. 다행히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추경을 통해 디지털 전문 인력 양성 및 기업 지원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고, 전시산업에서도 이전까지는 없었던 인력 양성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전시컨벤션센터 이외에 신규 건립되는 시설도 있고, 건립이 확정된 사업을 추진 중인 지자체도 여러 곳 있다. 이런 시설을 화이트 엘리펀트가 아닌 지역 비즈니스와 연계하여 경제, 문화, 사회적 효과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이벤트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MICE 기업과 인력이 생존할 수 있는 지원과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원이 정확하고 빠르게 실행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