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편집장 칼럼

[편집장 칼럼] 2020년 동경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재도약하는 일본의 MICE 산업

얼마 전 개최된 전시산업전에서 우리나라에도 워낙 자주 방문하시는 오사카관광뷰로(Osaka Government Tourism Bureau)의 히데히코 도조(Hidehiko Tojo)상을 만났다. 그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사카에서 금요일과 주말은 동경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몇 마디 나누면서 들은 얘기가 몇 주가 지난 지금도 뇌리에 남아 있다. 원자력 피해와 지진으로 일본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고, 이젠 적어도 MICE 산업 분야에서 일본은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자만하고 있던 내게 신선하면서도 일본의 저력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이었다.

현재 일본은 2020년 동경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모두가 올림픽이라는 메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하여 전력을 가다듬고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일환으로 일본 대표 부동산 개발사인 모리, 미쯔이, 미쯔비시 이렇게 3개사가 함께 동경의 MICE 콤플렉스를 재조성할 계획 에 있다고 했다. 메가 이벤트가 개최되면 전후로 관련 행사가 많이 개최되고, 방문객 수가 증가하므로 그들을 재방문객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코엑스와 서울시가 삼성동 일대를 컨벤션 클러스터 복합단지화로 조성하고, 컨벤션 자문 클러스터를 운영하는 활동을 보고 MoU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동경과 서울시의 복합단지 개발과 관련된 MoU 체결보다 올림픽이라는 메가 이벤트, 한 목표를 향하여 모두가 함께 전력투구를 준비하는 모습에 놀랐고, 우리를 뒤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는 당장 2014년에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최될 예정이고,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준비되어 있다. 물론 하계 올림픽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지만 큰 행사가 당장 눈앞에 2개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컨벤션 업계는 배가 고프고 힘들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준비로 도시가 파산직전까지 갔다고 할 정도로 경기장도 새로 건립하고, 송도 국제 업무 단지에 외자 유치를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보다 국제행사 유치건수 증가폭이 작고, 평창 동계올림픽은 유치전에는 삼수 끝에 붙어서인지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았지만, 유치 이후의 관심도는 찾아 볼 수가없는 듯하다.

국제회의 기획업체는 정부에서 행사를 만들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행사 주제를 발굴하여 정부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아니면 민간 후원사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도 행사 유치와 인프라 개선을 위하여 하나의 목표점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제회의 기획업체는 행사 운영계획 수립과 실제 운영 수준은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부족한 점이 없을 정도로 우수한데 비해 성공의 근간이 되는 비전 설정과 콘텐츠 기획력이 약하다는 평이다.

인천과 평창에서 개최되는 아시안 게임과 동계 올림픽으로 향후 적어도 10년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국내에서 개최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적극적으로 이미 유치한 이 두 행사를 활용해야 한다. 도시마케팅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는 시기이므로 관련 행사를 기획하여 자체행사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다양한 공모전을 기획하여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도 있고, 관련 기업과 연계하여 새로운 행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보릿고개가 아닌 모두가 배부를 수 있는 2014년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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