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MICE산업을 회고하다

이슈 ① 인력난으로 허덕이는 MICE산업

▲UKEVENTS의 이벤트 기술 인재 양성 프로그램


행사는 돌아오고 있는데, 정작 인력이 부족했다. 인력공급이 시장의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자 MICE 종사자의 업무 과중은 더 늘어갔다. 새로운 인력이 미처 충원되지도 못한 상태에서 과중된 업무에 기존 전문인력들도 빠져나가는 난관에 처했다. 영국의 한 마케팅 조사에서는 MICE산업이 ‘10대 불행한 직업’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낮은 급여와 과중한 업무 등이 업계를 떠나는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나, 그것만이 문제의 전부는 아니었다. 지난해 매쉬미디어(Mash Media)의 조사결과, 해외 MICE 종사자 중 45%는 현재 급여에 만족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그밖에 유연한 근무환경과 생계의 부담을 줄여주는 다양한 복지혜택의 여부가 근로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물론, MICE산업에도 새로운 역량이 요구됨에 따라 시대에 발맞춘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이에, 지난해 1월, PCMA는 ‘이벤트리더십연구소(Event Leadership Institute, 이하 ELI)’를 인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포트폴리오를 확장하였고, 영국 이벤트산업협회 UKEVENTS는 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연수 과정을 개발했다. 

이슈 ② MICE산업에 스며드는 인공지능(AI) 기술

▲PCMA와 게브미의 ‘프로젝트 스파크’


지난해부터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열기가 상당하다. 행사 기획에 챗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획자들이 점차 늘고 있는가 하면, 행사 공식 홈페이지에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여 참가자들의 문의사항에 24시간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주최자들도 상당히 늘었다.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이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선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해 5월 PCMA는 이벤트 기술 공급업체 게브미(Gevme)와 협력하여 ‘프로젝트 스파크(Project Spark)’라는 AI 기반 행사 기획 플랫폼을 개발했다. 프로젝트 스파크에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행사 콘텐츠(아젠다 생성 및 세션설명, 소셜미디어 콘텐츠 생산, 이메일 문구 작성 등) 제작 기능과 행사 테마설정 및 아이디어 수집에 도움을 주는 브레인스토밍 기능이 포함되었다. 게다가 행사에서 다루는 각종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법적 스크리닝 기능 및 계약 사항 점검 기능까지 추가하여 글로벌 MICE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아울러, 글로벌 국제회의기획사협회 MPI와 협업한 워들리(Wordly)는 생성형 AI 기반 자동번역 기능에 텍스트를 인식한 AI가 목소리로 번역 결과물을 표출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해당 서비스는 시각장애인의 편의성을 더한, 포용성 있는 기술 개발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슈 ③ 지속가능성 지침 마련에 팔 걷은 MICE산업

▲행사의 저탄소 방안을 연구하는 넷지로카본이벤츠


지속가능성 뒤에는 늘 까다로움과 낯섦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중요한 것은 알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 혼란과 번거로움이 뒤따른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MICE 단체들은 이니셔티브와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MICE산업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렸다. 전 세계 이벤트 산업의 저탄소 행보를 지원하는 지난해 12월 넷지로카본이벤츠(Net Zero Carbon Events, 이하 NZCE)는 총 7개 항목으로 구성된 지속가능성 가이드를 발표했다. 해당 가이드는 회의산업협의회(Joint Meetings Industry Council, 이하 JMIC)의 주도 아래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이니셔티브는 행사 개최에 따른 탄소배출 여부의 측정과 보고, 검증, 저감활동의 활성화 및 적응, 소통 및 교육 등의 항목에 관한 세부사항을 다루고 있다. 
기후 분야 국제회의의 대표주자인 COP28 회의에서도 낭비와 손실을 최소화한 식음료 서비스 모델과 전략을 적용하여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슈 ④ 레거시 창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MICE 도시들

▲미트덴마트의 비즈니스 이벤트 레거시 연구 보고서

MICE 행사의 가치 극대화에 대한 노력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덴마크는 비즈니스 이벤트 레거시에 대한 6년간의 연구결과를 공개하면서 효과적 레거시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1)전략적 파트너 식별, 2)레거시 우선순위 설정, 3)주요 지표 설정, 4)측정 시스템 구축, 5)주요 대상 식별, 6)레거시 에코시스템 개발, 7)시장 활성화, 8)프로그램 관리 등 총 8단계에 걸친 설계 전략을 공개했다. 또한, 덴마트에서 개최되었던 국제회의에서 실질적으로 레거시를 기획했던 과정과 성과를 낱낱이 공개하기도 했다. 미트덴마크(Meet Denmark)는 국제회의 주최자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레거시 창출이 왜 중요하며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지를 인식시키는 일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최종 성과가 도출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했다. 
더불어, 호주의 비즈니스이벤트시드니(BESydney)도 MICE 행사의 레거시 창출을 위한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사회적 영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슈 ⑤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몰입 경험’의 지평을 연 MSG스피어(MSG Sphere)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규모 구형 공연장이 전 세계 MICE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라스베이거스에 메디슨스퀘어가든컴퍼니(The Madison Square Garden Company)의 MSG스피어가 공식 개관을 알렸다. 2018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7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공사비만 총 23억 달러(한화 약 3조원)에 이른다. 
높이 112m, 너비 157m의 구형 공연장 외벽에는 무려 120만 개의 LED 패널이 설치되어 있어 화려한 영상으로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행사 테마에 맞춘 영상을 표출한다면 건물 전체가 행사 홍보 채널이 되는 셈이다. 공연장 내부도 고해상도 LED 스크린이 천장 절반을 둥글게 감싸고 있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게다가 16만개의 스피커가 설치되어 시청각적으로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는 시설로 설계되었다. 객석은 총 1만 8,600석으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개장 이후 다양한 콘서트와 쇼, 행사 등이 앞다투어 대관 예약을 희망하고 있다. 
2024년에는 글로벌 전자정보기술 전시회인 CES가 해당 시설을 활용할 계획을 밝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MSG스피어의 평균 광고비는 하루 4시간 도출을 기준으로 약 45만 달러(한화 약 6억 원)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CES와 같은 영향력 있는 행사 브랜드와 홍보 시너지가 더해지면서 스피어 광고 계약을 위한 기업들의 쟁탈전도 벌어지고 있다.
MSG스피어를 두고 글로벌 MICE 업계는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명물이자 몰입 경험 기획이 가능한 창의적 시설”이라며 “다양한 행사 기획 아이디어와 사례가 탄생하는 요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우리나라 하남시도 MSG스피어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K-스타월드 조성 부지에 아레나 시설 건립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MSG스피어의 다양한 영상을 송출한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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