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하는 수단이다. 사용자의 니즈(needs)에 의해 탄생한 기술은 이제 사용자가 어떠한 니즈를 느끼기도 전에 그들의 편의에 대응하는 경이로운 영역까지 기능을 확대해가고 있다. 가까운 예시로 자율주행차량을 들 수 있겠다. 먼저, 운전자는 운전대에서 손을 놓을 수 있게 되고 전방을 주시하던 시선도 자유로워진다. 여기까지는 기존 운전 행위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운전자의 니즈가 반영된 개발 단계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차량 운행 중 식사 시간대가 다가오면 운전자가 배고픔을 느끼기도 전에 인근에 있는 음식점 정보나 자주 가는 식당으로 목적지 설정을 제안하는 기능까지 자율주행 서비스에 반영되고 있다. 즉, 기술이 운전자의 편리함을 넘어 다양한 상황을 예측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고객의 니즈를 상세히 파악하고 이에 상응하는 대책을 내놓을 뿐만 아니라 행동학적 메커니즘에 의하여 창출되는 수요 예측을 통해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서비스까지 마케팅 영역은 날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선제적 대응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적용하면서 서비스 수준을 강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본 고는 떠오르는 ‘선제적 대응기술’ 트 렌드를 조망하며 MICE산업에서의 접목되는 기술 가치와 방향에 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선제적 대응 서비스에 주목하는 글로벌 마켓…203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 예상
마케팅 분야에서 선제적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 세계 선제적 서비스 마켓(Proactive service market)의 규모는 2021년 35억 8,000만 달러(한화 약 4조 6억 원)를 기록했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관련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20.3%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선제적 대응’이라는 키워드가 최근 크게 화두 되고 있으나 마냥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비즈니스 가치 극대화와 경쟁우위 선점을 위해 이미 많은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소비자의 니즈 예측과 이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에 열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생태계에서의 선제적 대응은 고객의 경험 개선과 기업의 수익성 제고를 통해 수요와 공급의 공동가치를 창출한다. 세계 4대 회계법인인 딜로이트(Deloitte)는 “선제적 대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 대비 60%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며 경제적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선제적 대응 서비스가 트렌드로 제시된 데에는 팬데믹 사태도 한몫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전에 없던 새로운 소비자 행동이 등장하기 시작한데다 설상가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기업은 수익기반의 안정화가 필요했다. 즉, 브랜드 또는 서비스에 관한 시장의 충성도를 높여 고객 유출을 방지하고, 고객과 보다 밀접한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마케팅 트렌드가 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부합하는 전략이 바로 선제적 대응 서비스였다.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 소비자 니즈와 만족 요소에 부합하는 예상 공급을 확보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수 전략이 되었다”며 글로벌 트렌드를 설명했다.
선제적 서비스 시장 성장의 핵심 동인
글로벌 마켓 리서치 회사인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의 산업조사에 따르면 선제적 대응 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50% 이상 응답) 동인은 ‘기술(Technology)’인 것으로 드러났다. 첨단 기술이 선제적 서비스 제공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술을 통해 다양한 변수를 측정하고 패턴과 확률을 분석하며 근본적인 요소(원인 혹은 수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수집량이 많을수록 분석 기능이 향상되고 예측력도 강화된다. 조사에서는 해당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인공지능 부문은 21.3%의 가장 높은 성장률(GAGR)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확도 높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추천하고, 당장 드러나지 않은 수요를 발굴하여 한발 앞서 대응함에 따라 기업의 수익(또는 브랜드 관리)에 혁신적 성과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은 세분화된 고객의 서비스 접점을 분석하여 보다 정교한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기술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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