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대회도 도전하는 ‘행사의 지속가능성’

2022년 엑셀런던(Exhibition Centre London, 이하 ExCeL)에서 포뮬러E가 개최되었다. 당해연도에 서울 잠실에서도 동일한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당시 홍보 부족 등 여러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은 행사로 남았다. 반면 런던에서 개최된 행사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 비결이 무엇일지 사례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포뮬라E 전기자동차 레이싱 대회란?

▲포뮬러E 월드챔피언십(Formula E World Championship)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자 전기자동차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친환경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기 충전 인프라가 확보됨에 따라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국제자동차연맹(Federation Internationale de I’Automobile, 이하 FIA)은 2010년대 초에 이르면서 전기차를 이용한 친환경 E대회를 고안해냈다.  소음공해와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포뮬러E 월드 챔피언십(Formula E World Championship)은 FIA 주관하는 전기차 경주대회다. 2014년 첫 개막을 알린 이후 중국 베이징에서 한 차례 열리고, 이후에는 매년 시즌제로 개최되고 있다. F1과 달리 별도 서킷에서만 달리는 것이 아니라 도심에서도 이벤트 서킷을 조성하여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포뮬러E는 뉴욕, 런던, 파리, 홍콩 등 세계적인 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참고자료] 친환경 포뮬러E, 왜 엑셀런던을 선택했을까?

엑셀런던은 이벤트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선도하는 시설이 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엑셀런던은 베뉴의 친환경화를 위하여 탄소 중립 부문의 국제 표준인 ‘PAS 2060’ 인증도 받은 바 있다. 엑셀런던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50%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제로 탄소’를 시행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엑셀런던, 친환경 레이싱 행사 개최 도전

친환경 베뉴를 표방하는 런던엑셀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개최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기존 F1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기차 기반 월드 클래스 레이싱 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관중 4,5000명의 방문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면서 동시에 실시간 생중계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하기 위해 포뮬러E 위원회와 함께 경기장 설계 및 장치물 제작에 돌입했다. 
이벤트 레거시도 톡톡히 챙겼다. 런던시의 ‘공기청정지역(Clean air zones) 조성 정책’과 연계하여 전기자동차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 전략도 수립하였다. 포뮬러E 행사를 통해 친환경 자동차 이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이외로도 포뮬러E와 엑셀런던, 주요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레거시 활동을 추진하고자 했다.

[참고자료] 런던의 초저배출구역 ULEZ

런던시는 2019년 4월부터 배기가스를 일정 수준 이상 배출하는 노후된 차량에 통행세를 물리는 초저배출구역인 ULEZ(Ultra Low Emission Zone)를 설정하는 계획을 실행했다. ULEZ에 진입하기 위해선 자동차 기준 12.5파운드, 약 2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며 미납 시 벌금 180파운드(약 30만원)을 부과한다. 2023년 8월부터는 ULEZ 구역을 확대하여 런던 32개 자치구를 포함하는 전역에 적용하기로 하였다. 런던교통공사 통계에 따르면 정책이 시행된 이후 약 4년간 질소산화물 배출량 240톤을 감축하는 등 대기질 개선에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또한, 휘발유·디젤 등 내연기관차를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하고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차 등의 이용을 촉진할 계획이다.

잇따른 난관…엑셀런던이 제시한 해결방안은?

▲ 런던 ExCeL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포뮬라E 전기차레이싱대회


친환경이라는 새로운 도전은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포뮬러E 대회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끄는 대형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일정상 충분한 리허설이 어렵다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즉,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안전에 대한 이슈가 가장 크게 대두되었다. 런던엑셀의 경우 전시장에 간이 도로공사로 트랙을 만든 상황이었기에 선수들과 관중의 안전성 여부를 수시로 검토해야 했다. 그런 가운데 행사 준비과정에서의 친환경과 지역민 협조 등 실질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활동도 수반되어야 했다.
엑셀런던은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경기트랙을 건설한 후 안전을 위한 지반공사를 별도로 추진했다. 공사 기간 동안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절한 안내와 양해를 구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현장에 직접 화물 저장소를 설치하여 200,000km의 화물 이동 거리를 절약할 수 있게끔 했다.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특수 미끄럼 방지 표면 공사도 시행했다. 또한, 모든 관람객과 선수들, 스태프의 도보 구간을 별도로 마련하여 안전성을 더했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Barrier Free) 공간 설계를 고려하였다. 

엑셀런던의 포뮬러E, 성과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포뮬러E 대회는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 전 세계 시청자 수는 5,000만 명을 넘어섰고, 1억 유로를 넘는 미디어 가치를 확보하였다. 현장을 방문한 관중수도 42,414명에 달했다. 만족도평가에서는 관중의 95%가 10점 만점의 7 이상을 주었으며 93%가 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회를 위해 준비된 여분의 음식들을 지역 푸드뱅크에 기부하거나, 2,500유로 이상을 리차드어린이호스피스(Richard House Children’s Hospice)에 기부하면서 사회적 기여 부문의 레거시 효과도 창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를 토대로 엑셀런던의 포뮬러E는 현재 글로벌 MICE 업계로부터 “친환경적인 동시에 사회적 레거시를 슬기롭게 창출한 이벤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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