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관광산업 트렌드 분석

최근 관광산업은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신 기술의 등장과 사회문화의 변화는 관광산업의 역동적 진화를 부추기고 있다. 변화의 흐름속에서 거대한 몇가지 줄기가 트렌드처럼 이어지고 있다. 이에, 과거와 현재의 비교를 통해 다가오는 2024년의 관광산업 트렌드를 살펴보고자 한다.
관광산업 컨설팅연구소 아마데우스(Amadeus)는 최신 데이터와 관광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매년 관광산업 트렌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내년도 전망을 내다보며 아마데우스는 주요한 트렌드 키워드로 더 의미 있는 여행 경험, 지역사회, 환경문제 등을 꼽았다. 

트렌드① 관광시장을 흔드는 문화콘텐츠와 팬덤의 힘

▲영국의 인기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월드투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잠시 멈췄었던 콘서트와 페스티벌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아마데우스는 2024년에는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영국의 록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는 2024년 공연 일정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루마니아와 그리스에서 열리는 콜드플레이 콘서트는 항공편 검색 및 예약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스 아테네로 향하는 항공편 검색은 콘서트 개최가 발표된 주에 62% 증가했으며 이 시기에 단기 여행 수요도 크게 증가하였다. 또한 루마니아 항공편 검색에도 큰 영향을 미쳐 발표 주간에 전주 대비 검색량이 91% 증가했다. 
미국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또한 2024년 투어를 예정하고 있어 본격적 투어시즌에 글로벌 관광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아마데우스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항공편 예약날짜와 콘서트 개최일 간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2024년 2월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에서 열리는 공연은 호주 항공편 예약 실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2월의 콘서트 일정이 공개된 날로부터 일주일간 항공편 검색량이 평균 약 4.4배 증가하기도 했다.

트렌드 인플루언서가 견인하는 관광 시장

▲인플루언서 사나 엘리스(Sana Elise)가 기획한 요가 여행


그간 관광산업에서 소셜 미디어는 여행 욕구를 일으키는 강력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일컬어져 왔다. 최근에는 단순한 홍보용 툴로서의 가치를 넘어 실질적 판매 채널로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 SNS에서 활동하는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단체관광 상품을 기획하고 유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이제 여행 인플루언서들은 여행 동기를 제공하는 간접적 마케터의 역할을 넘어 직접 예약까지 처리하는, 이른바 ‘여행 에이전트 인플루언서’로 기능과 역할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그룹투어 기획을 도와주는 트로바트립(Trovatrip)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더욱 발전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예약 링크를 직접 공유하고 결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와 인플루언서 간의 거래가 원활하게 체결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인스타그램과 연계하여 인플루언서의 관광 상품 거래를 지원하는 트로바트립

트렌드 전기 비행기의 시대가 온다

▲ 2024년 운영 예정인 한국의 항공 모빌리티 스타트업 토프모빌리티의 전기비행기


팬데믹 이후 항공은 관광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대표적 교통수단으로 지적받은 바 있다. 친환경을 강조하는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항공편 이용을 지양하며 장거리 관광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2024년에는 드디어 항공을 둘러싼 환경 이슈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일렉트릭 스카이웨이스(Electric Skyways)’는 항공택시, 전동 수직 이착륙기(eVTOL) 등 친환경 모빌리티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지역 간의 이동을 빠르게 지원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항공운송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마데우스의 조사에 의하면, 전기비행기 도입도 마냥 먼 날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독일 항공기 제조업체 볼로콥터(VoloCity)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의 전기 항공 택시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시아 최초의 전기 비행기 회사인 토프 모빌리티(Toff Mobility)는 2024년 한국에서 전기 비행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며, 미국에서는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이 2025년부터 상업용 eVTOL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영국에서도 버진 애틀란틱 항공(Virgin Atlantic)이 eVTOL 투자를 통해 2025년부터 도시 간 전기 하늘길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전기항공편 관련 인프라 구축이 향후 친환경 관광 경험을 지원하는 핵심 자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렌드 인공지능 여행 가이드

▲ 챗GPT플러그인을 도입한 여행 예약사이트 익스피디아(Expedia)


그야말로 인공지능 시대다. 팬데믹을 계기로 많은 것들이 디지털화되었듯,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 속 많은 부분들을 바꿔놓고 있다. 
관광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여행 계획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GAI) 기술은 개인 성향에 맞춰 여행 검색과 추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가 더욱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준다. 과거에는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복잡한 필터 검색 기능을 사용하며 원하는 여행 상품을 찾아야 했지만, 이제는 간단한 대화만으로 AI 여행가이드에게 여행 계획을 맡길 수 있다. 일례로 익스피디아(Expedia)의 ChatGPT 플러그인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여 즉시 호텔과 여행 일정을 추천하며, 예약 버튼까지 제공하는 가상 여행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은 더욱 친절하고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렌드 혜택 줄인 비즈니스 클래스

▲ 에미레이트 항공(Emirates)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에 대한 수요가 늘아나자 항공사들은 서비스 접근성 개선에 나섰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더는 대신 비용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2019년 에미레이트 항공(Emirates)은 업계 최초로 가벼운 요금의 비즈니스 클래스 티켓을 선보인 바 있다. 라운지 이용과 좌석 선택 불가, 업그레이드 불가능 등 혜택에 제약을 두는 대신 비교적 저렴한 비즈니스 클래스 요금을 내놓은 것이다. 카타르 항공(Qatar Airways)도 뒤따라 비즈니스 클래스의 라이트 요금을 선보였으며, 라운지 이용, 날짜 또는 항공편 변경 시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물론, 해당 항공권을 구입하면 일반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구입할 때보다 마일리지도 적게 적립된다. 이처럼 저렴한 요금 옵션들이 도입되면서 일본의 집에어(Zipair) 항공과 핀란드의 핀에어(Finnair)도 2021년 기본 비즈니스 클래스 티켓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에어프랑스와 KLM은 2023년 비즈니스 클래스 라이트 요금을 추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2024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 뉴질랜드(Air New Zealand)는 새로운 비즈니스 프리미어 좌석을 4~8열 추가할 예정이며, 루프트한자(Lufthansa)는 2024년부터 가격과 혜택을 7가지로 세분화하여 비즈니스 클래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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