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는 개발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계획이다. 노후화되었거나 제 기능이 다 한 시설물을 허물고 최신 시장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설물을 끊임없이 건립하며 도시가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한된 국토면적 등 물리적 한계가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시도가 가능한 것은 치밀하게 설계한 전략 덕분이다. 게다가 끊임없는 개발 이슈 속에서도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으며 ‘착한 개발’의 표준을 수립해 가고 있다.
MICE산업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시의 유기적 변화에 힘입어 전에 없던 관광‧MICE 콘텐츠가 생기니 MICE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아시아 정상급 유치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되겠다. 더욱이 싱가포르 MICE산업은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MICE 행사 운영을 지원하는 체계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2022-2023년에는 대규모 행사들이 잇따라 개최되면서 2021년 급격히 떨어졌던 외래객수와 관광수익도 2022년부터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실제로 방문한 싱가포르 MICE산업의 분위기는 다시금 활기를 찾은 시장을 맞이하며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본 고에서는 재도약을 앞두고 있는 싱가포르 MICE산업의 현황과 현장 모습을 조망하며 글로벌 MICE산업의 발전 방향을 조망해보고자 한다.
1. 싱가포르 MICE산업 현황 분석
2022년 이후 싱가포르 MICE산업의 성적은?
2022년 싱가포르는 630만 명의 외래객을 맞이했다. 상황이 더 나아진 2023년에는 전년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1,200만 명에 이르는 외래객 유입수가 집계될 것으로 싱가포르관광청은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한 관광수입은 약 210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21조 6,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관광산업 전반의 활황세와 더불어 MICE산업도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굵직한 글로벌 행사들이 싱가포르를 찾아오면서 아시아 MICE 선진국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싱가포르가 중점을 두었던 MICE 행사인 싱가포르안경전(SILMO Singapore)과 교통물류산업회의(Transport logistic Southeast Asia), 바컨벤트싱가포르(Bar Convent Singapore), 제25회 세계 피부과학회 2023, 백만달러원탁회의(Million Dollar Round Table, MDRT) 글로벌 컨퍼런스 2023, 국제상표협회(INTA) 2023 연례 회의 등이 성공리에 개최되었다.
2024년에도 굵직한 행사 소식이 잇따랐다. 테일러 스위프트 아시아 콘서트와 콜드플레이 콘서트가 개최되면서 전 세계가 싱가포르에 집중토록 했다. 총 36만 명의 관람객들이 모였던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를 통해 싱가포르 정부는 약 30만 달러(한화 약 93억 원) 상당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는 직전 분기에 있었던 싱가포르의 경기침체를 회복시키고도 남을 수준이라고 글로벌 매체 포춘지(Fortune)는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아시아 최대 식품산업전으로 꼽히는 FHA 2024도 개최되면서 6만여 명의 국내외 참관객을 모았다. 싱가포르 에어쇼도 6만 명가량의 비즈니스 참석자들을 모았으며 3월에 개최되었던 아시아태평양해양컨퍼런스에는 15,700명의 참가자들이 모이며 역대 최대규모를 자랑했다. 2013년 영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MICE 분야 행사인 ‘더 미팅쇼(The Meeting Show)’도 올해 최초로 아시아 시리즈를 개발하여 싱가포르에서 1,000명 규모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행보를 이어가며 싱가포르는 2032년까지 연간 7.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7조 달러 (한화 약 2,347조 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글로벌 리서치센터 프리시덴스리서치(Precedence Research)는 전망하고 있다.


국책에 따라 지속가능성과 레거시에 집중하는 싱가포르 MICE산업

싱가포르관광청 MICE 부문의 전무이사 포 치 추안(Poh Chi Chuan)은 오늘날 싱가포르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공격적 사업추진’을 꼽았다. 그는 ”MICE 개최지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MICE 행사의 레거시 결과와 개최파급효과를 관리하는 체계를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행사 개최를 둘러싼 다양한 파급효과를 관리할 수 있도록 계획, 실행, 측정하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싱가포르의 ‘MICE 레거시 툴키트(Toolkit)’다. 싱가포르가 내놓은 레거시 개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MICE 레거시를 관리하는데 총 4단계의 절차가 수행된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우선 행사의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며 행사가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Opportunity, Community Capabilities, Event Resources and Determined Impact, 이하 PACED)“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행사의 가치가 레거시라는 형태로 구현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된다. 두 번째 단계는 이니셔티브를 수립하는 것이다. 앞선 PACED 단계에서 수립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구체적 실행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싱가포르관광청은 회의 방법도 제안하고 있다. 4~7명의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가 모여서 15~20분간 실행방안에 대해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실행방안을 마련하도록 제안하고 있으며 회의 과정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추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 속에서 더욱 발전적 방안을 함께 구축해가는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져야 함이 강조되었다. 세 번째 단계부터 실행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며, 마지막 4단계에서는 그 효과를 검증함으로써 레거시 창출 과정을 완료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싱가포르는 최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ICCA 총회에서 ‘전 세계 지속가능한 MICE 개최지 2위’의 영예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MICE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연향을 연구하며 세계 최초로 국가차원의 MICE산업 부문 탄소 및 폐기물 기준 설정 작업을 시작한 결과다. 이 연구를 통해 싱가포르는 MICE 참가자 1인당 평균 탄소배출량이 14.13kgCO2라는 점을 파악했으며, MICE 시설에서의 탄소배출은 높은 비율로(94%)로 에너지 관련 항목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싱가포르관광청 관계자는 ”현재도 레거시 툴키트를 활용한 실제 우수사례를 연구하고 있다“며 ”반복적 성과 입증을 통해 싱가포르가 보유한 다양한 가치와 MICE 행사의 영향력을 주최자와 기획자들이 널리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참고자료 싱가포르 친환경 계획 2030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싱가포르 친환경 계획(Singapore Green Plan) 2030’은 도시 전반의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 개발을 촉진하는 목표와 사업계획을 담고 있다. 사업추진을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 에코 펀드(Singapore ECO Fund)’ 명목으로 연간 500만 싱가포르달러(한화 약 51억 원)를 책정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가 전반에 지속가능한 개발 시스템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싱가포르관광청도 정부 정책에 뒷받침할 수 있도록 레거시 툴키트 개발 및 2030년까지의 지속가능한 행사 운영 로드맵 등 관련 사업을 다수 추진하고 있다.
2026년 : 130헥타르 이상의 새로운 공원을 개발하고 기존의 170헥타르 규모의 공원을 더 친환경적으로 개선할 계획임.
또한,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의 양을 20%가량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함.
2030년 : 연간 나무심기 속도를 두 배로 늘려 싱가포르 전역에 나무 100만 그루를 추가로 심을 계획이며 자연공원의 면적을 2020년 대비 50% 이상 확충할 계획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