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이름이 출판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광화문 교보 문고에서 그의 책이 품절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현상을 포착했다. 매년 10월 말이면 등장하는 트렌드 책자 코너에서 올해는 AI 관련 도서가 무려 75%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AI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불안과 의심에서 빠른 수용과 적응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
이제 AI는 특정 분야를 넘어 산업 전반에 걸쳐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우리의 일상과 업무 깊숙이 파고든 AI, 그 변화의 물결이 거세다. 현업에서 다양한 AI 플랫폼을 경험한 결과, AI 도구는 이미 단순한 보조 역할을 넘어섰다. 기획자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본 글에서는 행사 기획에 특화된 AI 도구 ‘스파크’를 중심으로 AI가 실무에 미치는 영향과 그 효율적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AI가 가져올 MICE산업 혁신의 현 주소와 미래를 조망해 보고자 한다.

AI, MICE산업에 안착하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MICE산업의 기획과 운영 전반에 걸쳐 변화의 바람이 크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많은 업무가 AI의 도움으로 자동화되고 있다. 일례로, 참가자 관리, 일정 최적화, 실시간 피드백 분석 등이 AI를 통해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 업무 효율성 향상을 넘어 질적 향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세쿼이아 캐피탈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는 이제 AI 활용의 두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 첫 번째 단계가 AI의 기본적인 기능과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기였다면, 현재는 AI를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통합하고 최적화하는 단계다. MICE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2024 스키프트 미팅 포럼(Skift Meeting Fourm 2024)에서 씨벤트(Cvent)는 약 200명의 직원이 AI 이니셔티브에 집중하는 등 인공지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씨벤트 창립자이자 CEO인 레지 아가왈(Reggie Aggarwal)은 “AI의 광범위한 영향력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과대광고도 여전히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특히 효율성 측면에서 그 이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AI가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이제 무의미해졌다. 이제는 모두가 “AI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개인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쏟듯, MICE산업 역시 AI를 활용해 더욱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참가자 선호도를 바탕으로 세션을 추천하고, 실시간 피드백 수집 및 분석을 통해 행사 운영 중에도 즉각적 개선이 가능해졌다. 단순히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행사의 성 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제 기획자들은 AI가 제공하는 데이터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참가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더욱 전략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즉, 기술과 인간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단순한 도구가 아닌, 기획자의 창의성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해야 할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기술적 한계와 데이터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AI의 두 번째 막이 열린 지금, MICE산업은 더 넓어진 가능성을 향한 문턱에 서 있다.

스파크가 가진 여타 AI 도구와의 차별점
스파크는 MICE산업에 특화된 AI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큰 차별성을 가진다. 일반적인 AI 도구들과 달리, 이벤트 기획, 운영, 마케팅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Repurpose’ 기능은 옴니채널 마케팅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해주어, 홍보 마케팅 측면의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반적인 AI 도구를 통해서도 프롬포트를 통한 학습화 과정을 통해 만들 수 있지만, 이 작업을 별도의 명령어 없이 간소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이다. 장소, 인플루언서, 연사 등 별도의 검색 작업이 오래 걸리는 MICE산업의 특수한 요구사항을 AI로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점에서도 기대가 높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콘텐츠 생성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고도화되었을 뿐, 개선되어야 할 여지도 많다. 향후 비영어권의 데이터가 보강되고 이러한 기능들이 개선된다면, 스파크는 MICE산업에서 독보적인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영세한 기업 비중이 큰 MICE 업계가 유의미한 데이터 습득이 어렵고 리소스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특정 버티컬 영역에 특화된 AI 기술의 발전은 업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활용한 MICE 기획의 미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rayana Nadella)는 인공지능이 기존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일자리의 개념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예전부터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AI의 빠른 발전을 지켜보며 내 일자리에 대한 불안을 느꼈다. 처음 컴퓨터가 발명된 시점의 사람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이 새로운 파도를 타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능’에 집중해, 프롬프트를 잘 쓰는 법이나 기술적인 이해도를 높이고자 노력했다. 아마 많은 기획자가 나와 같은 기분을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본질’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한다. 왜 이 이벤트를 개최하는지. 왜 이런 메시지가 필요한지. AI가 처리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기술적인 작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분명 기술에 대한 상당 수준의 이해도 필요하겠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을 전략으로 바꾸는 역량, 즉 과학에 기반한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AI와 함께 일하면서 발전시키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과 변형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이야기다. 어떤 경우에서든 변수는 존재하고, ‘왜’를 잘 알고 있으면 변칙적인 상황에서도 답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본질을 더 잘 찾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사람만이 AI와 함께하는 미래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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