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Vol. 59, 오피니언

기업 유치와 산업육성: MICE로 연결된 기회의 장

▲ 수원컨벤션센터
홍주석 팀장

도시에 있어 기업은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기업은 도시의 경제적 번영, 사회적 발전, 문화적 다양성을 촉진하며, 도시를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 나아가 기업은 도시의 특정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연관 산업을 발전시키며, 경쟁과 혁신을 촉진한다. 요즘과 같이 인구감소를 넘어 인구소멸의 시대로 접어든 시기에 도시와 기업은 상호 이익을 도모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협력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과 도시의 상생 사례

글로벌 기업이 자리 잡은 도시는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그 예로 미국의 시애틀과 디트로이트, 프랑스의 파리, 영국의 런던, 우리나라의 파주와 수원을 꼽을 수 있다. 먼저 시애틀은 세계 최대규모의 IT 회사인 아마존과 최대규모의 커피 기업인 스타벅스 본사가 위치한 도시로서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 경제 활성화, 우수한 일자리 창출, 스타트업 및 혁신 기업의 유치, 그리고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한, 첨단기술과 창의적인 산업 환경이 조성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스타벅스를 중심으로 한 커피 문화가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아, 시애틀은 전 세계에서 커피의 상징으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커피 관련 관광 및 소매 산업이 활성화되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미국의 디트로이트처럼 산업 및 기업의 부흥과 쇠퇴, 그리고 이에 따른 도시의 성장과 쇠락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도 드물다. 디트로이트는 한때 ‘모터 시티(Motor City)’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던 도시다. 미국을 대표하는 포드 자동차(Ford Motor Company),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크라이슬러(Chrysler) 빅 쓰리(Big Three)가 디트로이트를 본거지로 삼으며 세계 자동차 생산의 중심지로 성장했고 도시 발전을 견인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일본과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고품질의 저비용 자동차를 생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자리를 위협했고, 미국은 높은 노동비와 노조 계약으로 인한 제조 비용상승으로 경쟁력을 잃었다. 결국, 1970~80년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공장을 미국 남부 또는 해외로 이전했고 디트로이트의 주요 공장 폐쇄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며, 도시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었다. 중산층과 고소득 노동자들은 교외로 이주하여, 도심의 경제적 기반이 약화되었고 디트로이트 인구는 1950년대 약 185만 명에서 2010년대 약 70만 명으로 감소했다. 결국, 인구감소와 세수 축소로 인해 디트로이트는 2013년에 미국 도시 중 최대규모의 파산 신청을 했다. 이는 기업과 산업의 변화와 경쟁력이 도시의 흥망성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파리를 럭셔리 및 패션문화의 중심지로 언급하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파리의 역사적 배경, 산업적 발전, 그리고 국제적 영향력 등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이 그 바탕이 되지만, 무엇보다 샤넬(Chanel), 디올(Dior), 루이비통(Louis Vuitton), 에르메스(Hermès) 등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금융 중심지인 런던도 HSBC, Barclays, Lloyd’s of London 등 수백 개의 글로벌 금융 기관(은행, 투자 회사, 보험사)의 본사 및 지사가 위치하고 있어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며 세계 금융의 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우리나라 파주는 2000년 인구 약 20만 명의 전통적인 농업 중심의 도시였다. 하지만 2006년 우리나라 대표기업 중 하나인 LG 디스플레이가 파주에 입주하면서 파주는 첨단 제조업과 기술 산업 중심지로 전환되면서 인구수 또한 2022년 48만 명에 이르게 되었다. 수도권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이루어진 파주에 첨단 산업 시설을 도입하여 지역 간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수도권 북부 지역의 경제적, 산업적 성장을 이끄는 촉매제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수원을 대한민국의 기술 중심 도시로 만들며, 수원의 경제적 성장, 산업 발전, 도시화, 그리고 글로벌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삼성전자는 법인세, 재산세, 지방세 등의 형태로 수원시의 주요 세수 원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시 정부는 도시 인프라 개발, 공공 서비스 확충, 교육과 복지 프로그램에 재투자할 수 있었다. 글로벌 기업 본사 삼성전자의 소재지로 수원 시민들은 생활 수준 향상과 함께 도시의 국제적 위상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기업과 산업은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들은 도시 경제의 기반을 형성하고,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변화를 주도하며, 도시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성공적인 산업육성과 활용은 도시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중심지로 만들 수 있으며 도시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번영하는 미래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현대 경제와 도시 경쟁력 강화의 새로운 조건, MICE

현대 경제에서 도시와 지역의 경쟁력은 단순히 전통적인 산업육성만으로는 강화되기 어려우며 글로벌화와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MICE는 도시와 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며, 기업과 산업의 연결 고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MICE는 기업, 학계, 정부, 일반 대중이 서로 만나고 협력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업 유치와 산업육성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기업 유치와 산업육성을 위해 도시와 정부 차원에서 1)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 2) 인프라 개발, 3) 규제 완화, 4) 인재 양성, 5) 산업 특화, 6)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이 중 4) 인재 양성, 5) 산업 특화, 6)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는 MICE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파리와 런던의 경우도 MICE를 활용해 튼튼한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고 도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파리는 뉴욕, 런던, 밀라노와 함께 세계 4대 패션 위크 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히는 파리 패션 위크를 비롯해 프리미엄 액세서리 전시회인 Première Classe, 주얼리 및 액세서리 전문 전시회 Bijorhca Paris 등 다양한 패션, 럭셔리, 예술 및 문화 MICE를 통해 도시의 위상을 높이며 럭셔리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런던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London Fintech Week, The European Financial Forum 등 다양한 금융 MICE 행사를 통해 글로벌 금융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전문가, 기업, 투자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 유치와 산업육성을 위한 여러 전략 중 MICE는 인재 양성, 산업 특화,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있어 골든키 같은 존재다. MICE는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고,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지역 인재와 글로벌 전문가 간의 교류를 촉진하여, 지역 내 인재 유출을 방지하고, 외부 인재를 유입하는 통로로 활용된다. CES와 같은 전시회가 지역의 인재들에게 세계적 기업과의 연결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 또한, MICE는 특정 산업을 육성하고, 도시를 해당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 특정 산업과 관련된 MICE 행사는 연관 기업과 기관을 한곳에 모으고, 클러스터 형성을 촉진하며 도시가 특정 산업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파리 패션 위크는 파리를 글로벌 패션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 패션, 액세서리 등 관련 산업의 성장도 함께 이끌고 있다. 두바이 항공 박람회는 두바이를 항공 및 물류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더 나아가 MICE는 기존 산업뿐 아니라 신기술과 혁신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는 플랫폼이 된다. 런던 블록체인 컨퍼런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의료, 물류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촉진했다. 무엇보다 MICE는 도시와 기업, 그리고 산업 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국제적인 협력과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경제와 산업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제공했고 비니엑스포 파리(Vinexpo Paris)는 와인 생산자들이 전 세계 바이어와 연결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반도체 중심지로 도약하는 수원

현재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목하는 산업으로 바이오산업과 반도체산업을 꼽을 수 있다. 이 두 산업은 현대 사회와 미래 경제에 필수적인 두 축으로, 기술 발전과 인류의 삶의 질 향상, 국가 및 지역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2027년까지 시장 규모가 약 9,1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반도체산업은 IT, 자동차, 통신 등 거의 모든 산업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분야로,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의 발전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MICE 산업의 후발주자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MICE도시 수원이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바이오산업과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어떻게 MICE를 활용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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