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60, 오피니언, 전략

트렌드를 중심으로 보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

2025년이 새롭게 시작된 지금, 인구소멸이 불러올 파급효과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인구구조가 급변하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관광·MICE산업 종사자와 정책입안자 모두가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본 기고문에서는 먼저 인구소멸 현상이 어떤 방식으로 관광 및 MICE산업에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이어서 인구소멸 시대가 가져올 변화 양상과 핵심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보고자 한다. 또한, 고령층 소비시장의 부각, 하이브리드 행사 정착 등 새롭게 부상하는 트렌드를 짚어보며, 정부 및 지자체와의 협업 모델, 지역 특화 콘텐츠 및 플랫폼, 노년층-청년층 융합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도를 제안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이 글이 제시하는 방향들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이 예상되는 미래 환경에서도, 국내 관광·MICE산업이 지속 가능하며 역동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청사진이 되길고 대한다.

인구감소의 경고음: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저출산·고령화

▲ 한국의 데드크로스 현황 (자료: Korea Times)

최근 다양한 매체와 학계에서 ‘인구 소멸’이라는 단어가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합계출산율 0.72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하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이른바 ‘데드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향후 수십 년 내에 지방을 비롯해 여러 지역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인구감소 자체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일본이나 유럽 일부 국가들은 유사한 상황을 겪고 대응책을 모색해온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 즉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현상, 그리고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해 지방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단순히 한 세대나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사회·문화·교육·복지 등 모든 영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관광산업과 MICE(국제회의, 전시회, 이벤트) 산업은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동시에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해 온 분야이다. 과거에는 경제성장과 도시화에 힘입어 국내외 관광객과 이벤트 참가자의 수가 지속해서 늘어났다면, 이제는 ‘인구감소’라는 새로운 국면에서 관광 및 행사에 대한 수요 구조나 형태가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인구구조 변화와 관광 트렌드

▲ 65세 이상의 고령층 여행 선호도 (자료: Eurostat), 연구원 재구성

관광·MICE산업 역시 인구구조 재편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선,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층의 감소는 여행이 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구 풀 자체를 축소시켜, 대규모 단체 연수나 기업 주최 학술대회와 같은 기존 이벤트의 규모나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해당 산업에 대한 투자 및 수익 창출의 안정성이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관련 업계 종사자의 고용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반면, 고령화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단순히 부정적인 측면으로만 볼 수는 없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일컬어지는 노년층의 소비 성향이 다양해지고, 이들이 건강 관리와 문화적 체험에 대한 높은 욕구를 지니게 되면서, 고령층 특화 관광 상품이나 웰니스 프로그램, 크루즈 여행 등 신시장 창출의 기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Eurostat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 관광객이 개인 관광 숙박일수의 약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급적 오랜기간 체류하는 관광 형태를 보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은퇴 이후에도 사회·문화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고령층은 기존의 인구구조에서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수요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수도권 집중, 관광·MICE산업 불균형

한편, 수도권에 인구가 지나치게 집중되는 현상은 지방 인구감소를 가속화하며, 이는 관광·MICE산업의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농촌이나 소도시에서 학교·공공기관·기업이 잇따라 폐교 또는 이전함에 따라 현지 인구는 감소일로를 걷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 경제활동의 기반이 점차 위축된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지방에서 개최되는 행사나 축제, 학술포럼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지역사회 고유의 전통문화·자연 자원마저도 제대로 보존·활용되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지방소멸 현상을 내버려 둔다면, 관광자원을 다양화하고 산업을 혁신할 기회가 사라질 뿐 아니라 국가 전반의 경쟁력이 훼손될 위험이 크다. 관광·MICE산업이 가지는 경제·문화적 파급력은 대단히 크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균형발전이야말로 지방 활성화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지역별 특화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나, 고령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행사 기획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점차 심화하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흐름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인구구조 변화와 이를 둘러싼 수도권 집중 문제는 관광·MICE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방의 문화·자연자원에 대한 전략적 투자, 액티브 시니어를 비롯한 다양한 소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상품 개발,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긴밀한 협업이 반드시 요구된다.

세대별 가치관 변화가 뒤바꾸는 관광·MICE산업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의 행사 및 이벤트 기획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팬데믹은 관광·MICE산업에 비대면, 하이브리드 형식을 정착시켰으며,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참가자 구성이 다변화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춤형’ 융합 이벤트 기획은 이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지속되는 행사 감소 추세 속에 이동이 제한된 고령층과 장거리 참가자를 포괄하는 접근성 강화와 소규모 특화 이벤트의 질적 경쟁력 제고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관광·MICE산업에서 주요 소비층으로 언급되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이제 새로운 세대(Z세대, 알파세대 등)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이들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태생적으로 익숙하며, 정보 획득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과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젊은 세대는 지속가능성(ESG),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과 같은 가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의미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행사 및 관광 상품 기획 단계부터 ‘친환경’, ‘사회적 기여’, ‘혁신성’ 등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반면, 여전히 행사 참가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장년층과 고령층은 대면 교류와 휴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참가자들의 니즈를 간과하지 않고, 세대 간 가치관과 선호도를 조화롭게 반영한 행사 기획이 요구된다. 디지털 친화적인 요구와 대면 교류 선호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행사는 다양한 세대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관광 수요와 목적지 선택의 변화

최근 관광 트렌드는 ‘경험’과 ‘체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해왔다. 과거에는 단순히 관광 명소를 방문하거나 유명 음식점을 탐방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한 장소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며 현지 문화를 깊이 체험하거나 전문 강사와 함께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등 몰입형 체험 관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체험형 관광은 모든 연령층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젊은 세대는 이러한 경험을 SNS를 통해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을 선호하며, 중·장년층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교류와 배움의 기회를 즐기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만의 독특한 경험’을 원하는 수요가 세대를 초월해 증가함에 따라, 관광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과 학습·힐링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인구소멸로 인해 지역경제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이를 ‘반전의 기회’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 지역이 가진 고유한 자연경관, 전통문화, 특산물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관광 상품을 개발한다면, 희소성과 참신함을 통해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전통 공예나 예술을 관광 프로그램과 연계해 체험형 워크숍을 운영하거나, 농촌 체험 마을을 고도화하여 숙박과 함께 현지 음식과 문화를 집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그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지자체, 민간, 지역 주민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충분한 자원 조사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단발적인 이벤트나 일회성 축제에 그치지 않도록 하고, 연중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 기획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병행함으로써 지역 관광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강화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 ESCAP: 2050 고령인구 예측 13억 명

액티브 시니어 소비시장 부각

2022년 기준 아시아 지역 60세 이상 인구는 약 6억 3천만 명이며 이미 국내외에서 여행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2050년까지 약 13억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크루즈 여행, 고급 호텔 체류, 장기 휴양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관광 업계에 액티브 시니어 시장은 간과해서는 안되는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편의시설(휠체어 접근성, 의료 지원 등)만을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건강 관련 강연, 시니어 전용 커뮤니티
프로그램, 문화·예술 체험 등을 패키지화해 선보인다거나, 고령층 대상 MICE 행사(예: 시니어 박람회, 은퇴 후 재취업 박람회, 실버산업 엑스포 등)를 적극적으로 유치함으로써 해당 지역의 서비스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고, 재방문율을 높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고령층이 증가함에 따라, 평생학습이나 웰니스 관련 프로그램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이는 관광·MICE 영역에서도 강의·워크숍·세미나·실습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할 수 있다. 자연휴양림에서 열리는 ‘건강·치유 콘퍼런스’, 온천 지역에서의 ‘웰니스 체험 박람회’, 전통의학(한방)과 연계한 의료관광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행사 기간 중 관광객으로서 지역을 둘러볼 수 있고, 동시에 교육 혹은 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복합형 행사는 지역 호텔·리조트뿐 아니라, 지역 병원(의료관광), 전통시장, 문화유적지 등과 연계해 ‘지역 재생’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부 및 지자체와의 협업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인구감소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이를 관광·MICE 분야와 연계하면, 인구감소 지역에 특화된 행사를 개최할 경우 다양한 인센티브(예: 행사비, 홍보비 지원 등)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지자체가 지역 축제, 특산품 박람회, 세미나 등을 주최할 때, 청년 유입 정책, 귀농·귀촌 설명회, 지역 창업 지원과 같은 인구정책 프로그램을 결합하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부처별로 시행 중인 지역 활성화 사업과 MICE산업을 접목하여 새로운 관광·경제 모델을 창출하는 것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농촌 관광과 농산물 판촉 행사에 학술대회, 비즈니스 미팅, 체험관과 같은 MICE 요소를 결합할 수 있다. 또한, 무너져버린 인구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주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도 계획 중에 있다. UNWTO에 따르면 유럽의 이주민 인구 비율은 1960년 4%에서 현재 9%까지 증가하였으며, 2030년 12%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적극적인 이민
정책 수립을 통해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고, 이주민 중심의 관광 활성화 정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구소멸 대응을 위해 교통·숙박 인프라 보강 또한 필수적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은 교통망이 열악하고 숙박 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대규모 국제회의나 박람회를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철도, 고속도로, 공항, 항만 등 광역 교통망 확충은 물론, 지역 내 대중교통 편의성 개선과 저비용 숙박 시설 확대, 국제 수준의 컨벤션 시설 확충 등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는 단기적인 행사 유치를 넘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관광산업 전반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 특화 콘텐츠 및 플랫폼 구축

지역 고유의 문화와 자연자원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효과적으로 브랜딩하는 작업은 지역 관광 활성화의 핵심이다. 스토리텔링은 지역의 역사, 전통, 자연환경과 같은 요소를 하나의 통합된 내러티브로 묶어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전략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뉴미디어(SNS, 유튜브, 블로그, 틱톡 등)의 활용은 필수적이다. 특히 MZ 세대와 알파 세대는 시각적이고 간결한 콘텐츠에 강한 반응을 보이므로, 지역의 독특한 매력을 강조한 짧고 강렬한 영상 제작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브랜딩은 단순히 지역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메시지 관리와 정기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충성도 높은 관광객을 확보하는 장기적 과정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명소, 축제,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콘텐츠를 꾸준히 발신함으로써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도입은 관광객과 행사 참가자들의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이다.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숙박 예약, 행사 등록, 할인 쿠폰 제공, 교통 정보 안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방문객의 경험은 한층 편리해질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내 이해관계자 간의 데이터 공유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숙박업소, 식당, 관광지, 교통업체 등이 데이터 기반의 협업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옴니채널 서비스를 완성할 수 있다. 또한, MICE 행사 참석자들에게는 사전에 모바일 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행사 진행 중에는 푸시 알림과 같은 실시간 기능을 활용하여 참가자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도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이벤트 기획에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SNS 인증 이벤트, 지역 상점 스탬프 투어, AR 미션 등 관광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노년층-청년층 융합형 프로그램 기획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고령층과 청년층이 분리된 형태가 아니라, 서로가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농촌 지역에서 청년들과 시니어들이 함께 참여하는 ‘세대 융합 영농 프로젝트’, 도시재생 사업과 결합한 ‘문화 예술 워크숍’과 같은 형태로 이를 관광·MICE 행사와 결합하면, 행사 참가자들도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지역공동체가 만들어내는 가치와 스토리를 체감할 수 있다. 이때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예: 토크 콘서트, 팀 빌딩 게임, 공동 작업실 등)을 구성해 행사의 참여도와 의미를 높일 수 있다. 세대 통합은 관광지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과제로도 꼽힌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MICE산업이 ‘미래 세대와 기존 세대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획력이 요구된다.
고령층은 자신들이 보유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기술을 전수할 수 있고, 청년층은 디지털 활용 능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이를 매개하는 멘토·멘티 모델을 지역 특화 산업이나 관광 분야에 접목하면, 차별화된 콘텐츠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 공예 분야의 장인과 젊은 디자이너를 연결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관광기념품을 개발하거나,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브랜딩 작업을 멘토-멘티 팀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협업 모델은 행사(박람회, 전시, 체험 프로그램)로도 확장 가능하며, 참여자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궁극적으로 지역 고유 자산을 미래 가치로 전환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 아와오도리 페스티벌 (자료: 도쿠시마 관광)

일본 도쿠시마현(徳島県)의 ‘AWAODORI(아와오도리) 페스티벌’

도쿠시마현은 일본 시코쿠 지역에서 심각한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년 여름 개최되는 ‘아와오도리’ 춤 축제를 세계적 행사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축제는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행사로, 국내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숙박, 교통,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해 축제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했으며, SNS를 활용한 글로벌 홍보와 영어·중국어 가이드북 제작 등 다국적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여 국제적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축제 관련 인프라를 대폭 개선했으며,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경제적 성과를 넘어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고유 문화를 기반으로 브랜드 축제를 성공적으로 육성한 사례는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전통과 현대를 융합해 지역 경제와 문화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 폴란드 소도시 Krakow 컨벤션 뷰로

유럽의 소도시 컨벤션 뷰로(Convention Bureau) 활성화

유럽에서는 소도시도 컨벤션 뷰로를 설립해 MICE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스페인의 소도시들은 역사적 유적지를 배경으로 학술회의나 예술 행사를 기획하고, 스웨덴의 일부 지역에서는 북유럽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그린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독창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소도시에서도 글로벌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며, 지역 특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 행사는 지역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를 형성하며, 지역사회와의 공생 모델을 제시한다. 이는 MICE산업이 단순한 경제적 효과를 넘어 지역 정체성 강화와 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 수 있다.

▲ 경북 워케이션 상품
(자료: 경북도)

국내 지자체의 ‘생활인구’ 유치 전략

한국에서는 기존의 인구 정책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활인구’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여 장·단기 체류자를 유치하고 있다.
생활인구는 단순히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에 그치지 않고,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 머무르며 일하거나 학습을 병행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강원도와 전라남도의 일부 지자체는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체류자들이 지역 축제나 마을 행사에 참여하도록 유도해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관광·MICE산업과 결합될 경우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컨퍼런스 후 연계되는 체류형 프로그램이나 리모트 워크(Remote Work) 환경을 지원함으로써 장기 방문객을 확보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인구소멸은 이제 우리가 직면한 피할 수 없는 문제이며, 앞으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저출산·고령화가 초래하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는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도전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기회 요인을 발굴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핵심 열쇠이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최고의 방안이라 생각된다. 특히 관광 및 MICE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이미지 제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구소멸 시대에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요구된다.

관광 및 MICE산업은 단순히 특정 시점에 열리는 ‘행사’가 아니라,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창구이자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세대 간 융합을 이끌어 내고,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며, 국제사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인구구조가 급변하는 이 시대에, ‘지속가능성’과 ‘창의성’을 토대로 한 행사 기획과 콘텐츠 개발, 그리고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산업계가 함께 손을 맞잡고, 다양한 전략을 유기적으로 실천한다면, 인구소멸로 인해 예상되는 위기를 돌파구로 바꾸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이후에도 인구구조 변동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므로, 유연한 사고와 빠른 실행력, 그리고 꾸준한 혁신이 요구된다.
결국, 관광·MICE산업의 미래는 단순한 수요·공급 논리를 넘어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장(場)’을 얼마나 창의적이고 포용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이 거론되는 시대에도, 한국의 관광·MICE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며 동시에 지역사회와 세대 간 상생을 이끌어 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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