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61, 리서치, 커버스토리

지역에 기여하는 MICE의 힘

MICE산업은 오늘날 단순한 비즈니스 이벤트의 경계를 넘어설 만큼 그 중요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MICE가 창출하는 경제적, 사회문화적 파급효과와 지속 가능성이라는 핵심 가치에 더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최적의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개최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고 복잡한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MICE산업의 중요성은 팬데믹 이후, 오히려 대면 교류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 대다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회의와 행사가 일상화되면서 비즈니스 여행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과는 달리, 프리먼(Freeman, 2023)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이 온라인 행사보다 직접 대면하는 회의에서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기 쉽다”고 응답했다. 이를 통해 대면으로 진행되는 MICE 행사는 앞으로도 높은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본 고에서는 MICE산업이 지역에 기여하는 힘에 대해 다각적으로 조명해보고자 한다.

▲ 독일 내 산업별 매출 순위 (자료: RIFEL 2020), 연구원 재구성

MICE산업의 거시적 경제 효과

MICE는 문화나 오락의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에 중대히 기여하는 핵심 산업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벤트산업협의회(EventIndustry Councill, 2023)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80개국 16억 명 이상의 참가자가 MICE 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창출된 일자리는 2,750만 개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의 경우,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이 약 1,290억 유로(€129.09B, 한화 약 2조 원)의 직접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산업 중 여섯 번째로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경제 부문으로 평가받는다(RIFEL, 2020). 이는 자동차, 기계공학, 화학·제약, 전기공학, 식품산업 등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특히 주요 건설업(€86.27B)이나 금속 가공 산업(€109.5B)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의 경제적 위상을 분명히 보여준다.

▲ 비즈니스/레저여행 성장률
(자료: Tourism Economics), 연구원 재구성

이와 같은 위상은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 목적 방문의 성장률(18.5%)이 레저 여행(11.0%)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월드 트래블 마켓(World Tourism Market)과 옥스포드(Oxford)의 투어리즘 이코노믹스(Tourism Economics)가 협력하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성장세는 2025년부터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나, 여전히 비즈니스 방문 수요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전 세계 비즈니스 여행 지출 또한 팬데믹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가 2025년부터는 안정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연평균 8% 내외 성장률을 보여 2028년에는 2조 달러(한화 약 2,71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GBTA, 2024) 이러한 비즈니스 여행의 주요 동인은 비즈니스 이벤트, 즉, MICE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2023년 전 세계 비즈니스 여행 지출 약 1조 3천억 달러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5,454억 달러(한화 약 7.41조 원)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의 40.8%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그 외 지역별 지출 규모는 북미 3,593억 달러(26.9%), 서유럽 3,149억 달러(23.6%), 라틴아메리카 490억 달러(3.7%), 신흥 유럽 390억 달러(2.9%), 중동 및 아프리카 275억 달러(2.1%)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비즈니스 여행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타 지역들의 상대적인 시장 규모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MICE산업은 국가 간 인적·물적 이동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단순한 행사를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는 전략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회의, 전시회, 인센티브 투어, 기업회의 등의 개최는 다국적 참가자들의 방문을 유도하며, 이를 통해 관광, 숙박, 항공, 외식, 교통,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에 소비를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행사 운영, 시설 구축,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직·간접적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 특히 개최 지역의 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브랜드 강화와 외국인 투자 유치의 기회로도 작용하여 장기적인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MICE 참가자가 지역에 가져오는 미시적 경제적 효과

▲ 대륙별 비지니스 여행 지출 비율(자료: GBTA, 2024), 연구원 재구성

MICE산업이 국가 및 지역에 가져오는 가장 대표적인 미시적 경제 효과는 참가자 방문에 따른 관광 및 서비스업체의 수익 증대이다. MICE 참가자들은 일반 관광객보다 높은 지출 성향을 보인다고 조사되었으며, 이는 개최 지역의 경제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비즈니스 방문객은 평균적으로 출장당 834달러를 지출하며, 이 중 숙박에 312달러, 항공에 176달러, 지상교통비에 103달러, 식음에 153달러, 그리고 기타 활동에 82달러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GBTA, 2024). 이러한 통계는 MICE 참가자의 높은 구매력을 명확히 보여준다. 더 나아가, 다양한 국가의 조사 결과에서도 비즈니스 방문객이 일반 관광객보다 월등히 많은 지출을 한다는 사실이 일관되게 확인할 수 있다. Japan Tourism Agency(2023)는 국제회의에 참여하는 외국인 참가자 1인당 평균 지출액이 1,122,000엔(한화 약 1,054만 원)으로, 이는 입국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의 5.27배에 달하는 매우 높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또한, MPI(2012)는 캐나다에 방문한 해외 MICE 참가자들이 현지 참가자들보다 5배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하여 국제 MICE의 파급력을 강조하였다. 홍콩에서도 MICE 참가자의 1인당 지출액이 9,400 홍콩 달러(한화 약 163만 원)를 넘어섰으며, 이는 일반 관광객보다 평균 17.5% 더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하여, 대부분의 MICE 도시에서 유사한 양상이 관찰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MICE 참가자의 지출이 많은 이유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출장 경비(교통, 숙박, 행사 등록비 등)를 기업이나 주최 측이 부담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개인적인 활동이나 기념품 구입, 추가적인 여가 활동 등에 더 많은 재량 지출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USAID(2019)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경비 부담 감소가 참가자들의 소비 여력을 확대하는 요인이라고 언급한다. 또한, 일반 관광객보다 장기적으로 체류하는 경향 역시 총 지출액을 높이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비즈니스 목적의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행사 전후로 여가를 즐기는 ‘블레저(Bleisure)’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참가자들의 체류 기간이 연장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지역 내 추가적인 소비로 이어져 지역의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특히, MICE는 지역 주민들이 행사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며 고용을 창출하고, 이는 곧 지역 경제 순환을 더욱 활성화 시킨다. 또한, 행사를 통해 유입된 외부 자본과 교류는 현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마중물이 된다. 종합해보면, MICE산업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단발적인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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