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vents, Vol. 61, 행사

APEC 2025가 한국 MICE산업에 미칠 영향력

20년 만의 귀환, 그리고 새로운 기회

▲ APEC 2025 KOREA 공식 엠블럼
(자료: APEC 2025 KOREA 공식)

2025년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경주에서 시작해 부산으로 이어지는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 MICE가 지닌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전 세계 GDP의 62%, 무역의 48%를 차지하는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행사는 경제적 파급효과부터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 산업 인프라 고도화, 외교적 영향력 확대까지 다층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경주에서 열린 제1차 고위관리회의(Senior Official Meeting1, 이하 SOM1)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00여 명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참가자 만족도는 94점을 기록했고, 10월 본회의에는 최대 18,000명이 경주를 찾을 것 으로 전망된다. 직접 경제효과만 1,000억 원대, 고용 유발 효과는 7,900명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역대 APEC 개최 도시들의 성과 역시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약 8,000명의 참가자를 유치하며 2,369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효과의 65% 이상이 간접 및 유발 부문에서 발생해, 단순한 숙박·요식업 매출을 넘어선 구조적 경제 파급력을 입증했다. 공급망 확대, 고용 창출, 연관 산업의 연쇄 활성화가 도시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미노 효과를 낳았다. 202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APEC 회의 또한 2만여 명의 참가자를 통해 5,300만 달러 규모의 지역경제 효과를 창출하며, 팬데믹 이후 침체되었던 도심 관광 회복의 동력을 마련했다.
나아가 APEC 개최는 단순한 메가 이벤트를 넘어 도시의 브랜드를 재정립하는 전환점이 된다. 부산은 2005년 APEC 이후 ‘영화와 해양관광의 도시’라는 브랜드를 확고히 했고, 그 결과 국제회의 개최 건수가 3년 만에 40% 증가했다. 샌프란시스코 역시2023년 APEC 기간 중 나이트 마켓(Nigth Market)과 아트 워크(Artwork)를 개최해 ‘창의와 다양성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재점화했다.
경주 또한 이번 APEC 개최를 통해 기존의 역사·문화 중심 도시 이미지를 넘어, 지속가능성과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미래형 도시로 도약할 기회를 맞이했다. 경주는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R&D 전초기지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연구원, 양성자가속기센터,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 등으로 대표되는 첨단과학 산업도시의 기틀을 마련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SMR 국가산단 유치를 계기로 원자력·에너지 산업의 글로벌 세일즈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접한 울산(조선·자동차), 포항(철강·2차 전지), 구미(방산·반도체), 대구(ICT·SW·의료) 등과의 연계를 통해 대한민국 산업 발전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최적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경주가 보유한 역사·문화유산과 첨단 기술 기반 산업 자산을 융합하여, 도시의 미래 정체성을 세계에 각인시킬 기회가 될 것이다.

APEC 2025의 연쇄 효과: SOM에서 정상회의까지

APEC은 단일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APEC 2025는 10월 개최되는 본 회의뿐 아니라 SOM, 장관회의 등 다수의 실무회의를 통해 전국 단위 MICE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월 경주 화랑마을에서 열린 SOM1에는 21개 회원국에서 100여 개의 실무회의가 진행되었다.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이 회의에 이어 4월 부산에서는 제5차 APEC 해양장관회의(APEC Ocean-Related Ministerial Meeting, 이하 AOMM)가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고, 5월 제주에서는 제2차 고위관리회의(SOM2)와 함께 인적자원개발·교육·통상 분야 장관회의가 연이어 열려 5,000명 이상이 제주를 찾았다.

▲ APEC 2025 SOM2 (자료: APEC 2025 KOREA 공식 홈페이지)

하반기에는 7월 인천 송도에서 보건장관회의가, 8월 부산에서 재무장관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각 도시는 바이오헬스, 블록체인 금융 등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연쇄 회의들은 단순히 회의 개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을 넘어, 전국의 PCO·PEO들이 국제회의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각 지역의 특화 산업과 MICE를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10월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는 이 모든 준비의 대미를 장식하며, 한국이 MICE 리더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APEC 2025의 연쇄 회의들은 단순한 개최 경험의 축적을 넘어, 한국 MICE 산업의 구조적 진화를 이끄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실무회의와 장관급 회의는 지역별 특화 산업과 MICE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협력 방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분산 개최 방식은 ICC 제주, 송도 컨벤시아, 부산 BEXCO 등 주요 거점 시설의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PCO와 PEO들이 국제회의 운영 경험을 실전에서 공유하고 학습하는 기회로 이어진다. 나아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부처 간 유기적 협업 체계가 강화되면서, 한국형 통합 MICE 거버넌스의 토대가 공고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APEC 2025는 지역과 산업, 행정이 맞물려 움직이는 네트워크형 생태계로서 K-MICE의 질적 도약을 가시화하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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