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의 길목에서 환율과 물가가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유가 상승은 항공료 인상으로 직결되었고, 환율과 물가는 숙박비, 물류비, 인건비 등에 총체적 영향을 주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력 수급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아우성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안전관리가 이슈인데 인건비 상승과 인력공급의 차질로 인하여 현장 설치 및 시공 인력은 외국인 노동자로 상당 부분 대체되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송된다고 한다. 당연히 안전관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협단체임직원협회(이하 ASAE)는 한시적으로 아시아진출 전략을 멈추고 호주와의 협력만 우선 진행을 한다고 한다. ASAE도 코로나 시기에 수입에 있어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보니 아직 뚜렷한 수익모델이 안 보이는 중국, 한국 등으로의 진출은 스톱하고 자격증 등의 사업에 기회가 보이는 호주와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올 8월에 진행된 ASAE의 연례행사도 기조부터 하위 세션까지 모든 세션의 내용이 결국은 Destruction & Opportunity로 귀결됐다고 한다.
많은 민간 협단체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수입이 대폭 줄었고, 물가의 상승으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하여 파괴 직전까지 가고 있지만, 그 과정속에 이런저런 기회가 발견되거나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헤쳐나가야 하는 것은 코로나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이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시기 한국 MICE인(人)의 힘은 무엇인지 독자적인 경쟁력을 찾아야겠다. 아마도 그러한 경쟁력 중의 하나가 한국 MZ세대들의 콘텐츠를 만드는 힘이 아닐까 한다. BTS와 오징어게임에서 증명된 한국 문화와콘텐츠의 독창성에 세계가 눈을 뜨기 시작했고, 이러한 콘텐츠는 한명의 스타, 한명의 PD에서 나온다기 보다 이를 스타로 만들어주는 팬덤과 MZ세대의 놀이문화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들이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방식, 커뮤니티내에서 새로운 놀이와 모임을 만드는 방식, 모임이 유지되게 소통하고 공유하는 방식은 한국만의 매력성을 충분히 발휘한다. 노는 문화는 세계 1등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놀이 문화가 MICE에 접목되어 체험하고 경험하는 MICE로 발전해야겠다.
빅샷(Big shot) 연사만을 경쟁력으로 내놓는게 아니라 참가자가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과 그럴 수 있는 공간연출이 중요해지고 있다. 2022 KIAF/FRIEZE 전시회를 보면서 VIP 라운지로 조성된 ‘정원’은 관람객에게 계속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 주었다. 이번에 법 개편으로 국제회의에 기업회의도 포함되었는데, 기업회의는 이미 참가자의 몰입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색다른 공간연출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그룹 EY의 재닛 발리스(Janet Balis) 컨설턴트는 ‘팬데믹 이후 마케팅에 대한 10가지 진실’에서 “팬데믹 이전: 당신은 다른 업체들과 경쟁한다 → 팬데믹 이후: 당신은 각각의 고객이 최근 경험한 ‘최고의 순간’과 경쟁한다.”라고 했다. 오히려 팬데믹이 사람들의 감각적 기대치를 더욱 올려놔서 경험을 제공하는게 쉽지 않다고 얘기한다. 글로벌 브랜드 회사들은 이제는 마케팅팀이 아닌 고객경험팀, 고객경험본부를 운영하고 있고 경험디자인 관점에서의 플래그십 스토어 조성과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이 참가하는 전시회는 말할 것도 없이 국제회의, 컨벤션도 이제는 단순 네이밍 후원이 아닌 공간을 유치하는 개념의 후원으로 바뀌어야 하고, 행사장도 주제를 경험할 수 있게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의 강조는 하이브리드 MICE를 오프라인 MICE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