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회복이 시작되었다. 마스크를 벗기가 두려운 사람들도 있다지만, 마스크 없이 대부분의 공간을 다닐 수 있다는게 이렇게 큰 행복이 될 줄 몰랐다. 아직 마스크 유무 여부에 따른 컨벤션센터 관람객 추이 변화가 조사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 참가자 수는 변화가 없더라도 행사에 머무는 시간은 길어졌으리라 추측해본다. 지역 축제, 이벤트는 이제 취소 걱정없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고, 억눌렸던 대면 만남, 체험, 견학 수요가 폭발할 것이다.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면서 MICE산업에서도 미리 생각하고 준비할 부분이 있다. 첫째, 마스크를 벗고진행되는 대면행사로 인해 메타버스 등을 통한 온라인 행사는 모두 사라질까? 해외에서 나오는 자료들을 살펴보면 하이브리드 행사에 대한 수요가 조금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행사가 하이브리드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정확한 수익모델로 가상회의가 자리잡지는 못했지만, 이를 통한 다양한 데이터의 축적과 새로운 경험 제공의 혜택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에서는 어떻게 가상회의, 가상 전시회에서의 만족도를 향상시킬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성과 창출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을 52호에서 다양한 기사로 다루어보았다.
둘째, 코로나 이후 2020년대는 대퇴사시대(Great Resignation)라고 불리고 있고 이는 국내외를 막론한 글로벌 경향이며, 중소영세업체만의 이야기가 아닌 대기업도 해당되는 현상이다. 2021년 잡코리아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MZ 세대의 50% 이상이 2년 이내, 90% 이상은 5년 이내 퇴직을 했다고 하고, 2022년도에는 ‘조용한 사직’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노동에 대한 가치관과 정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자란 Z세대와 이제 또다른 인류의 등장이라는 알파세대를 MICE 업계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협업하며 같이 지속가능하게 사업을 할지 고민이 깊어진다. 이직, 사직, 결원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 등장하는 단어는 리더십이다. 학자마다 다양한 형태의 리더십을이야기하지만 X세대가 다수인 OB들과 MZ세대의 YB들로부터 성과를 만들고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임직원들의 공감과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 과거 나의 경험도 의미가 있었지만 변화된 환경에 적합한 비즈니스모델의 발굴과 새로운 시도가 시급하다. 52호에서는 원격근무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고, 새로운 프로그램 기획 방식으로 다양한 경험 디자인 내용 기사가 실려있다.
작년 말 세상에 나온 메쎄 이상의 ‘외인구단 DNA’라는 서적이 있다. 읽기 시작하면 바로 끝까지 읽게 되는 중독성 강한 문체이기도 하지만, 내용 자체가 지난 15년 간의 국내 전시산업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실려 있고, 지금까지 없던 비즈니스 방식을 통해 어떻게 지금의 강자가 되었는지 소개되어 있다. 현재는 이런 변화, 혁신, 도전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4차산업시대라고 하지만 MICE산업은 아직 2.5차 정도에 머물러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엔데믹을 준비하면서 국내 MICE 업계가 보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며, 독자적인 수익 모델을 갖고 있는 trailblazer가 되길 희망한다. 올해는 특히 MICE산업 관련 3개 단체 및 3개 학회의 장이 모두 교체되는 시기로 이들의 역할도 막중할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협력의 시대, 도전의 시대가 될 수 있도록 좋은 리더분들께서 선도해주시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