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TM 2023 트렌드 분석∙∙∙“MICE산업의 체질 변화를 준비하라”

이제는 팬데믹 전과 후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매년 MICE산업의 트렌드 전망을 내놓고 있는 IBTM은 오늘날의 동향을 ‘문화적 대격동(The Great Culture Change)’이라고 정의했다. 코로나19가 행사의 형태나 수단만 바꾸어 놓은 것이 아니라 본질적 기능과 행동학적 수요까지 모조리 새롭게 셋팅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2023년 트렌드 보고서 집필에 참여한 에잇피알&마케팅(EIGHT PR&Marketing) 알리스테어 터너(Alistair Turner)는 “물론 이전에도 MICE 행사가 인류의 근본적 니즈(Needs)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오곤 했다”면서 “그러나 그때는 단편적으로 니즈 그 자체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인류 전반의 욕구를 바꾸어 놓는 문화적 메커니즘의 변화와 이러한 변화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의적인 행사 기획으로 전 세계 이벤트 부문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로버트 던스모어(Rbert Dunsmore)의 발언을 인용한 알리스테어는 “훌륭한 행사는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서 “오늘날 우리 행사가 참가자 또는 기업, 지역 커뮤니티 모두의 참여와 지지를 아우를 수 있는 건강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본 고에서는 IBTM의 2023년 트렌드 보고서를 분석하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문화적 격동이 MICE산업을 어떻게 바꾸어놓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트렌드 근무환경의 지각변동행사장에서 일할 만한 곳 어디 없나요?”

원격근무(Remote work)와 디지털 노마드가 거듭 강조되고 있다. 앞서 스키프트의 보고서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를 피해 ‘사무실을 벗어나 근무를 한다’는 예외적 근무지침1)이 MICE산업에 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음이 언급된 바 있다. 이러한 근무환경의 변화는 MICE산업에 두 가지 새로운 트렌드를 가져다주고 있다. MICE 개최지로서 소도시가 떠오르게 된다는 점과 베뉴 선택속성에 원격근무 지원설비의 유무가 포함될 것이라는 점이다.

IBTM 보고서는 영국의 베뉴 플랫폼 라임베뉴포트폴리오(Lime Venue Portfolio)의 분석을 인용하며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던 근로자들이 소도시로 흩어지게 되면서 지방도시들이 새로운 발전 동력을 얻게 되었다”면서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는 한적한 소도시들에 전문직종의 인력들이 유입되자 사회기반 인프라는 물론 서비스까지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MICE 행사 개최에 필요한 핵심 자원(잠재고객, 인프라, 서비스)을 고루 갖추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IBTM은 “복잡한 도시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근로자들의 수요는 개최지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행사장 측면에서는 회의공간 이외로 별도의 업무지원 공간을 요구하는 수요가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라임베뉴포트폴리오는 “MICE 행사에 임하는 태도와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사무실에서의 일과 MICE 행사 참가행위가 서로 다른 영역으로 분리되었던 것이 전통적 인식이라면, 최근에는 이를 동일시하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개인업무 수행과 행사 참가를 동시에 진행하고자 하는 참가자들의 새로운 행동에 행사 기획자들은 업무지원 공간을 보유한 베뉴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렌드2050년 넷제로(Net-Zero) 목표 달성을 위해 MICE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

최근 글로벌 MICE산업은 지속가능성 기여를 위한 행보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 11월 이집트에서 개최된 COP(Conference of Parties)27은 MICE산업의 탄소 저감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고, 이후 다양한 실천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관한 대표적 예로 IBTM은 영국 이벤트 기획사 이슬라(isla)가 개발한 이벤트 전용 탄소배출 추적시스템2)과 COP26의 친환경적 행사 개최를 지원했던 이벤트싸이클(Event Cycle)의 행사비품 재활용 서비스를 꼽았다. 이슬라의 탄소배출 추적 시스템은 행사 전중후 전반의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다. 해당 시스템은 이슬라가 개발한 행사 관리 플랫폼 프로시드(Proceed)를 이용할 경우,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인 이벤트싸이클은 COP26 행사에서 사용한 카펫을 업사이클링 하여 개최지의 소외 계층에 무료로 지원하는 활동을 전개하여 많은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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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MICE 행사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사회적 다양성을 점검해야 할 시점

IBTM은 오늘날 관광·MICE산업에서 사회적 다양성이 얼마나 존중되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MICE 행사 참가자의 사회적 다양성을 보장하는데 그치지 말고, 업계 내 현황도 검토하여 떠나간 인력이 되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IBTM은 “그간 사회적 다양성을 논의하며 인종, 소수민 등 대체로 거시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컸으나, 이제는 적절한 보수 수준, 성차별 등 실제로 피부에 와 닿는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실질적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다양성에 관한 실천 범위에 글로벌 MICE산업이 겪고 있는 인력난 문제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행사장 안팎의 사회적 다양성 존중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 사례로는 미국의 이벤트 지원서비스 기업인 프리만(Freeman)이 꼽혔다. IBTM은 지난해 프리만이 선포한 사회적 다양성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며 “소외되는 사람 없는 행사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산업인 만큼 종사자 개개인들이 먼저 존중받고 환영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관점 아래 프리만은 이벤트 업계의 다양성 역량을 점검할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문화적 접근성에 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렌드MICE산업과 메타버스개념과 영역이 분명해져 간다

올해는 메타버스에 관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졌다. 가상현실이 내포한 무궁무진한 가치를 발굴하겠다는 포부와 아직은 모호한 메타버스에 관한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IBTM은 “내년에도 관광·MICE산업은 메타버스 적용 방안 모색에 열을 올릴 것”이라며 “올해는 메타버스 자체를 탐색하는 단계였다면, 내년에는 경험을 기획하는 산업으로서 메타버스를 정의 내리는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 경험을 설계하는 전문 기업인 DRPG는 “앞으로 회의 기획자들은 메타버스를 참가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더해줄 특수효과로써 여기는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오프라인 경험과의 비교로 드러난 메타버스의 경험적 한계에 매몰되어 메타버스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차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메타버스의 핵심은 결국 다양한 첨단기술의 결합이므로 메타버스를 통한 실질적 행사 성과 창출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추후 기술적으로 완성된 메타버스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결코 제공할 수 없는 상상의 활동을 제공하며 고유의 영역을 견고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렌드 “1위도 경험, 2위도 경험경험 가치에 주목하는 MICE 시장

2023년에도 MICE 시장은 경험이 주는 가치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MICE산업은 지난 한 해 동안 경험이 주는 가치를 탐색하고 정의하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2023년에는 그간의 고민이 실천 사례로서 열매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IBTM은 MICE 행사 부문별(기업회의, 협회 회의, 인센티브 여행) 트렌드를 제시하면서 ‘경험’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거듭 강조했다. IBTM의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경험이 소비 시장과 경영 문화를 지배한다는 것을 깨달은 기업들은 그야말로 경험의 결정체인 ‘행사’라는 소통 채널을 재정의 할 전망이다. 아직 대면 활동에 대한 부담이 완전히 종식된 상황은 아 니기에 기업들도 다소 보수적 태도를 취하며 안전이 보장되는 선에서 기업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나, IBTM이 입수한 통계조사에 의하면 2022년 상반기부터 기업행사에 배정된 마케팅 예산이 오히려 22.2%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IBTM은 이러한 결과를 “경험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한 기업들이 행사를 매우 영향력 있는 마케팅 매체로 여기기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협회 회의 부문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협회들은 극심한 팬데믹 동안 누리지 못했던 네트워킹을 더욱 강화하고, 회의 콘텐츠의 질을 높여 참가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행사 경험의 질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행사 콘텐츠 유통채널을 온라인까지 확장하여 참가자 경험의 다각화는 물론, 협회 운영에 보탬이 되는 신규 수익 모델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었다.

IBTM은 최근 비즈니스 이벤트 수요가 높은 주요 산업군(금융, 게임, 정보통신, 제약)의 경제 동향을 바탕으로 내년도 MICE 행사 수요를 전망하고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4대 산업에 대한 공통적 전망은 “디지털 전환과 기술 발전 추세에 힘입어 여느 때보다도 비즈니스 활동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문제 해결을 위한 MICE 행사 개최 수요는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생산성 증진을 위한 디지털 전환은 고객 경험 관리의 중요성을 배로 키워놨으므로, 온·오프라인이 적절히 조합된 MICE 행사를 기획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1) 팬데믹 기간 동안 종사자 위생 및 보건 등의 사유로 재택근무가 일시적으로 활성화되었다.
2) 트레이스(T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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