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I 55호-편집장 칼럼] ICE산업의 외연확장을 기대하며

엔데믹의 선언과 함께 대면행사의 가치를 재확인한 202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내년까지는 대면행사의 기대 이상의 성과가 지속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역대급 규모로 개최되는 행사, 행사장 풀 예약으로 행사장 찾기가 절대적인 성공변수가 되는 등의 성공적인 결과가 다시 한번 MICE人을 기쁘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성공적 결과 이면에 물가 인상과 인력부족은 우리를 어렵게한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MICE산업 및 일반 산업 모두에 나타난 문제이기도 했지요.
여러 호에 걸쳐 해외의 경우 MICE라는 용어보다는 ‘비즈니스 이벤트(Business Event)’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고, 참가자의 지출경비에 따른 경제적파급효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화적, 비즈니스 성과 지향적 효과에 대한 의미가 중요해지면서 ‘비즈니스 이벤트 레거시(Business Event Legacy)’를 측정하거나 산출한 사례도 소개드렸습니다. 해외 특히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이벤트 레거시가 중요하다면 한국에서의 MICE산업의 확장과 성장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가야 할까 고민하게 되었고, 저희 연구진들은 몇 해 전부터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로컬’ 영역과의 융합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로컬 비즈니스’라 불리우며 전국적으로 뜨고 있는 사업은 지역별 특색있는 상품을 개발하여 인구소멸지역에 생활형 인구를 모으자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특색있는 상품은 특산물(춘천 감자빵)도 될 수 있고, 관광지를 활용한 관광상품(양양 서피비치), 까페나 음식점, 공유오피스 등도 될 수 있습니다. 목포의 괜찮아 마을 같은 프로젝트도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로컬의 영역도 생각해보면 커뮤니티가 조성되어야 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번의 미팅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소규모의 미팅은 MICE의 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MICE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현재의 국제회의, 전시회 대행 서비스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MZ세대는 더 이상 대행 비즈니스에 직업으로서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정부시책 중심의 전시형 행사 개최는 성과를 측정한다는 것 자체가 무색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MICE 비즈니스를 하면서 행사를 개발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콘텐츠를 기획하는게 아니라 모객과 참가자의 유료참가를 이끌어 내는 것 입니다. 국내 PCO들은 콘텐츠 기획까지는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할 수 있습니다. 유료로 참가할 대상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전략적 접근 없이 짱짱한 연사가 즐비하게 나열되고, 획기적인 연출력을 뽐내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 점은 살리고, 부족한 점은 외부로부터 협업을 받거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 대형 국제행사의 유치에서 벗어나 로컬 비즈니스를 통한 소규모 자체 행사의 개발을 통해 유료 참가자를 모객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되어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우리가 잘하는 능력을 십분 발휘해 로컬에서 발생되고 있는 다양한 시도들을 행사로 엮어주어 관련 네트워크 생태계를 조성 또는 확장해주고, 생활형 인구를 지역으로 모이게 하고, 이러한 반복으로 로컬 생태계가 확장되어 더 다양한 비즈니스 성과를 도출하고, 행사도 전국화, 글로벌화로 성장되는 선순환 구조를 상상해봅니다. 
기존의 국제회의 기획, 운영도 하지만 주최 행사를 개발하고, 찐팬덤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로컬 생태계와의 협업이 첫 시도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의 로컬은 지방을 지칭하는게 아니라 서울이든 지방이든 특정 커뮤니티 기반의 작은 생태계가 존재하는 모든 곳을 지칭합니다. 꼭 이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의 아이디어가 많이 모여 새해에는 MICE산업의 외연이 확장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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