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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 참가자들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될까?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에 관한 학술분석

예로부터 네트워킹은 MICE 행사 참가를 결정 짓는 핵심 동원이다.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서로 정보와 감정으로 점철된 그 순간을 나누기 위해 지금도 행사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류와 소통의 가치가 증가한 까닭에 이에 대한 니즈와 요구사항도 다변화하고 있다. 그만큼 MICE 행사의 중요도와 역할은 더욱 막중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참가자 간의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까지 디자인하는 영역까지 MICE 기획자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행사장 내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은 온전히 참가자 개개인들의 영역에 맡겨왔었다. 하나의 주제 아래 모이기만 하면 네트워킹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제는 정보와 참가 목표에 기대어 오로지 자연 발생하는 네트워킹에 의존하기보다, 참가자 간의 관계에 대한 정교한 설계로 우연을 가장한 계획된 만남을 위해 기획자들이 개입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소통 방식과 문화 자체에 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트렌드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려면 네트워킹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Contents

  • 네트워킹과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해
  • MICE 기획자들이 고려해야 하는 네트워킹 속성

커뮤니케이션의 가치가 커질 수밖에 없는 시대

코로나19가 강제한 단절의 경험은 소통의 가치를 증폭시켰다. 경영 및 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일상 생활 속에서도 소통에 관한 다양한 이슈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MICE산업을 이루는 주된 수요군인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비대면 전환, 원격근무, 워케이션 등 새로운 조직문화를 내재화하면서 양질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찰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이후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잡코리아(Job Kore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200명 중 57.9%는 비대면 소통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었고, ‘재택근무로 인해 줄어든 소통 기회(44.1%)’와 ‘쌍방향이 아닌 일방적 소통(41.4%)’ 등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적, 질적 모든 면에서 교류와 소통의 장애를 겪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혼자 일하는 근무 환경이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대면 커뮤니케이션 문화와 방식도 구조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애로사항은 MICE 행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화를 매개로 정보와 감정을 나누며 성과와 개인의 성장 경험을 생성하는 것이 MICE 행사의 본질인 만큼, 비즈니스 분야를 강타하고 있는 교류와 소통에 관한 트렌드는 MICE 참가자들의 행동을 크게 바꾸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ICE 참가자 입장에서 바라보기… “네트워킹은 어렵다”

사실 네트워킹 행위는 상당한 에너지를 요구한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낯선 장소에서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누군가와 대화한다는 것은 분명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행위다. 비즈니스 네트워킹과 커뮤니티 전략의 전문가 재닌 가너(Janin Garner)는 “타인과의 네트워킹은 심리적으로 상당한 내적 부담을 수반한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트워킹을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네트워킹에는 네 가지 고통 포인트가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킹을 ‘무언가 당혹스럽고 과하게 복잡하면서, 과하게 사용하여 소진하고, 끝내버린’ 순간으로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며 각 고통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자세히 설명했다.

[참고자료] 네트워킹에 수반되는 4가지 심리적 고통
  • 당혹스러움: 네트워킹 초반에 흔히 경험하는 고통이다.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단계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이러한 중압감을 덜어내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나, 이는 양질의 소통을 지원하기보다는 ‘좋아요’ 버튼 뒤에 숨을 수 있는 여지를 주기도 한다.
  •  과하게 복잡함: 소통 채널의 선택옵션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고통에 한몫하고 있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할 수 있으니 의지만 있다면 네트워킹의 기회 자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얼마나 만나야 하는가’이다. 즉, 네트워킹에 대한 방법론적인 고민이 따르는 단계다.
  • 과하게 사용되어 소진되어 버림: 네트워킹은 특정 시간 또는 장소에 국한된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이루어지는 대화와 경험 속에서 최상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수백가지의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 과정에서 당초 목적을 잊기도 하고, 대화의 우선순위를 놓쳐버리기도 한다. 제한된 자원(시간) 안에서 성과(홍보 및 계약체결 등)를 극대화 하려다보니 길을 잃고 에너지만 허비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 네트워킹을 끝내버림: 네트워킹이 주는 압박과 부담감으로 인해 필요성을 재검토한다는 명분 아래 네트워킹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자료: 재닌 가너의 ‘인맥보다 강력한 네트워킹의 힘’ 중 발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성장에도 중요한 네트워킹과 소통”

“어려운 만큼 중요한 것이 네트워킹”이라고 강조한 재닌 가너는 “네트워킹은 단순히 업무의 연장선이 아닌, 개인의 내적 성장에도 중요한 양분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타인으로부터 받는 도움이나 지지에 내포된 긍정적 영향과 상호적 지원이 주는 힘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네트워킹에 심리적 부담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려움 극복에 대한 정적 강화와 타인과의 원활한 교류 경험이 쌓이면 목표 달성, 비즈니스 선도 등의 성과는 물론, 자신감 상승, 성장 기회 제공, 의사결정 능력 함양 등 개인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네트워킹도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기에 모든 네트워킹에서 무조건 개인의 성장 경험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성과창출과 개인 성장 두 가지 측면을 아우를 수 있는 네트워킹의 모델이 있다고 재닌 가너는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전형적 네트워킹 방식은 거래를 기반한다”면서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방향이 명확하고 연결의 깊이가 낮은 반면, 변화중심적 네트워킹은 양보다 질에 집중하며 비즈니스 구축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발전도 공동의 목표를 두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이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구성하나?

달라진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대응 전략을 알아보기에 앞서,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세부 구성요소와 기본 메커니즘에 관한 이해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이론은 2008년 타임앤소사이어티(Time & Society)지에 게재된 ‘사건 기반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관한 이해(Understanding Event-based Business Networks)’ 논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논문을 집필한 로리즈 헤다(Laurids
Hedda) 교수는 ‘참가자-자원-활동(ActorResource-Activity, ARA)’ 모델을 토대로 비즈니스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그의 설명에 따라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우선 네트워킹의 무대가 되는 배경탐색부터 시작된다. 배경은 곧 참가자들의 자원이자 활동을 결정 짓는 공통의 관심사로도 연결된다. 비즈니스를 근간에 두는 만큼 거시경제의 현황과 시장 상황, 기업내부의 경영상황 및 주요 이슈 등이 핵심축이 되며 거기에 자연적 환경과 기술 발전 수준이 더해지면서 비즈니스 행사의 시급성을 결정짓는다.
이러한 배경 위에 참가자(Actor)와 자원(Resource), 활동(Activity) 등이 서로 연결되고, 연결의 정도와 범위에 따라 작게는 기업 내부 조직, 관계를 형성하고 이러한 연결들이 일정한 패턴과 범위를 갖게 되면 네트워크로 확장된다는 설명이다. 속성들이 서로 연결성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건(events)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 사건들은 참가자의 향후 의사결정 기준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게 된다. 헤다 교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관계는 ARA 속성이 융합하여 만들어낸 사건 간의 연결성과 참가자의 인맥 등이 수평/수직적 구도를 형성하면서 학습과 적응 등의 단계를 거쳐 참가자 개개인의 성과와 성장, 자기인지 능력 함양 등의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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