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0, 3.0… 새로운 변화에 맞추어 번호를 매긴다. 초기 회의 전시가 MICE 1.0이었다면, 제도화가 시작되면서 2.0의 시대가 열렸고, 컨벤션센터의 확충 및 전시컨벤션에서 MICE로 총칭이 바뀌면서 3.0이 되었고, 이제 디지털 시대, 일자리가 중요한 현 시점에 MICE 4.0의 시대가 시작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여러 행사에 참가하여 많은 업계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요사이 드는 생각은 여전히 우리 산업은 파이가 작다는 점이다.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얘기는 20년 전에도 했던 얘기이다. “MICE” 용어가 도입되면서 인센티브 관광도 산업 범주에 들어와 외연의 확장을 도모하긴 했다. 업체수, 종사자수, 국제회의 개최건수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많은 성장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말 산업의 파이가 커졌다고 모두가 공감하고 있을까? 사실 M/I/C/E 영역에서 살펴보면 1.0 시대 이후 지난 20년 동안 발생된 변화는 센터의 공급으로 전국에 센터가 13개로 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국제회의기획업(PCO)으로 등록한 업체 수가 200배 정도 증가한 회의 분야의 성장이 눈에 띈다. 전시부분은 전시기획업체가 증가했다고 보기 보다는 유사주제 전시회가 전국적으로 난립하는 상황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파이를 나눠먹는 사람만 많아지고 파이는 커지지 않는 상황이다.
파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융복합시대라고 하는데, 유독 MICE 분야는 융복합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회의, 전시분야도 서로 다른 분야라고 하며 선을 긋는 경우가 많다. 주무부처가 구분되기는 하지만, 회의와 전시업계 전문가가 함께 새로운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고 믿는다. 가령, 수많은 ICT 기술의 적용으로 전시회 개최에서 얻게 되는 다양한 정보가 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컨베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시 주최사가 축척된 정보로 전시회 개최시 동시 개최되는 회의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빅데이터를 적용하면 새로운 회의 주제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회의도 마찬가지다. 국제회의에서 모아지는 다양한 연사 및 참가자 정보를 통해 신규 전시회 아이템을 갈망하고 있는 전시기획사들에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새로운 행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많은 정보가 노출되어 있지 않는 기업회의와 관련해서 전시회를 통해서 시사점을 찾을 수도 있고, 신규 기업회의 기회도 창출될 수 있다.
비단 우리 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언론, IT 등 다른 업종과의 융복합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CJ가 만들어내는 MAMA나 K-CON은 대기업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우리 산업의 파이가 달라질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가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에게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때마다 항상 새로운 아이템 발굴의 안테나를 키고 있어야 한다. MICE 4.0시대를 준비하면서는 파이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모두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번 호 중국 취재를 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했다. 우리보다 시장의 크기가 몇 십배, 몇 백배 큰 중국이다. 문제는 얼마 전까지 그래도 우리가 앞서고 있다 생각했지만 그들의 민첩성과 정교한 전략을 보면서 벌써 우리가 배워야하는 위치가 된 듯한 느낌이다. 대한민국 MICE 4.0으로 산업의 파이가 커지는 변화가 시도되지 않고는 앞으로 국내 MICE 산업이 지속성장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파이를 키워서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파이를 나눌 수 있는 전략 수립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