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 개최지의 새로운 경쟁력 – 사회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경영 전략

요즘 주변에는 ‘우영우 신드롬’의 여운이 남아있는 듯하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사회가 갖고 있는 장애에 대한 편견들을 되짚어 주며, 그들 또한 엄연한 사회 구성의 일부라는 인식을 강력히 심어주었다. 구성원의 다양성 인정과 포용에 대한 인식 확대와 관심이 증대되는 가운데 MICE산업은 이같은 시류에 영합하고 있는지 관심 가져 볼 필요가 있다. 해외의 경우, 데스티네이션 인터내셔널(Destinations International, 이하 DI)을 중심으로 관광업계에서 사회적 형평성, 다양성 및 포용성에 대한 실천 서약을 통해 뜻을 공표한 바 있다. 이러한 글로벌 관광업계의 활동은 사회적 취약·소외계층을 문제적 집단이 아닌, 우리네 삶의 한 일원으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개성으로 존중하기 위해 실질적인 제도 도입, 물리적 환경구축, 정책 수립 등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선례들로 지속가능한 관광·MICE산업 구축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1. 미국 최초 자폐증 인증 관광전담기구, 비짓메사(Visit Mesa)

IBCCES의 공식적인 ‘자폐증 인증 훈련과정’ 최초 이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폐 스펙트럼장애(ASD)는 매해 600%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자폐증과 관련된 서비스 지원을 위해 연간 2,620억 달러 이상이 예산으로 투입되고 있다. 사회적 다양성에 관한 국가 정책에 발맞추어 비짓메사(Visit Mesa)는 매년 3,200만 명에 달하는 자폐증 여행객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자폐증 및 인지장애 분야의 국제적 표준에 준하는 인증과정을 관광업계에 도입하여 이들을 환대하는 지역사회 문화로 조성에 앞장서기로 한 것. 마침내 2019년 비짓메사는 국제 자격 증명 및 지속 교육 표준 위원회(International Board of Credentialing and Continuing Education Standards, 이하 IBCCES12))가 수여하는 미국 최초의 자폐증 인증 관광전담기구가 되었다. 이로써 지역사회 관광산업에서 사회적 다양성 존중에 대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IBCCES가 시행하는 교육의 분야는 보건 의료, 교육, 기업, 공공 안전, 원격 진료, 여행 및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매우 다채롭고 체계적이다. 분야별 과정을 이수하면 전문가 증명서 혹은 전문 인증서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비짓메사는 지역 내 호텔, 박물관, 테마파크 등 60개 기업체의 종사자들이 공인 자폐증 여행전문가 과정(CATP, Certified Autism Travel Professional)을 이수하도록 장려하고,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방문객들에 관한 이해를 높여 그들에게 맞는 관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실제 관광 현장에서 이러한 고객들을 쉽게 인지하고 돌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인증 교육에 참여한 관광 업종 관계자들은 자폐 스펙트럼장애가 유발할 수 있는 상황 시나리오를 경험할 수 있으며, 상호작용 관리법에 대한 추가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자폐증 고객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자폐증 인증 관광시설과 고객을 이어주는 비짓 메사의 세심한 노력

▲ 감각 가이드(자료: 비짓 메사) 


비짓메사는 자폐 스펙트럼 여행자 가족이 인증 시설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여정 계획 단계에서는 고객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이벤트를 소개한다. 고객이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전용 여권을 제공하고 자폐증 인증 관광시설 5곳을 방문하면 경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비짓메사 홈페이지에서는 인증된 숙박시설과 식당 정보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예약을 위한 조회도 가능하다. 아울러, 여행 중에는 인증 관광지에서 체험할 수 있는 활동 및 시설에 대한 감각 가이드 정보도 제공하여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활동 시 IBCCES를 통해 인증된 자극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와 이용자 유의사항도 우선 숙지할 수 있어 사고도 최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해당 관광 서비스(혹은 시설이) 어떤 감각(촉각, 미각, 청각, 후각, 시각)에 특화되어 있는지를 표기하여 방문객들이 각자의 특성과 상태에 적합한 체험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여행 전반에 도움이 되는 모든 정보는 자폐증 여행 가이드북에서 참고할 수 있다. IBCCES가 공식 인증한 관광시설의 위치가 표기된 지도, 관광지 및 체험활동에 대한 안내사항, 감각 가이드를 확인하는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비짓메사는 공식적인 인증에 더해 자폐증 여행자들에 대한 보다 주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 지원을 위해 ‘숨겨진 장애 해바라기 프로그램’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자폐증을 비롯한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해바라기 무늬의 녹색 뱃지를 제공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언제든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비짓메사가 도입한 제도들은 지역사회가 구성원의 다양성에 대한 높은 인식을 바탕으로 포용적인 자세를 갖게 하며 바람직한 공존의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 자폐증 인증 장소 방문 이벤트(자료: 비짓 메사)

2. 지역사회 다양한 계층을 위한 실질적 지원정책 펼친 시애틀

시애틀컨벤션센터의 사회 소수층을 위한 체계적 지원사업

최근 시애틀컨벤션센터(Seattle Convention Center)는 관광산업을 통한 사회적 파급효과 강화에 팔을 걷고 나섰다. 시애틀컨벤션센터는 도시 중심부에 위치하여 호텔, 관광명소를 비롯한 지역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관광산업을 견인하는 대표 시설로서 사회적 다양성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고 형평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구성원이 포용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집단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지역 커뮤니티를 대표하고 인력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시애틀컨벤션센터는 존중과 공존이 반영된 인사제도를 통해서 채용, 교육, 승진 등 조직의 모든 관행의 수준이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시애틀컨벤션센터는 최근 증축 사업을 계획하면서 사회적 소수자 친화적 기업(Women and Minority Business Enterprise, 이하 WMBE)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관련 예산 8,000만 달러를 책정하였다. 훈련 프로그램에서는 시애틀 건축사와 건설 무역 위원회와 협력하여 건설 관리 및 비즈니스 기술 교육을 진행한다. WMBE 사업은 증축사업과 연계되어 있으므로, 증축 공사에 투입되는 건설 노동력 중 36%는 소수 민족, 11%는 여성으로 구성했다. WMBE는 흑인, 아시아계 미국인,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 및 백인 여성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고용되어 있는 기업을 의미하는데, 시애틀컨벤션센터의 인력 중 51% 이상을 이러한 사회적 소수자로 구성하기로 했다. WMBE 기업에 합류하게 되면 전국 여성건설협회, 히스패닉 상공회의소, 한인상공회의소, 각종 기업가 커뮤니티 등 유관 전문단체와 교류하는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소수 민족 미디어에 광고·홍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WMBE 활동을 위하여 정부 기관과의 협력관계 구축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시애틀컨벤션센터의 사회적 책임과 다양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은 의무가 아닌 지역사회에 대한 센터의 자발적 약속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또한, 시애틀컨벤션센터는 소외계층에게 사회적 기회를 확장해주는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경제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생들에게 직업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인력의 다양성을 확장하는데 기여한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여름 인턴십 프로그램도 제공되는데 컨벤션센터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인력개발 차원에서 고객 응대에 필수적인 소통 기술과 대인 관계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센터는 특히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소수 민족 학생들에게 교육 장학금을 수여하여 이들의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컨벤션센터와 더불어 관광전담기구도 사회적 다양성에 뜻을 더했다. 관광·MICE 전담기구인 비짓시애틀(Visit Seattle)은 시애틀은행과 협력하여 소수층 기업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1차 보조금은 여성, 유색인종 및 LGBTQ+ 2커뮤니티 구성원이 소유한 차이나타운 국제 지구 및 중앙 업무 지구 소재 식음 시설, 소상공인 기업을 대상으로 총 20개 기업에 지급되었다. 비짓시애틀은 보조금 사업을 통해 기업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다양한 문화를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표적 지원 사례는 카페 ‘부나 커피(Boona Coffee)’를 들 수 있다. 이 카페는 고객들이 아프리카 커피의 진정한 기원과 역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커피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지역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교육 및 참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차이나타운 국제지구에 위치한 캄보디아 레스토랑 ‘오홈펜치노델하우스(Ohom Pench Noddel House)’도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다양한 여행자와 이웃들이 캄보디아의 문화와 특색이 담긴 요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3. 엑셀 런던, 전시산업에서 여성의 영향력을 강화하다

엑셀 런던(ExCeL London)은 2021년 전시산업 여성인력 커뮤니티(Women in Exhibitions, 이하 WIE)에 합류했다. WIE에 가입한 최초의 베뉴 회원이라는 점에서 엑셀 런던의 참여는 의미가 깊다. WIE는 세계 전시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들의 정당한 권한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고, 여성 리더 육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멘토링, 네트워킹 이벤트, 강연 및 경력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 신체적 조건으로 인하여 사회적 참여의 기회가 제한된 여성인력을 위해 사회적 포용과 화합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엑셀 런던은 이러한 비전을 함께 실행하고자 뜻을 더했으며 WIE와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영국 전시·컨벤션 분야의 여성 종사자들을 위한 영향력 강화와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WIE 가입을 계기로 엑셀 런던은 전시센터에서 근무하는 여성인력의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엑셀 런던과 WIE가 협동하여 진행하는 여성인력 강화 프로그램은 사교 이벤트, 멘토링, 전문분야 교육과정, 직무활동 지원 등이 포함된다. 산업 종사자들의 직무 경험 공유를 위한 네트워킹 기회와 사회 교류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업계 고위 인사와 인력을 연결해주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어 여성인력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인력 양성의 핵심인 교육과정(WIE Academy)은 현재와 미래의 업계 여성리더를 대상으로 한 폭넓은 학식을 비롯하여 의사결정방법, 리더십, 영향력, 관계 구축 등 역량 개발을 위한 주제를 다루며, 총 3단계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된다. 전시산업 세부 분야별 기초지식을 다질 수 있는 짧은 세션, 부가적인 필수 역량 개발 프로그램 특정 관심 분야에 대해 심도깊은 전문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심층 분석 세션이 포함된다. 교육 프로그램은 개인의 수준과 관심 분야에 따라 강의 과정 및 과목을 선택하는 자율성이 주어지는 체계로 학습자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인력개발 차원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엑셀 런던은 WIE의 커뮤니티 합류 후 업계의 여성의 영향력을 인증하기 위한 자체적인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오고 있다. 정기적인 교육 및 소통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견문을 넓히기 위한 전시행사 참관 활동, 폐경기 및 성공에 대한 열망 등을 다루는 개인의 삶과 일과의 관계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특별 프로그램 등 WIE UK만의 차별화된 노력도 돋보인다.|
엑셀 런던의 관계자는 “WIE의 프로젝트 도입은 미래세대, 특히 차세대 여성 리더가 합류하도록 유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전시산업 종사원의 포용성과 다양성 인정을 실현하기 위해 WIE와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구체적인 프로그램 설계와 실행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많은 여성인력들이 직급 상승에 있어서 유리 천장을 경험하고는 하는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우리의 역할을 다할 것이며, 이러한 우리의 작은 시도는 전시주최업계는 물론, 공급업체, 행사장 운영인력에 이르는 전시산업 모든 분야의 여성인력이 공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시에 위치하는 지역관광전담기구 ↩︎
  2. 전 세계적으로 자폐증을 비롯한 인지 장애에 대한 교육 및 인증을 위한 글로벌 표준을 제공하고 훈련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기관성소수자 중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합하여 부르는 단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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