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편집장 칼럼

[편집장 칼럼] UIA 세계 5위, 앞으로는?

언젠가부터 국내 MICE 산업의 미래 비전은 UIA 순위로 제시되고 있다. 2012년도 개최 실적이 5위로 작년보다도 한 단계 더 올라섰다는 점은 정말 놀랍고 우리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결과이지만, 그렇다면 향후 5년 뒤 MICE 산업의 비전은 UIA 3위? 혹은 1위일까? 작년 이맘 때 한국이 UIA기준 국제회의 개최순위 세계 6위를 차지하였을때, 우리보다 앞서 있는 나라들 가운데 치고 올라갈 만한 나라가 없다며 우리 스스로 자화자찬과 함께 향후 몇 년은 6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얘기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2012년도 결과가 5위로 발표되면서 놀라움과 함께 그럼 내년에는 4위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동시에 밀려오고, 과연 4위를 한다고 해서 현재 국내의 MICE 산업의 사회적 위상, 전문 직종으로서의 인정, 산업의 전문화 등도 세계 5위, 4위가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통계는 산업의 규모를 파악하는데 있어 반드시 존재해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의 발전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하지만 UIA 조사는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도 아니고, 통계조사방법도조사에 응답한 사람의 적극성 여부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UIA 조사는 그 조사로써의 의미 정도만으로 다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기서 나온 순위 결과가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 전체 MICE 산업의 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빅 데이터가 논의되고 있는 이 시점에 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는 다양한 통계자료를 수집 및 분석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어 보이고, 하나의 민간 기관에서발표하는 자료에 의지한다는 점이 안타깝다.

우리가 2013년 현재 시점에 논의해야 하고, 미래 MICE 산업의 방향을 그려나가기 위해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UIA 몇 위를 할 것이냐 보다는 어떻게 MICE 산업을 진정한 ‘산업’으로 육성시키고, 이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인력들의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비전을 제시할 것이며, 향후 우수한 인재를 이 분야에 유입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 하냐는 것이다. 얼마 전 청년취업 관련 MICE 교육에 강의를 하러 갔었다. 서울의 유명 대학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참가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학생들과의 수업을 질의응답으로 진행하였는데 학생들 대부분이 MICE 산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이 일이 재미있을거 같다고 얘기하면서도 근데 영어도 잘하고, 일도 잘하는 우수한 스펙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제공해주는 업무 환경적 조건은 너무 열악한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에도 우리는 UIA 5위를 하는 MICE 강국이라고 얘기하면서 동시에 어떤 분은 “그런데 우리 업은 3D 직종이다.”라고 얘기하셨다고 하니, 아직 취업세계에 들어와 보지 않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어려운 모습이었다.

UIA 순위에 얽매여 더 잘해야 한다고 통계를 쥐어짜는 나라는 아시아 몇 개국(우리나라와 싱가포르 정도?) 밖에 없을 것이다. 영국, 프랑스, 호주,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UIA 순위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이 순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직적인 부가가치가높은 행사 유치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행사를 발굴하는 것에 더 노력하는 모습이다.

통계는 통계일 뿐 오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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