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행사, 데이터로 실효성을 증명한다
이벤트 기획자들에게 수익성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설상가상으로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비대면 구도로의 전환 양상은 수익에 관한 고충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대면 행사는 오랜 역사와 경험을 토대로 뚜렷한 수익 모델을 형성해 왔지만, 가상행사는 형편이 다르다. 오프라인 행사의 수익과 지출은 참가자의 행사장 방문에 기반을 둔다. 참가자들이 행사장에서 누릴 수 있는 각종 서비스와 재화에 수반되는 비용, 참가업체 및 참가자 등록비가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 항목이다. 그러나 이벤트 산업 전반의 흐름이 가상으로 옮겨가면서 이제는 그동안 고수해왔던 대면 행사 체제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버추얼 이벤트가 ‘뉴 노멀’로 떠오르게 된 것을 기회와 혜택으로 보는 것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질병 방역이나 4차 산업 시대의 도래, 공간적 한계를 넘어선 세계 간 연결 등 가상행사의 중요성과 온·오프라인 이벤트의 융합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가 널리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측정 가능한 지표를 통한 정량적 가치 증빙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나 버추얼 이벤트만의 새로운 수익구조를 고민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미팅 테크놀로지를 도입하면서 발생하는 새로운 지출로 인해 이벤트 기획자들의 비용부담이 크다. 투자로서의 잠재적 가치 측정도 확신하기 어려운 과정에 있다. 그렇기에 기획자들 사이에서 가상행사의 수익 창출과 ROI 측정에 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개척 단계에 있는 버추얼 이벤트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버추얼 이벤트의 ROI 관련 이슈를 살펴보고,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방법들을 현업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분석하였다.
CONTENTS
01 버추얼 이벤트 개최 현황 분석 : SKIFT의 2020년 업계 현황 리포트
02 버추얼 이벤트의 개최 효과 및 KPI 분석
03 가상행사 ROI 측정 항목과 계산법 : 버추얼 솔루션 업체 해필리(Happily)와 ita group 사례 분석
04 가상행사의 ROI 향상을 위한 전략
패러다임 전환기 맞이…팍스 테크니카 시대 온다
관광산업 분야 전문 매체 SKIFT가 내놓은 시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벤트 업계는 버추얼 이벤트 시장의 대규모 확장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기획사별 주요 행사의 개최 여부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68%가 행사를 취소나 연기했다고 답했고, 32%는 디지털 가상행사로 대체했다고 응답했다. 이를 두고 SKIFT는 “행사의 취소와 연기 세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디지털 이벤트를 경험해보지 못한 행사들이 많다는 것은 잠재 수요가 많이 숨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조만간 온·오프라인 행사 시장에 대대적 패러다임 전환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에 대비하려면 버추얼 이벤트 관련한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가상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59.7%, 아직까지 경험이 전무하다는 응답은 40.3%로 나타났다.
버추얼 이벤트로 사업 전환?…수익 안정화는 시기상조
가상행사 비즈니스가 아직 실험 단계에 있는 까닭에, 실제적인 수익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버추얼 이벤트 경험자 중 39%가 개최는 했지만 수익성은 없었던 것으로 답하였으며, 수익적 성과가 있었다고 답한 비율은 19.5%, 대면 행사보다 좋은 성과를 거둔 경우는 6.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다수의 이벤트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서 버추얼 이벤트만으로 전체 사업 매출을 커버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응답자 중 71% 가량이 버추얼 이벤트로만은 목표 연매출 25%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버추얼 이벤트만으로 목표 연매출 70~100%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게다가 미팅테크놀로지를 도입함에 있어서 직접적인 지출비용 문제와 기술에 대한 장기 투자의 불확실성이 대표적 고민거리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벤트 업계 관계자들은 참가자를 위한 참여 방안(Engagement)을 가장 큰(49.5%) 고민으로 꼽았으며, 기술 비용과 장기적 투자 여부에 대한 사안(45%)도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SKIFT는 버추얼 이벤트 플랫폼을 통한 수익 창출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벤트 기획자들이 가상행사 개최에 들어가는 비용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면서, 버추얼 이벤트의 수익창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요구되는 때라고 강조하였다.
가상행사의 ROI 측정은 개최 효과와 목표 설정이 필수
ROI(Return on Investment)는 수행성과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측정 지표로, 투자 대비 회수효과를 의미한다. 신규 예산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객관적 지표를 통한 성과측정과 미래예측은 필수다. 버추얼 이벤트의 ROI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상행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개최 효과 및 구성 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수립해야 한다. 현실적이고 명확한 KPI는 ROI 측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 버추얼 솔루션 기업들은 가상행사 개최를 앞둔 이벤트 기획자들에게 SMART 법칙1)에 따라 KPI를 세우고, 가상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십분 활용하여 ROI를 측정하라고 조언한다.
1) 경영분야에서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목표 설정 법칙. 구체적(Specific), 측정가능(Measurable), 성취가능(Achievable), 현실적(Realistic), 적시(Timely)의 경영 목표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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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상행사의 개최 효과 : 예산 및 자원 절약, 데이터 확보 가능성이 최대 장점
미팅 테크놀로지가 등장하면서 버추얼 이벤트에 관한 다채로운 장점과 효과가 소개되었지만, 아직 성과가 피부에 와 닿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업계는 보장될 수 있는 성과가 필요하다. 새로운 행사 체계를 도입하는 것에 따르는 예상치 못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버추얼 이벤트 솔루션 기업 아벤트리(Aventri)는 이벤트의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시간을 비롯한 각종 투입자원도 오프라인 행사에 비해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버추얼 이벤트의 기대효과> ① 비용 절감효과 |
2) 가상행사의 구성 요소 및 데이터 분석 : 실물 서비스 사라지고 기술적 지원 등장
온라인 이벤트를 구성하는 요소는 오프라인 이벤트와 크고 작은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인 특징은 식음료와 출력물과 같은 실물 서비스와 기술 적용의 여부다. 또한, 버추얼 이벤트의 경우 구성 요소마다 행사 관련 참가자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는 점도 고유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시벤트(CVENT)는 ‘버추얼 이벤트 운영 가이드 2020’을 공개하며 현재 가상행사에 주로 포함되어 있는 주요 요소와 확보 가능한 데이터를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3) 버추얼 이벤트 개최 업무에 관한 KPI 수립
행사 개최 사업의 목표를 세우고 나면 명료한 KPI 수립단계가 이어진다. KPI는 사업목표와 가상행사의 구성요소를 토대로 하며, 업무의 세부 단위별로 수립하여 업무별 성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KPI는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필수적이다.
버추얼 이벤트 업무의 범위 자체가 아직 미비한 까닭에, KPI 수립에도 혼란이 따르는 실정이다. 또한 이벤트 성과지표는 행사별로 특징과 성격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정답이라 할 수 있는 특정한 프레임은 없다. 하지만 지름길은 있다. 글로벌 미팅 테크놀로지 솔루션 기업들은 보편적인 버추얼 이벤트 개최업무를 분석하여, 행사 기획자들이 참고할만한 기본 프레임을 제시하고, 이를 참고하여 각 행사의 특성과 성격을 반영하여 KPI를 수립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 마케티 이벤트의 KPI 관리 및 측정 매트릭스
마케티 이벤트(Markety Event)는 버추얼 이벤트 KPI 관리를 위한 기본 프레임을 아래와 같이 제공하고 있다. ▲행사 브랜딩 강화, ▲매출 증대, ▲참가자 만족도 증진, ▲파트너십을 통한 매출 증대, ▲고용 확대, ▲참가자의 행사 참여 촉진, ▲효과적인 예산집행 관리 등 7대 추진목표 아래에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세부적 정량지표가 포함된 내용이다. 또한, 각 KPI의 정량지표에 따른 ROI 환산 지표와 이를 가상행사 환경에서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제안한다.
버추얼 이벤트 KPI에 기반한 ROI 측정 가능 요소 분석
마케티 이벤트의 프레임이 KPI 수립과 ROI 측정의 관련성을 나타내는 기본적 매트릭스라면, 세부적인 ROI 측정 항목은 PCMA의 DEI(Digital Experience Institute) 프로그램을 참고할 수 있다. PCMA는 버추얼 이벤트의 사후평가를 위한 항목을 ▲예산집행, ▲운영 성과 ▲참가자 참여도, ▲참가자 만족도, ▲개최 효과 등 5개로 구분하여 항목별 측정지표를 아래와 같이 세분화하였다.
기술 솔루션 기업이 선보인 버추얼 이벤트의 ROI 계산법
ROI 계산법을 살펴볼 차례다. 그동안 이벤트 ROI를 측정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공식을 적용하였다.
이 공식은 행사의 순이익을 검토하기에 최적화된 공식이다. 이벤트 스폰서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는 투자 가치를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 실적 증빙이 필수다. 수익성이야말로 스폰서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실적 지표이므로, 위 ROI 측정 공식은 업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행사 개최를 통한 다방면으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산출되지 않아 예산투입대비 전체 개최성과를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 간에 특징적 차이가 있는 만큼, 기존 ROI 공식만을 단독으로 단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 같은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두 가지 계산법을 검토해볼 수 있다. 이벤트 컨설팅 기업 ita 그룹과 버추얼 이벤트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기업 해필리(Happily)의 사례를 통해 다각적인 개최성과를 실적지표에 반영할 수 있는 측정방식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사례 ➊] ita 그룹의 ROI 계산법 : 기본에 충실한 세션 단위 수익성 측정
ita 그룹은 세션 구매 단위를 기준으로 행사의 ROI를 측정한다. 참가자 수, 예상 인당 세션 신청 건수, 버추얼 이벤트 개최에 투입된 지출을 기준값으로 설정한 후, 참가자들의 실제 참여율에 따른 투자대비 수익 비중을 측정하는 것이다. 직관적인 계산법이며 매출과 수익성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기존 오프라인 이벤트의 ROI를 측정했던 기본공식의 내용과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실제 참여율에 따른 세션별 ROI 측정은 물론이고, 프로그램 등록 패키지에 따른 수익성을 측정하는데 용이하다. 또한, 등록 프로그램 패키지(티켓)의 적정 금액을 책정할 때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ita 그룹은 많은 이벤트 기획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ROI 계산기를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례 ➋] 해필리(Happily)의 ROI 계산법 : 참가자 만족도 등 다양한 평가지표 추가
해필리의 계산법은 참가자 가치(Customer value)와, 행사 개최를 통한 직접매출(Direct Event Sales), 행사 개최에 따른 지출(Expenses), 매출에서 지출을 뺀 수익(Profit)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참가자들이 매긴 행사의 가치가 ROI 측정에 포함되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다. 이 항목에는 참가자 수와, 행사 러닝타임(분 단위), 참가자의 실제 몰입시간(분 단위), 참가자들이 세션 참여에 투자한 총 시간(분 단위), 참가자들의 세션 집중도(Completion), 참가자 만족도 평균점수(Net Promoter Score), 만족 정도에 따른 장기고객으로의 전환율(Conversion to Long Term Customer), 행사에 대한 고객생애가치(Lifetime Value of Product)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되어 행사의 가치를 종합적인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필리 역시 버추얼 이벤트의 ROI를 계산하는 공식을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거듭 강조되는 데이터의 힘…가상행사 ROI는 정보관리에 달렸다
데이터의 중요성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많은 이벤트 기획자들이 버추얼 이벤트의 최대 장점으로 방대한 행사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앞서 분석된 해필리의 ROI 측정 항목 중 참가자 가치 부문의 경우, 가상행사 플랫폼을 통해 참가자 행동·반응 데이터를 다양한 각도로 수집한다면 행사의 가치를 더 폭넓은 범위에서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행사의 질적 향상을 통한 근본적인 수익성 향상도 중요하지만, 행사의 개최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도 중요한 부문이다. 이에 MCI는 버추얼 이벤트의 ROI 극대화를 위해 행사 데이터 관리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버추얼 이벤트의 경우 그야말로 모든 것이 데이터로 이루어졌다고 보아도 무방하므로, 데이터 관리가 곧 행사의 성공과 직결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MCI는 버추얼 이벤트의 ROI 향상을 위해 3단계 방침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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